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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0조 희귀질환 시장 잡아라"…K바이오, 신약개발 분주

등록 2023.05.31 07: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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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에피스, 희귀질환 시밀러 허가

녹십자·한미·종근당·대웅 등 개발중

[서울=뉴시스] 삼성바이오에피스 연구 (사진=삼성바이오에피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삼성바이오에피스 연구 (사진=삼성바이오에피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송연주 기자 =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시장성 높은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희귀의약품은 환자 수가 매우 적은 질환의 진단·예방·치료를 위한 의약품으로, 국가마다 유병률에 대한 기준이 다르다.

31일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따르면 이 회사는 최근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로부터 희귀질환 치료제 '솔리리스'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에피스클리'의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솔리리스는 미국 알렉시온이 개발한 발작성 야간 혈색소뇨증(PNH) 등 희귀질환 치료제다. 연간 치료비가 수억원에 달하는 초(超)고가 바이오의약품으로, 작년 글로벌 매출이 5조원에 달한다. 바이오시밀러의 등장은 좀 더 경제적인 치료옵션이 추가된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

만성질환 의약품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자 제약업계는 수년 전부터 희귀질환에 눈을 돌렸다. 치료제 개발이 어려운 만큼 시장을 선점한 제품이 없거나 적고, 치료비도 비싸 시장성이 높다고 판단한 것이다.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분석 결과 희귀의약품 시장은 2020년 1380억 달러(약 180조원)에서 2026년 약 두 배 성장한 2680억 달러(약 340조원)로 전망된다.

또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ODD)되면 신속심사, 임상 보조금 지원, 임상 2상 이후 조건부 판매 등의 혜택도 받을 수 있다.

GC녹십자는 올해 1월 FDA에서 희귀의약품 벤처 노벨파마와 공동 개발 중인 산필리포증후군 A형 치료제를 희귀소아질환의약품(RPDD)으로 지정받았다. 산필리포증후군(A형)은 유전자 결함으로 중추신경계에 헤파란 황산염이 축적돼 중추신경계의 점진적인 손상을 유발하는 열성 유전 질환이다. 아직 허가 받은 치료제가 없어 대다수 환자가 증상 악화로 15세 전후에 사망한다.

올해 2월에는 미국 카탈리스트 바이오사이언스로부터 희귀 혈액응고 질환 신약으로 개발 중인 임상 3상 단계의 ‘MarzAA’ 등 3개 포트폴리오를 인수했다. GC녹십자는 창립 초기부터 희귀 혈액응고장애 질환 중 하나인 혈우병 치료제 개발에 주력해왔다. 자체 개발 의약품으로 혈장 유래 방식의 ‘그린모노’와 유전자 재조합 치료제 ‘그린진에프’ 등이 있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헌터증후군 치료제(헌터라제)를 개발해 판매 중이며 작년 700억원 상당 매출을 기록했다.

한미약품은 선천성 고인슐린혈증, 단장증후군 등 희귀질환 치료 신약의 임상 2상 중이다. 선천성 고인슐린혈증 치료 신약으로 개발 중인 ‘랩스 글루카곤 아날로그’는 주1회 투여 제형으로 만들어지는 글루카곤 유도체다. 선천성 고인슐린혈증은 2만5000~5만명당 1명 꼴로 발병하는 희귀질환이다.

‘랩스 GLP-2 아나로그’는 단장증후군 치료 신약으로 개발되고 있다. 단장증후군은 선천성 또는 생후 외과적 절제술로 전체 소장의 60% 이상이 소실돼 흡수 장애로 인한 급격한 영양실조를 일으키는 희귀질환이다. 10만명당 5명 이하로 발생한다.

종근당은 샤르코-마리-투스 신약 ‘CKD-510’ 글로벌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히스톤탈아세틸화효소6(HDAC6)를 저해하는 비하이드록삼산(Non-hydroxamic acid) 플랫폼 기술이 적용된 후보물질이다.

이 질환은 유전성 말초신경병증으로, 유전자 이상으로 발생하는 희귀질환이다. 2020년 3월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샤르코-마리-투스 치료제로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은 바 있다.

대웅제약은 특발성 폐섬유증 후보물질 ‘베르시포로신’ 임상 2상 중이다. 지난 1월 대웅제약이 퍼스트 인 클래스(혁신신약)로 개발 중인 신약 중 처음으로 기술 수출했던 물질이다. 콜라겐 생성에 영향을 주는 PRS 단백질의 작용을 감소시켜 항섬유화 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폐섬유증은 과도하게 생성된 섬유 조직으로 폐가 서서히 굳어지면서 기능을 상실하는 폐질환이다.

미국에서 뇌전증 신약을 판매 중인 SK바이오팜은 희귀 소아 뇌전증 치료제인 카리스바메이트의 임상 3상도 진행 중이다. 이외에 많은 제약바이오 기업이 희귀질환 신약 개발에 나섰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희귀질환자가 증가하고 개발 과정에서 다양한 혜택을 제공받아, 개발 매력도가 높다”며 “다만 임상시험·마케팅을 위한 제한적인 환자 풀(Pool)은 도전 과제다. 희귀의약품 시장 성장의 저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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