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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중에도 꽃뱀 있다" 재판부 화나게 한 70대 '실형'

등록 2020.08.18 12:50:58수정 2020.12.11 20:0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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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피고인, 개선 의지 있는지 의문…실형 불가피"

[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버스 안에서 여고생의 신체를 더듬은 70대 남성에게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

남성은 범행을 반성한다면서도, 피해자를 꽃뱀으로 몰아세우는 듯한 탄원서를 제출해 재판부의 빈축을 샀다.

제주지법 제2형사부(장찬수 부장판사)는 아동·청소년의보호에관한법률 위반(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모(78)씨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고 18일 밝혔다.

A씨는 지난 3월19일 오후 4시46분께 제주시 노형동 방면으로 운행하는 버스 안에서 하굣길이던 여고생 B양 자리에 의도적으로 접근해 신체부위를 여러차례 만진 혐의를 받고 있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자신의 범행을 인정하는 듯 한 태도를 보이면서도, 재판부 앞으로 "여학생들 중에 꽃뱀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피해자가 꽃뱀이 아니길 기도드립니다"라는 탄원서를 재출하기도 했다.

수사기관 조사에서 범행을 부인했던 A씨는 증거사진을 보여주자 "나는 쫓아가면서 만지고 그러지는 않는다. 오히려 여자가 만져달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고 진술하는 등 줄곧 잘못을 피해자에게 돌리는 태도를 보여왔다.

재판부도 A씨의 이러한 점을 꼬집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진술과 재판 과정에서 나타난 태도에 비춰 보면 진지하게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성행을 개선할 의지가 있는 의문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은 피해자나 보호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했고, 피해회복을 위한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고 있다"며 "동종범죄로 처벌 받은 전력이 있는 등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A씨는 2016년 4월 강제추행으로 집행유예형을 받아 신상정보 등록대상자가 됐지만, 새로 개통한 휴대전화를 관할 경찰서에 신고하지 않은 혐의도 받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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