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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서도 아파트 '브랜드' 따진다…중견사들은 '울상'

등록 2021.06.09 12:0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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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주택공급 막히면서 대형사도 지방 '눈길'

올 상반기 브랜드 아파트 청약경쟁률 5.7배 높아

"특화설계, 가격 경쟁력 내세워도 브랜드에 밀려"

뉴시스 자료사진

뉴시스 자료사진

[서울=뉴시스] 홍세희 기자 = 지방 중소도시에서도 아파트 '브랜드'에 따라 청약 경쟁률과 매매가격이 차이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방 중소도시는 수도권에 비해 주택 공급이 상대적으로 적다보니 인지도와 신뢰도가 높은 브랜드 아파트가 들어설 경우 '희소성'이 부각되면서 일대 아파트 시세를 이끄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분양시장에서 대형 건설사와 경쟁을 해야 하는 중견 업체들의 경우 각종 특화설계나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도 '브랜드'에 밀리기 일쑤라고 토로하고 있다.

대형 건설사, 지방 중소도시 분양 물량 '급증'

최근 지방 중소도시 분양시장을 공략하는 대형 건설사들이 늘고 있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주택 공급 물량이 줄자 자연스럽게 지방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9일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중 지방도시에서 도급순위 상위 10위에 해당하는 건설사들이 총 29개 단지, 2만764가구 분양을 계획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년 동기(1만175가구)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난 물량이다. 특히 비규제지역에 해당하는 중소도시 물량도 8930가구에 달한다. 이는 2020년(2041가구), 2019년(973가구) 보다 크게 증가한 것이다.

브랜드 아파트 청약 경쟁률 27대 1…5.7배 높아

이런 상황에서 올해 상반기 분양시장을 분석한 결과 시공능력평가 상위 10위권 내 건설사들이 공급한 브랜드 아파트가 지방에서 더욱 높은 인기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정보업체 리얼투데이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10대 건설사가 전국에 공급한 단지는 34곳, 1만3119가구(일반공급 기준)로 집계됐다.

10대 건설사의 브랜드 파워는 지방에서 더 거셌다. 지방에서 공급한 10대 건설사 브랜드 아파트는 1순위 청약 경쟁률이 평균 27.86대 1을 기록했다.

그 외 건설사가 지방에서 공급한 아파트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은 4.87대 1로 나타났다. 대형 건설사의 청약 경쟁률이 무려 5.7배나 높았다.

지방의 브랜드 새 아파트는 인근 단지와 상당한 가격 차이도 보이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대구시 수성구 범어동에 위치한 'e편한세상범어'의 전용 84㎡는 지난 4월 9억1000만 원에 거래되면서 신고가를 경신했다.

반면 단지 바로 옆에 위치한 '청구성조타운'의 전용 84㎡의 경우 지난 4월 5억8700만 원에 거래됐다. 두 단지는 나란히 인접해 있고, 같은 생활권을 공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파트 연식과 브랜드 차이에 따라 가격은 2배 가까이 격차가 나고 있는 상황이다.

중견 건설업체들은 대형 건설사가 지방 분양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브랜드' 인지도 등에 밀려 사업 수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한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지방에서도 대형사의 브랜드 아파트를 선호하는 현상이 커지면서 어려움이 많다"며 "각종 특화설계를 제공하고, 가격 경쟁력을 내세우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중견사 관계자는 "우리도 수주 목표가 있다 보니 소규모 사업이라도 계속 해야 되는 상황"이라며 "대형 건설사가 지방 중소도시의 소규모 사업에도 관심을 갖는 상황이 달갑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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