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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보드]허훈 "5명이 싸웠던 '리바운드' 부산중앙고, 못 잊죠"

등록 2023.03.22 21: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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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바운드', 6명으로 고교농구 전국 준우승 실화

상대였던 강양현 감독·허훈, 3x3 국가대표 뭉쳐

[서울=뉴시스]강양현(왼쪽) 감독과 허훈

[서울=뉴시스]강양현(왼쪽) 감독과 허훈

[서울=뉴시스] 박지혁 기자 = 2012년 5월 제37회 대한농구협회장기 전국 중고농구대회는 부산중앙고의 만화 같은 '언더독'(스포츠에서 승리 확률이 적은 팀이나 선수)의 반란으로 회자된다.

부산중앙고는 농구부 존폐를 걱정할 만큼 선수가 부족했다. 서울 일부 학교들의 무분별한 지방 선수 스카우트로 수급이 어려웠다.

일반인이나 다름없는 길거리 농구 출신 학생들까지 영입해 겨우 6명으로 선수단을 꾸려 전국대회에 출전했다. 예선에서 1명이 부상을 입어 사실상 5명으로 대회를 치렀지만 모두의 예상을 깨고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들의 준우승은 학원 스포츠의 손에 꼽는 감동 스토리로 남았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리바운드'가 다음달 5일 개봉한다. 장항준 감독이 연출했다.

부산중앙고를 이끌었던 강양현 조선대 감독은 "농구부가 어려운 환경이었지만 선수들, 부모님들, 동문들 모두 고생해서 이룬 값진 성과였다. 모두에게 좋은 추억인데 이렇게 영화로 만들어져 큰 영광"이라고 했다.

부산중앙고는 결승전에서 용산고에 63-89로 패했지만 웃으면서 시상대에 오를 수 있었다.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상을 받는 등 KBL의 대표 스타로 성장한 허훈(현 국군체육부대)이 당시 용산고 2학년이었다. 결승전에서 35점을 올리며 대회 MVP를 수상했다.

허훈은 "11년 전이지만 정확히 기억한다. 우리는 전력이 매우 강했다. 부산중앙고와 결승전에서 만날 것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그런데 몇 경기를 이기더니 우승후보도 하나하나 꺾으며 우리와 상대하게 됐다"고 기억했다.

이어 "KT에서 함께 있던 (정)진욱이가 그때 부산중앙고 1학년이었는데 예선에서 다쳤다. 다른 몇몇 선수들도 구력이 짧았던 것으로 안다. 선수가 부족한데 부상자까지 있는 상대였다"며 "선수층과 전력에서 우리의 우승이 유력했지만 만약 다친 선수가 없었다면 더 재미있는 경기가 됐을 것 같다"고 했다.

[서울=뉴시스]19일 SK-삼성 'S더비'에 영화 리바운드 출연진 방문 (사진 = 서울 삼성 제공)

[서울=뉴시스]19일 SK-삼성 'S더비'에 영화 리바운드 출연진 방문 (사진 = 서울 삼성 제공)

강 감독과 함께 영화의 실질적인 주인공으로 불릴 만한 인물이 천기범이다. 이 대회에서 득점, 어시스트, 수비, 우수선수상을 휩쓸며 부산중앙고의 돌풍을 이끌었다. 연세대 진학 후, 서울 삼성에서 활약했지만 지난해 음주운전 사건으로 국내 무대를 떠났다. 현재 일본에서 뛰고 있다.

허훈은 영화에서 '끝판왕' 느낌을 주는 인물로 묘사됐다고 한다.

허훈은 "주인공은 아니지만 실화로 만든 영화에 내 이름이 나가는 게 매우 신기하다. 어떤 모습으로 나올지 궁금하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에 이어 농구와 관련된 게 개봉하는데 꼭 보러 가겠다"며 웃었다.

공교롭게 현재 허훈은 3x3 국가대표로 태극마크를 달고, 진천선수촌에서 강 감독의 지도를 받고 있다. 강 감독은 3x3 국가대표 감독을 겸임한다.

강 감독은 "어렸을 때, 얄밉게 잘하던 훈이가 KBL을 대표하는 선수로 성장해서 뿌듯하다"며 "2012년에는 허훈을 넘지 못해 패했지만 나나 훈이에게도 좋은 추억으로 남은 것 같고, 함께 영화를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허훈은 "16세 이하 국가대표팀에서 처음으로 강 감독님과 함께 했다. 그때는 나도 어린 애였고, 감독님도 어린 막내였는데 세월이 정말 빠른 것 같다. 여전히 좋은 선생님"이라며 "영화를 보면 다시 그때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

한편, 강 감독이 이끄는 3x3 국가대표팀은 2023 국제농구연맹(FIBA) 3x3 아시안컵 출전을 위해 오는 27일 출국할 예정이다.

허훈을 비롯해 김낙현, 송교창, 박정현 4명 모두 상무 선수들로 구성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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