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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현대차노조, "40년 근속자에 400만원 금메달 달라"

등록 2023.06.01 14:42:01수정 2023.06.01 15: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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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근속자 우대 조항에 '근속 40년' 구간 신설

순금 13돈 공로 메달과 700만원 휴가비도 요구

노조 측 "오랫동안 헌신했으니 정당한 대우"

일부 "노조가 정년연장 당연시 하는 혜택" 지적도

노사 임단협 13일부터 본격 개시

[울산=뉴시스]현대자동차 노조가 올해 임금협상 난항을 이유로 1일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한 가운데 이날 오후 울산공장 노조 사무실에서 개표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현대차 노조 제공) 2022.07.0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울산=뉴시스]현대자동차 노조가 올해 임금협상 난항을 이유로 1일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한 가운데 이날 오후 울산공장 노조 사무실에서 개표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현대차 노조 제공) 2022.07.0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강주희 기자 =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이하 임단협) 요구안에 40년 장기근속자에게 400만원 상당의 금메달과 휴가비 700만원을 지급하라는 내용을 포함시켜 관심이 쏠린다.

이전까지 현대차는 '35년 근속자'까지만 이 같은 혜택을 제공했는데, 노조 측은 이를 '40년 근속자'로 확대하자는 것이다. 이 요구에 사측이 어떻게 대응할 지 주목된다. 노조가 40년 근속자를 챙겨달라고 하는 것은 사실상 '정년연장'을 기정사실로 하는 포석으로 읽힌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가 최근 확정한 올해 임단협 요구안에는 기본급 18만4900원 인상을 비롯해 전년도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각종 수당 인상 및 현실화 같은 내용이 담겨 있다.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135개 협약 조항 중 29개 조항 개정과 1개 조항 신설, 13개 별도 회의록 관련 개정을 추진할 방침이다.

특히 눈에 띄는 요구사항은 장기근속자 우대 내용을 다룬 제26조에 '근속 40년' 구간을 신설, 해당 조합원에게 포상으로 400만원 상당의 금메달과 700만원 상당의 휴가비를 지급하라는 것이다. 현대차 노사는 지금까지 협약에 따라 근속 10년차부터 35년차까지 5년 단위로 공로 차원에서 금메달과 휴가비를 지급해왔다.

근속 연수가 가장 높은 35년차에게 순금 13돈짜리 금메달을 지급했는데 노조는 앞으로 근속 40년차 직원들에게도 이와 동일한 금메달을 제공하라고 사측에 요구하기로 했다. 해당 메달은 중량 48.75g으로 국내 금시세(신한은행 기준)를 반영하면 407만원 상당이다.

노조는 과거에도 '근속 40년' 구간을 신설하고 해당 조합원에게 15돈(56.25g) 금메달을 지급해달라는 요구안을 사측에 제안한 바 있다. 그러나 사측은 이를 수용할 수 없다고 거부해 번번히 요구안 수용이 무산됐다.

금메달 수여와 함께 노조는 근속 40년 노조원에게 별도의 휴가비(통상비 150%)를 지급해달라고 요구할 방침이다. 단체협약에 따르면 근속 10년 이상~20년 미만에게는 500만원, 20년 이상~30년 미만에게는 600만원, 30년 이상~40년 미만에게는 700만원의 휴가비가 각각 지급된다. 결과적으로 근속 40년 직원에게는 1100만원에 달하는 혜택이 주어지는 것이다.

현대차 노조 관계자는 "근속 40년 구간 신설은 장기근속자에 대한 예우 차원이다"며 "현대차에 그만큼 오래 근무한 직원에게는 그에 걸맞는 감사의 표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노조 요구를 놓고 현대차 노사는 또 한번 갈등을 빚을 전망이다. 대표적으로 현대차의 MZ세대 젊은 조합원들이 이런 노조 측 요구안을 못마땅해 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실제 현대차 한 직원은 "노조 집행부가 정년연장을 올해 반드시 관철시키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상태에서 근속 40년 직원 혜택이 자연스럽게 따라온 것 같다"며 "하지만 임단협 주요 내용을 5060 조합원들이 주도해 근속 40년차까지 챙겨달라는 것은 지나치다고 본다"고 말했다.

현대차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 직원은 지난해 기준으로 7만2689명에 달한다. 평균 근속연수는 17.6년으로 아직 평균 20년에도 훨씬 못 미친다.

업계에선 올해 현대차 노조 요구안을 놓고 '역대급 청구서'라는 말까지 나온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해까지 4년 연속 무분규 임단협 타결을 이뤘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특히 노조가 정년연장을 어느 때보다 강하게 요구하고 있어 올해 임단협의 암초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근속 40년구간 혜택 신설은 사측은 물론 일부 조합원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될 수 있다.

현대차 노사는 오는 13일로 예정된 상견례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임단협에 돌입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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