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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갑질 논란 이후…매니저가 말하는 '매니저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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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7/26 06:00:00
N차별 매니저 인터뷰
"심부름도 일의 연장...연예인과 관계가 문제"
"52시간 도입등 노동 환경 과거보다는 개선"
"전참시? 일부만 방송...운전사처럼 보여 아쉽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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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배우 신현준·이순재. (사진 = HJ필름 제공·뉴시스 DB)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이호길 인턴 이수민 인턴 기자 = 배우 이순재와 신현준의 갑질 논란으로 ‘매니저의 세계’가 주목받고 있다. 부당 대우, 열악한 노동 환경 등의 문제가 제기되면서 매니지먼트 업계가 풀어야 할 숙제가 일부 드러났다.

논란의 성격상 부정적인 면이 부각됐지만, 매니저는 연예인의 일정을 조정하고 연예 활동을 보조해 스타들이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전문직종이다. 음지에서 바쁘게 뛰는 매니저들의 헌신이 있어야 양지의 연예인들이 빛을 발할 수 있다. '상생'과 '살생'이 공존하는 관계다.

그렇다면 현직 매니저들은 이번 사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또한 매니저들이 일하는 환경이나 이들에 대한 처우는 정확히 어떤 수준일까.

뉴시스는 현재 필드에서 뛰고 있는 1년차 매니저 A씨, 4년차 B씨, 6년차 C씨, 1n년차 D씨와의 인터뷰를 통해 실제 '매니저의 세계'를 가까이 들여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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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부산시와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는 영화 '우상'(이수진 감독, 한석규·설경구·천우희 주연)의 부산 촬영 제작비를 지원했다고 11일 밝혔다.사진은 영화 '우상' 촬영현장 모습. 2017.12.11. (사진=부산혁신센터 제공)yulnetphoto@newsis.com

◇"연이은 논란 아쉬워…핵심은 사람 간의 관계"


현직 매니저들은 이번에 불거진 논란에 대해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이면서 자신들도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4명 이상의 연예인과 호흡을 맞춰봤다는 4년차 매니저 B씨는 "주변에서 그런 대우를 보기도 했고 나도 그런 경험이 있다. 같은 직업 종사자로서 많이 안타깝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 또한 과거 자녀가 있는 연예인을 담당했을 때 아이들을 직접 학원에 데려다주거나, 일정이 없는 주말에도 나와야 하는 경우가 있었다. 그런 생활이 반복되다 보니까 나중에는 직업에 대한 회의감이 오기도 했다. 지금은 회사를 옮기면서 사정이 나아졌다. 그래서 이번 사건이 터졌을 때 탄식이 나왔다"고 말했다.

배우와 일하고 있는 6년차 매니저 C씨도 "아쉽다. 연예인들이 심부름을 부탁하는 경우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심부름 그 자체가 문제가 되는 건 아니었다. 매니저의 업무 특성상 연예인의 부탁이나 심부름을 일의 연장선으로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1년차 매니저 A씨는 앞선 두 매니저와 달리 사적, 공적 심부름 구분에 대해 큰 불만을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A씨는 "매니저는 배우의 전반을 케어하는 직업이다. 배우가 최상의 컨디션으로 최상의 연기를 하고 성과를 내도록 도와주는 게 매니저의 역할이지 않나. 그런 관리의 측면에서 생각하면 사적, 공적인 심부름을 나누는 게 큰 의미가 없다고 본다. 업무적인 부분만 골라서 케어한다는 게 사실상 어떻게 가능하겠느냐”며 “주변에 보면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매니저들도 많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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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는 '2017 부산촬영 영화 제작지원 사업' 지원작으로 김태균 감독의 영화 '암수살인'을 선정했다고 12일 밝혔다. 사진은 부산 자찰치시장에서 진행되고 있는 영화 촬영 모습. 2017.09.12. (사진=부산혁신센터 제공)yulnetphoto@newsis.com

이들은 평소 연예인과 어떤 관계를 형성하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B씨는 "주변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부당한 대우가) 많이 있기도 한데 회사와 연예인에 따라서 많이 달라진다. 결국에는 '사람 바이 사람', '회사 바이 회사'다”라며 “이전 회사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아 지금의 회사로 옮겼다. 지금은 다행히 관계가 좋다. 다들 잘 챙겨줘서 괜찮다"고 했다.

