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호의 따뜻한 이야기…'이상한 사람들' 새 표지로 출간

3일 출판사 책읽는섬은 "최인호 작가의 선종 4주기, 출간 11주년(기존 책은 2006년 11월 출간)을 맞아 리커버 에디션으로 선보인다"며 "새로운 옷을 입혀 책의 꼴을 다듬고 완성도를 높였다"고 밝혔다.
'이상한 사람들'은 최인호 작가가 1981년 '문학사상'에 전재했던 연작소설로, 경전의 잠언과도 같은 언어들이 가득하다.
최 작가는 이 작품을 서른여섯의 나이에 장엄미사를 올리듯 한없이 경건한 마음으로 써내려갔다고 고백했다.
'이상한 사람들'의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이상한 사람'들이다.
자신만의 집을 갖는 것이 평생 소원인 노인('이 지상에서 가장 큰 집'), 높이 더 높이 뛰어올라 허공으로 사라져버리려는 높이뛰기 선수('포플러나무'), 어느 날 갑자기 입을 닫고 침묵해버린 촉망받는 기업체 부장('침묵은 금이다') 등 사회로부터 소외되고 체제에 적응하지 못하는 이들의 삶이 담겼다.
우리의 일별하는 시선 속에서 그들은 얼핏 모래나 티끌처럼 작아 보인다. 하지만 그들 하나하나의 삶을 확대해 들여다보면 이 인물들은 인간 존재의 조건과 사투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인간에 대한 작가 특유의 연민과 따뜻함이 배어 있는 작품이다.
"이제야 나는 알았다. 우리가 사는 이 세계는 실은 우리가 살고 있던 저 먼 곳에서부터 높이뛰기해서 잠시 머물다 가는 허공이며, 우리가 돌아가서 착지하는 곳이야말로 우리의 지친 영혼을 영원히 받아들여주는 지상의 세계인 것을. 그렇다. 우리는 지금 허공에 있다. 우리는 지금 물구나무 하고 다니고 있는 것이다."(72쪽)
"나는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이 되겠어요, 아저씨." "그건 참으로 어려운 일이지. 무엇보다 먼저 네 마음의 문을 열어놓지 않으면 아무도 네가 말하는 것을 듣지 못한단다."(96쪽)
그는 작가의 말에서 "우리들의 인생이란 한갓 풀 같은 것"이라며 "들에 핀 들꽃처럼 한번 피었다가도 스치는 바람결에 이미 사라져 그 서 있던 자리조차 찾을 수 없는 이상한 사람들의 이상한 꿈에 불과한 것일 뿐이다"고 밝혔다. 김무연 그림, 100쪽, 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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