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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쿠바 불법이민 특혜 정책 "즉각 폐기" …행정명령 발동

등록 2017.01.13 13: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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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리다해협=AP/뉴시스】미국 해안경비대(왼쪽)가 지난 4일(현지시간) 플로리다 해협에서 쿠바 불법이민선을 단속하고 있는 모습. 미 이민정책의 변화를 우려한 쿠바인들의 불법이민이 러시를 이루면서 행동도 과격하고 필사적이 되고 있다. 2016.01.21  

【플로리다해협=AP/뉴시스】미국 해안경비대(왼쪽)가 지난 4일(현지시간) 플로리다 해협에서 쿠바 불법이민선을 단속하고 있는 모습. 미 이민정책의 변화를 우려한 쿠바인들의 불법이민이 러시를 이루면서 행동도 과격하고 필사적이 되고 있다.  2016.01.21   

【워싱턴=AP/뉴시스】오애리 기자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쿠바 불법이주민에게 영주권을 제공하던 정책의 폐기를 행정명령으로 공식 발표했다.

 이른바 '젖은 발 마른 발(wet foot, dry foot)' 정책으로 불리던 미국의 쿠바 불법이주민 우대 정책 폐기는 이 날 즉시 발효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성명에서 "미국에 불법적으로 들어오려고 시도하고, 인도적 구조의 자격이 없는 쿠바 국민들은 미국 법에 따라 추방(removal) 대상이 되며 이 조치는 즉시 발효된다"고 밝혔다.

 오바마는 또 "이같은 조치를 취함으로써, 우리는 쿠바 이주민을 다른 국가 이주민들과 동일하게 취급한다. 쿠바 정부도 해상에서 적발돼 귀국조치를 받은 자국민들과 마찬가지로, (미국 정부로부터)추방 명령을 받은 자국민을 받아들이는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1995년 이전까지만 해도 비자없이 자국에 불법 입국한 쿠바인에게 즉각 '피란권'을 부여하고, 미국 체류 1년이 지나면 합법적인 영주권을 줬다. 그러나 이 때문에 매년 수만명의 쿠바인들이 미국으로 불법 입국하자, 클린턴 행정부는 기존 방침을 수정해 해상에서 발견된 쿠바인은 쿠바나 제3국으로 송환하도록 하는 정책을 도입했다.

 이같은 미국의 대쿠바 정책을 일명 '젖은 발, 마른 발' 정책으로 부른다. 마른 발, 즉 어떻게든 미국 땅에 발을 디딘 쿠바인에게는 거주할 수있는 권리를 허용하지만, 젖은 발 즉 바다 위에서 발견된 쿠바인은 돌려보낸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 정책에도 불구하고 바다를 통해 미국에 불법 입국하려는 쿠바 인들은 더 늘어났다. 바다 위에서 적발되지 않고 어떻게든 미국 땅 상륙에 성공하기만 하면 미국에서 살 수 있기 때문이었다.

 쿠바는 지난 2015년 미국과의 역사적인 국교 정상화에 합의할 당시부터  오바마 정부에 이 정책을 폐기해달라고 강력히 요구했다. 미국의 이 정책 때문에 자국민, 특히 자국 인재가 계속 유출되고 있는데다가 국교가 정상화된 상황에서는 부당하다는 이유에서 였다.   

 쿠바 정부는 오바마 대통령의 쿠바 불법이민 우대 정책의 폐기 발표에 즉각 환영 반응을 나타냈다. 정부는 국영TV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정상적이고 안전하며, 질서있는 이주를 보장하기 위해 미국과 쿠바 간의 관계를 증진하는데 있어 중요한 조치"로 높이 평가했다.

 오바마는 이번 폐기조치를 행정명령으로 발효시켰다. 따라서 이 명령은 오는 20일 출범하는 도널드 트럼프 차기 정부에서 무효화될 수도 있다. 즉 이번 조치의 생명이 일주일에 불과할 수도 있다는 의미이다.

 트럼프는 오바마 정부의 쿠바정책을 강력히 비판해왔다. 하지만 매년 수많은 쿠바인들이 불법 미국 이민을 시도하는 동기가 됐던 '젖은 발 마른 발' 정책의 폐기는 강경한 이민정책을 예고한 트럼프의 노선과 일치하는 것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반응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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