C씨 역시 "구조적인 문제도 있지만 연예인 개개인마다 차이도 있다. (같은 일을 해도) 명령조냐, 부탁을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모든 일이 그렇겠지만, 사람을 평소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1n년 차 매니저 D씨는 "신인인지, 중견인지 혹은 젊은 연예인인지, 노년 연예인인지 그런 것들도 사실 다 의미가 없다. 결국에는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에 따라 관계와 처우가 달라진다”며 “신인들이 중견급으로 가면 조금씩은 다 변한다. 사람인지라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어떻게 변하느냐가 중요한 거다. 실제로 젊은 배우들 중에서도 (갑질이) 상상 이상인 경우가 있고, 중견 배우인데도 업무 외의 일은 일절 안 시키는 배우도 있다. 연예인 본인이 매니저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관계는 굉장히 달라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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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뉴시스]홍찬선 기자 = 지난해 6월 인천공항을 소재로 한 드라마 여우각시별의 촬영 모습. 2019.06.22.(사진=인천공항공사 제공)photo@newsis.com

◇노동 환경·처우, 과거보다는 개선…"보상 체계 보완 필요"


매니저들은 업계 여건이 과거에 비해 많이 발전했다고 입을 모았다.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과 최저임금 인상, 달라진 사회 분위기 등이 영향을 끼쳤다.

B씨는 "예전에는 밤샘 촬영이 많았는데 근로시간 52시간 등을 하며 촬영 시간을 신경 쓰니까 우리도 혜택을 받는 부분이 있다"고 했고, C씨도 "드라마 현장에서 52시간제가 도입돼 일일 근로시간이 정해졌다. 매니저에게는 적용되지 않지만, 드라마 제작 환경이 개선되면서 상대적으로 편해진 감이 있다"고 부연했다.

D씨는 "옛날보다는 금전적인 처우가 특히 좋아졌다. 예전에는 수습이라는 이름하에 말도 안 되는 금액을 주고 일을 시켰다. 이제는 그러면 안 되는 걸 알고, 기본 초봉도 많이 올라갔다. 예전에는 쉬는 날도 주먹구구식이었는데, 그래도 이제는 주5일 근무라는 게 정해지지 않았나"라고 했다.

다만 정당한 노동에 지불하는 보상 체계에는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B씨는 "정부가 바뀌면서 시급이 많이 올랐다. 그래서 월급도 많이 올랐다”면서도 “일을 더 많이 했다고 인센티브가 더 붙는 구조는 아니다. 약간 봉사나 책임감이기도 하다"고 한계점을 짚었다.

C씨는 "업무 특성상 근무시간이 명확하지 않은 건 받아들이지만, 회사 차원이나 제도적으로 내가 일한 부분에 대해서는 정확히 보상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D씨도 "배우들은 굉장히 많은 돈을 벌고 빌딩, 집, 차를 사는데 현장 매니저들은 서울에 월셋값도 없어서 말도 안 되게 사는 친구들이 많다"고 아쉬워했다.

매니저라는 특수 직업상 근무 환경에 한계는 있다고도 말했다. D씨는 "원래대로라면 근로계약서대로 움직이는 것이 맞다. 하지만 매니저의 일이 근로계약서대로 움직일 수 없는 구조"라며 "배우가 촬영에 들어갈 경우 하루에 정해진 8시간만 일하기란 쉽지 않다. 시간에 맞춰 매니저를 교대하는 방법도 있지만, 사실상 모두에게 비합리적인 방식"이라고 했다.

