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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손에 장 지져라' 퍼포먼스…대법 "미신고 집회"

등록 2020.06.10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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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총학생회장, 미신고 집회 혐의로 기소

새누리당 당사 앞서 '이정현사퇴' 퍼포먼스

2심 "기자회견이다"…대법 "미신고 집회다"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지난 2016년 12월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옛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 열린 이정현 전 의원 사퇴와 장 지지기 약속 이행을 위한 기자회견에서 동국대학교 학생들이 새누리당 해체와 이 전 의원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2016.12.16.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지난 2016년 12월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옛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 열린 이정현 전 의원 사퇴와 장 지지기 약속 이행을 위한 기자회견에서 동국대학교 학생들이 새누리당 해체와 이 전 의원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2016.12.1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재환 기자 = 옛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 이정현 당시 의원의 사퇴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퍼포먼스를 벌인 대학생에 대해 대법원이 "기자회견이 아닌 미신고 집회를 벌인 것"이라고 판단했다.

대법원 3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29)씨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남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0일 밝혔다.

모 대학교의 총학생회장이던 A씨는 지난 2016년 12월 옛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 이정현 당시 의원의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면서 10여명의 참가자와 함께 구호를 제창하고 피케팅을 해 미신고 집회를 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기자회견 장소에서 '뻔뻔한 이정현 선배님, 손에 장 지질 시간입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걸었고, 참가자들은 이정현 전 의원의 얼굴을 형상화한 듯한 가면을 쓴 채 A씨의 선창에 따라 사퇴를 촉구하는 취지의 구호를 외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기자회견을 연 것이지 집회를 개최한 게 아니라며 신고 의무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1심은 "A씨 등이 기자회견을 표방했다고 하더라도 사전에 플래카드, 마이크, 스피커 등을 준비했다"라며 "불특정 다수인이 보거나 들을 수 있는 상태로 연설을 하거나 구호를 제창하는 등 집회의 형태를 갖추고 있었다면 옥외집회에 해당한다"며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

반면 2심은 "A씨 등 10여명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친 행위가 집시법상 옥외집회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면서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친 행동은 기자회견 내용을 함축적이고 효율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수단의 하나로 의사표현 자유의 범주에 속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위 행동을 한 시간은 약 45분 정도에 불과했고 참가자와 일반 공중 사이에 이익충돌 상황도 없었다"며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A씨 등의 행위는 기자회견보다는 집회에 가깝다고 봤다.

재판부는 "A씨가 진행한 기자회견은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없이 미리 배부한 회견문을 낭독하는 방식으로 진행돼 수분 이내 종료됐다"라며 "나머지 시간은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피케팅과 구호제창 및 퍼포먼스로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일반 시민과의 충돌이나 교통방해 등이 발생하지 않았으나 구호제창 등의 대상에 일반 시민도 포함돼 있었다"면서 "공공의 안녕질서에 대한 위험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해 이를 사전에 예방할 필요조차 없었다고 볼 수 없다"며 파기환송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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