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반도체 부진에 대기업 수출↓…무역집중도 역대 최저
통계청, '2019년 기업특성별 무역통계(잠정)' 발표
대기업 수출액 13.5%↓…반도체 호황 후 뒷걸음질
중국·동남아 반도체 수출 감소 뚜렷…EU·日도 후퇴
상위 50·100대 기업 무역집중도 2010년 이래 최저
[세종=뉴시스]2019년 기준 기업규모별 수출 증감률 추이(왼쪽)와 기업규모별 비중. (자료 = 통계청 제공)
26일 통계청과 관세청이 공동으로 작성·공표한 '2019년 기업 특성별 무역통계(TEC: Trade by Enterprise Characteristics, 잠정)'를 보면 지난해 9만7400개 수출기업의 수출 실적이 총 5412억 달러로 집계됐다.
1년 전과 비교하면 10.3% 감소한 수준이다. 대기업 수출액이 3476억 달러로, 전년(4020억 달러)보다 13.5% 쪼그라들었다. 무역통계를 기업 규모별로 나눠 작성하기 시작한 2016년(-7.9%) 이후 3년 만에 뒷걸음질한 것이다.
디램(DRAM), 낸드플래시 등 반도체 분야 주력 수출 품목의 가격 하락이 주된 요인이었다고 통계 당국은 분석하고 있다. 반도체 호황기였던 2017년, 2018년에는 대기업 수출액이 각각 19.6%, 5.9%의 증가세를 나타냈었다.
작년 수출 실적을 재화의 성질별로 분류해 보면 반도체를 포함한 자본재가 1971억달러로, 전년(2413억달러) 대비 -18.3% 주저앉았다. 석유화학 등이 포함된 원자재 수출도 전년 대비 -9.8%의 감소 폭을 보였다. 자동차 등 소비재 수출만 4.1% 증가했다.
대기업 수출액을 산업별로 나눠 보면 광·제조업(3114억달러)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1년 전(3584억달러)보다 13.1% 감소했다.
반도체 주요 수출국인 중국(-20.5%)과 홍콩(-32.0%), 베트남(-2.7%) 등 동남아(-18.8%)에서의 대기업 수출 실적이 모두 좋지 않았다. 유럽연합(EU)으로의 수출액도 11.4% 줄었고, 대(對)일본 수출액도 13.1% 후퇴했다. 반면 미국으로는 운송장비 등 수출이 늘면서 전년 대비 1.9% 증가세를 보였다.
대기업 수출액이 감소하면서 무역집중도(상위 n개 기업이 전체 수출 기업에서 차지하는 정도) 역시 완화됐다. 지난해 상위 10대 기업의 무역집중도는 34.6%로, 2016년(33.9%)을 제외하면 2010년 집계 이래 가장 낮았다.
상위 50대와 100대, 1000대 기업까지 넓혀 보면 무역집중도는 각각 57.4%, 63.9%, 82.6%로 계산됐는데, 이들 수치는 모두 역대 최저 수준이었다.
[세종=뉴시스]수출 무역집중도 추이. (자료 = 통계청 제공)
우리나라 수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광·제조업에서의 실적은 중견기업(-4.8%)과 중소기업(-2.9%)에서도 모두 부진했다.
제조업 전체 수출액이 10.5% 줄었는데, 반도체 품목이 반영된 전기·전자 수출액이 17.4% 급감했다. 유가 하락으로 인해 석유화학 수출도 -8.5% 줄었다. 이밖에 목재·종이(-7.3%), 금속제품(-5.5%) 수출도 부진했다. 반면 자동차 등 운송장비는 미국으로의 수출이 늘면서 1.8% 증가했다.
기업 특성별 무역통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작성 기준에 따라 기업 유형별 무역 효과와 국제 교역 흐름을 파악하기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된다.
이번 통계는 작년 기준 관세청에 수출입신고를 한 모든 기업을 대상으로 2018년 기업자료(기업생멸행정통계, 영리법인기업체행정통계)와 2019년 무역자료(통관수출입통계)를 연계해 작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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