일부 소속사에서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그래서 먼저 일을 쭉 한 다음에 모든 촬영 일정이 끝나면 유급 휴가를 길게 주는 방법을 쓰기도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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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MBC TV 예능 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
◇매니저들이 보는 '전지적 참견 시점'…"일부만 보여줘"

MBC TV 예능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이하 전참시)'은 매니저와 스타들의 리얼한 일상을 담아내는 방송이다. 현직 매니저들은 이 프로그램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물었다.

A씨는 "'전참시'를 보면 쉬워 보인다. 그것 말고 더 많은 일을 해야 하는 부분은 분명히 있다. 매니저의 실질적인 일을 더 많이 보여주면 더 재밌을 것 같기는 하다. 사실 방송은 굉장히 일부"라고 말했다.

B씨는 "사실 '전참시'는 좋은 점이 부각돼서 나온다. 사람들이 그걸 보고 오해도 하고, 실제로 매니저를 하고 싶다고도 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우리가 연예인들과 밥 먹고 놀러 다니는 줄 아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D씨 역시 "일반 사람들에게 (매니저는) 심부름, 운전만 하는 사람처럼 보이는 게 조금 싫다. 너무 일부만 보여주는 게 아쉬운 부분”이라며 “물론 방송이기 때문에 모든 것을 보여주기에는 한계가 있지만, 그것 말고도 매니저가 하는 일은 굉장히 많다"고 했다.

◇"힘들지만 보람도 느껴…나와 일하는 배우 수상하면 뿌듯"

고된 매니저 일을 계속 하게 만드는 원동력은 배우들의 성장을 가까운 곳에서 지켜보며 느끼는 쾌감이었다.

B씨는 “극한직업이지만 나는 정리를 잘하는 편이라 그런 부분에서 일이 잘 풀리면 성취감이 있다”며 "한 작품 끝내면 또 '이렇게 버텨서 했구나' 하는 성취감이 크다. 배우가 잘되면 뿌듯하고 같이 커가는 느낌도 있다"고 말했다.

C씨는 "연예인을 도와주는 일이지만 나와 일하는 배우가 성장해서 시상식에서 상을 받거나 평소 잘 몰랐던 사람들이 배우를 알아봐 주면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A씨도 "사적인 심부름까지도 함께 하면서 배우가 최종적으로 잘 되면 성취감과 뿌듯함을 함께 느낀다"고 전했다.

이어 "배우랑 같이 현장 다니는 것들이 아직은 재밌는 경험"이라며 "이게 일반적인 일이 아니지 않느냐. 전국 팔도 돌아다니면서 촬영하고 현장에 가고 스태프들이랑 인맥을 쌓고 이런 것에 흥미를 느낀다. 배우 전문 매니저들은 작품이 끝나면 엔딩 크레딧에 이름을 올리는데 그런 부분에서 느끼는 보람도 크다. 같이 한 작품을 끝냈다는 사실에 가장 큰 만족감을 느낀다"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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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콘텐츠"…연예인-매니저 신뢰 형성 중요

이들은 갑질 논란을 계기로 매니저먼트 업계의 문제점들이 공론화된 만큼, 발전적인 방향으로 개선되길 희망했다.

C씨는 "이쪽은 사람이 콘텐츠인 분야"라며 "연예인과 매니저는 계속 얼굴을 마주 보고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회사에서도 신경을 많이 쓴다"고 말했다.

D씨는 "이번 폭로가 뭔가를 많이 바꾸지는 못하겠지만, 매니저의 처우는 분명히 개선돼야 한다”며 “연예인의 입장에서 먼저 공과 사를 구분해서 선을 그어주는 것이 맞다. 하지만 그러기에 여전히 어려운 현실"이라고 전했다.

연예인과 매니저 간 소통을 강화해 신뢰를 쌓는 게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국매니지먼트연합 관계자는 "현실적으로아티스트와 매니저 사이의 모든 일을 근로계약서상에 명시하기는 어렵다"며 "양측 모두의 배려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nevada@newsis.com, lsm9310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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