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주식 양도세에 거래세까지?'…뿔난 개미들 '이중과세' 원성

등록 2020.06.26 06:00: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여당 "거래세 폐지 일정 세워야"…정부 "공청회 등 의견수렴 계획"

"고령화 준비·벤처 인내자본 필요…장기보유 인센티브 확대" 지적

[서울=뉴시스] 25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가 2023년까지 증권거래세를 0.15%로 낮추기로 했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증권거래세를 완전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으나, 정부는 과세 형평성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인하하는 방안으로 방향을 정했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618tue@newsis.com

[서울=뉴시스] 25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가 2023년까지 증권거래세를 0.15%로 낮추기로 했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증권거래세를 완전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으나, 정부는 과세 형평성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인하하는 방안으로 방향을 정했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위용성 기자 = 정부가 양도소득세 확대, 금융투자소득세 신설, 손익통산·이월공제 등을 골자로 하는 '금융세제 선진화 추진 방향' 도입을 예고한 가운데 진통이 여전한 모양새다. 특히 시장의 기대와 달리 증권거래세의 완전한 폐지 계획이 제시되지 않은 것을 두고 향후 논란이 더 가열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6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이번 금융세제 선진화 추진 방향은 다음 달 발표될 세법 개정안에 포함된다. 2023년부터 모든 주식에 양도세를 전면 도입하면서도 연간 금융소득 2000만원까지 공제를 적용하기로 했다. 종목별 보유자산이 10억원 이상인 대주주에게만 부과하던 양도세를 소액투자자(개미투자자)들에게도 확대한다.

기재부는 양도차익 2000만원 이상을 내는 투자자는 전체 투자자 가운데 상위 5%, 약 30만 명 수준인 것으로 본다. 이를 토대로 더 걷힐 세수증가분은 2조1000억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반대로 그렇게 생긴 세수 여력만큼 증권거래세는 2023년까지 0.1%포인트(p)를 인하한다. 일단 시행해보고 양도세가 생각보다 더 걷히면 증권거래세도 더 낮출 수 있다는 게 정부 입장이다.

즉, 양도차익 2000만원 이하인 소액투자자들(나머지 95%)은 양도세를 내지 않으면서 증권거래세는 덜 내니 세 부담이 낮아지는 셈이다. 종합하면 '주식 부자에서 더 걷어 서민들에게 덜 받는' 모습이 된다.

'양도세 확대, 거래세 축소' 방향은 정부가 오랫동안 견지해온 입장이다. 증권거래세는 '이익이 있는 곳에 과세한다'는 조세원칙을 거스른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거래를 한다는 것 자체를 '담세력(세금을 낼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보고 손익과 무관하게 부과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부가 양도세를 전면 확대하면서도 증권거래세는 0.15%만큼 남겨두기로 해 '주식으로 돈을 잃어도 세금을 내는'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또 양도세를 내는 투자자가 늘면서 이중과세 논란은 더 커질 전망이다.

증권거래세로 연간 걷히는 세수는 6조원 수준에 달하기 때문에 정부로선 포기하기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특히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향후 고령화 등으로 재정 여건이 악화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증권거래세를 완전히 버린다면 그만큼을 다른 세원을 찾아 메워야 한다는 것인데 쉽지 않다. 소득·법인세율 혹은 부가가치세율 등 일반 대중세는 물론이고 다른 세원을 찾는 데도 국민적 공감대가 필요한 까닭이다.

이 가운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증권거래세 폐지를 추진하고 있어 더욱 진통이 예상된다. 이는 민주당의 총선 공약이기도 했다.

민주당 소속 자본시장특별위원회 위원장인 김병욱 의원은 "소득과 상관없이 부과되는 세금인 증권거래세를 세수만을 이유로 유지할 경우 전면과세에 대한 설득 논리가 부족하다"며 "양도소득의 전면적인 확대시행 이전에 반드시 폐지에 대한 일정이 함께 수립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기재부는 증권거래세 완전 폐지는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25일 브리핑에서 "증권거래세는 단순히 이중과세 측면만 있는 건 아니고 투기적 단기매매로 인한 주식시장 교란을 예방하는 측면도 있다"며 "장기적으로 검토할 문제"라고 밝혔다.

정부는 다음 달 세법 개정안 발표 전까지 공청회, 금융회사 설명회 등을 통해 의견수렴을 거치겠다는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어떤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또한 이번 금융세제 선진화 방안에서 주식 장기보유에 대한 인센티브가 주어졌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경제연구원의 과거 보고서를 보면 2012년 기준 한국 주식시장에서 평균 주식보유기간은 8.6개월에 불과해 당시 144개국 가운데 이탈리아와 중국, 사우디아라비아 등에 이어 네 번째로 짧은 것으로 기록된 바 있다.

미국의 경우 1년 이상만 보유해도 장기 보유로 구분하고 수익에 따라 0·15·20% 등으로 분리 과세한다. 부동산이 아닌 증시로 흘러갈 수 있도록 장기 보유에 대한 특별공제 등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문성훈 한림대 경영학과 교수는 "고령화에 따라 국민들의 노후자금 축적이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고 벤처에 대한 '인내 자본'(patient capital) 축적 기능 측면에서도 세제상 유인장치가 있어야 한다"며 "이월공제가 허용됐다고 해도 단·장기투자 세율을 동일하게 둔 부분은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0.06.2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0.06.25.  [email protected]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