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쉬고 싶어" 교단 떠나는 충북 교사, 4년 새 3배 급증
50대 이상 중등교원 명퇴 두드러져
건강상의 이유도 있겠지만, 교육 현장의 변화에 따른 학생 지도의 어려움도 이들이 정든 교단을 떠나는 이유가 되고 있다.
100세 시대를 맞아 더 늦기 전에 제2의 인생을 설계하려는 교사들도 명퇴대열에 합류하는 추세다.
28일 충북도교육청의 '2020년 2월 말 교육공무원과 사립학교 교원 명예퇴직 신청현황'을 보면 모두 209명의 교원이 2020년 2월 말 명예퇴직을 신청했다.
지난 2월 말 명퇴 신청자 173명에서 21%가 늘어난 수치다. 4년 전인 2016년 2월 말 65명이 명퇴 신청을 한 것과 비교하면 무려 세 배가 넘게 증가했다.
2016년 한 해 동안 명퇴 신청자 115명과 비교해도 배가 넘고, 2019년 명퇴 신청자 239명과도 맞먹는 숫자다.
세부적으로는 공립 초등 39명, 공립 중등 138명, 공립 전문직 2명, 사립 중등 27명, 사립 특수 3명 등이다.
수치에서도 알 수 있듯이 중등교원의 명퇴 신청이 165명으로 전체의 79%를 차지해 두드러진다.
올해 퇴직신청자 239명 중에서도 중등교원이 186명(78%)에 달해 크게 다르지 않았다.
명퇴 신청 교원은 공무원 연금제도를 둘러싸고 논란이 커졌던 2014년에 475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2015년 358명으로 줄었고, 2016년 115명으로 큰 폭의 감소세를 기록했다.
감소세는 2017년까지 이어져 한 해 동안 명퇴 신청자가 112명에 그쳤다.
하지만 2018년 169명으로 증가한 뒤 2019년 239명으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그 원인으로는 줄지 않는 교권침해로 교사의 권위가 크게 떨어진 데다 고령화에 따른 건강 문제와 학생 지도의 어려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이번 명예퇴직 신청자들의 사유를 살펴봐도 '건강상의 이유'가 110명(53%)으로 절반을 넘었으며, '제2의 인생 설계'가 44명(21%)으로 뒤를 이었다.
다음으로 '가족간병' 24명(11%), '교육 현장 변화' 21명(10%), '후진 양성' 10명(5%) 순이다.
이런 추세는 향후 몇 년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충북교육 통계자료의 중등교원 연령별 분포도를 보면 중등 교원 5700여 명 중 세 명 중 한 명꼴인 1800여 명(32%)이 51세 이상이다.
상대적으로 초등 교원은 같은 연령대의 비율분포가 16%대에 머물고 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명퇴 신청자를 대상으로 다음 달 서류검토와 적격 여부 판정을 마친 뒤 내년 1월 교원 수급을 고려해 명퇴자를 결정할 계획"이라며 "명퇴 신청자 증가는 건강 문제와 학생 지도의 어려움이 커지는 상황이 맞물렸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명예퇴직 신청은 내년 2월 말 기준으로 20년 이상 근속하고, 1년 이상 정년퇴직 잔여기간이 있는 교원이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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