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열, 10년을 버텼다···내공의 '스케치북'
유희열
MC 유희열(48)이 KBS 2TV 음악 토크쇼 '유희열의 스케치북'의 장수 비결을 밝혔다.
유희열은 22일 서울 KBS 본관에서 열린 '유희열의 스케치북' 10주년 간담회에서 "10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게 믿기지 않는다. 어색하면서도 기분이 좋다. 10년 동안 이어온 것은 내 노고 때문이 아니"라며 "'스케치북' 녹화장에 오면 일하는 느낌이 안 든다. 게스트를 만나는 것도 음악 활동의 동의어처럼 느껴져서 힘들지 않았다. 녹화를 끝내고 맥주를 마실 때 채워지는 느낌이 들어서 계속 할 수 있었다. '스케치북'은 내 생활의 중심이자 음악 활동의 또 다른 창구"라고 설명했다.
"솔직히 제작비나 경쟁력 문제로 위기가 많았다. 그럴 때마다 KBS의 많은 PD들이 '스케치북은 지켜야 한다'고 편을 들어줘서 살아 남았다. 수익이 높은 프로그램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음악 토크쇼의) 연결고리를 끊는 것은 아쉬운 일이라고 말해줘서 감사하다. 돈이 안 되지만 해야 하는 프로그램이라고 믿어준 것 같다. 비즈니스로 돌아가는 세상이라도 누군가는 숨 쉴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져야 괜찮은 세상 아니냐. 그런 믿음으로 버티고 있다."
조준희(왼쪽), 박지영 PD
이날 양승동(58) KBS 사장은 "'스케치북'의 앞으로 10년을 기대한다"며 금일봉으로 격려했다. 유희열은 "개인적으로 '계속 하는 게 맞나?'라고 생각할 때가 있었다. '좀 더 젊은 진행자가 이끌어야 하는 건 아닌가?' 하는 고민을 오래했다"면서 "배철수씨가 정답을 알려줬다. '언제까지 할 것인지는 네가 고민하는 게 아니다. 필요 없으면 당장 다음 주부터 나오지 말라고 할 것'이라고 했다. '내가 오만했구나' 싶더라. 제작진이 아주 조심스럽게 '그만하자'고 할 때가 오지 않겠느냐.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감사한 마음으로 앞으로도 열심히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박지영 PD는 "유희열이 갖고 있는 아이덴티티가 크다"면서 "가수들을 진정으로 아끼고 음악을 사랑하는 마음이 장수의 비결이라고 생각한다. 유희열은 재미있게 객석을 이끄는 것은 물론이고 가수들과 같이 성장해나가는 방법을 고민한다. '스케치북'이 대중 음악에 긍정적인 영향을 계속 주는 프로그램으로 남았으면 한다"고 바랐다.
조준희 PD는 "많은 예능PD들이 '스케치북'을 연출하고 싶어하는데 내가 운 좋게 맡게 됐다. 10주년 시기와 겹쳐서 더 기쁘다"면서 "음악으로 알게 된 유희열씨와 함께 일해서 영광이다. '스케치북'이 '열린음악회', '전국노래자랑'처럼 오래 하는 프로그램으로 계속 남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유희열(왼쪽), MC 딩동
10주년 방송은 특집으로 진행하지 않는다. 데뷔 30주년을 맞은 김현철(50)이 첫 출연하고, 힙합가수 크러쉬(27), 듀오 '볼빨간사춘기', '우주왕복선싸이드미러'가 무대를 꾸민다. 특히 유희열은 MC가 아닌 가수로 등장, 10주년 프로젝트 '유스케X뮤지션'으로 발표될 신곡을 부를 예정이다. 신곡 발표는 2014년 토이 7집 '다 카포' 이후 5년 만이다.
초대하고 싶은 가수로 선배는 조용필(69), 후배는 그룹 '방탄소년단'을 꼽았다. "조용필 선배는 늘 거론했는데 소리 없는 메아리로 남았다"며 "방탄소년단이 아직 한 번도 안 나왔다. 미국 빌보드에서 1등을 하고 있지 않나. 어떤 사람들인지 옆에서 구경하고 싶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26일 오후 11시20분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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