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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 협업해 CO2 분자 분해과정 실시간 포착

등록 2020.11.06 19: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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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화탄소 제거 및 유용 물질로 전환 가능한 화학반응 증거 제시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연구결과 게재

[대전=뉴시스] 실시간으로 관찰한 로듐 촉매 표면의 모습. 규칙적인 격자모양으로 강하게 흡착된 일산화탄소 배열과는 달리 이산화탄소는 불규칙하게 약하게 흡착돼 있다.

[대전=뉴시스] 실시간으로 관찰한 로듐 촉매 표면의 모습. 규칙적인 격자모양으로 강하게 흡착된 일산화탄소 배열과는 달리 이산화탄소는 불규칙하게 약하게 흡착돼 있다.

[대전=뉴시스] 김양수 기자 =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CO2)를 제거해 유용한 물질로 전환할 수 있는 새 화학반응을 국내 연구진들이 제시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물질 및 화학반응 연구단 박정영 부연구단장은 문봉진 교수(GIST 물리·광과학과), 김현유 교수(충남대 신소재공학과) 연구팀과 함께 이산화탄소 분자가 로듐(Rh) 촉매 표면에서 분해되는 순간을 처음으로 직접 관찰하는데 성공했다고 6일 밝혔다.
 
지구 온난화를 가속시키는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를 유용한 물질로 전환할 수 있는 기술이 최근 활발히 연구되고 있지만 이산화탄소는 화학적으로 매우 안정돼 있어 전환과정에 높은 에너지가 소모된다.

이에 따라 최적 반응경로 설계 및 전환 효율 향상을 위해 이산화탄소의 분해 메커니즘을 면밀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나 이산화탄소 분해 과정의 화학적 메커니즘을 원자 수준에서 정확히 밝힌 연구는 아직 없다.

연구진은 실제 반응환경에서 이산화탄소 분해과정을 실시간 관찰하는데 도전했다. 크기가 수 옹스트롬(1Å·10의 마이너스 10m)에 불과한 이산화탄소 분자는 화학 반응기 내부 압력이 충분히 증가하면 촉매 표면에서 스스로 구조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우선, 연구진은 머리카락 두께의 10만 분의 1 해상도를 가지는 상압 주사터널링현미경(AP-STM)을 활용해 로듐 촉매 표면에 맞닿은 이산화탄소 분자의 변화를 관찰했다.

관찰 결과, 가로·세로 폭이 각각 2~5㎚인 로듐 촉매 표면에서 이산화탄소 분자들이 서로 충돌하다 결국 일산화탄소로 분해되는게 확인됐다.

김현유 충남대 교수는 "우리가 살아가는 상압 환경은 크기가 작은 이산화탄소 분자 입장에서는 상당한 에너지를 공급받는 고압 환경"이라며 "주변 압력으로 인해 단위 면적 당 분자 간 충돌횟수가 비약적으로 높아지며 분자가 불안정해지고, 최종적으로 분해에 이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구진은 '거대 빛 현미경'으로 불리는 방사광가속기를 활용해 로듐 촉매 표면의 미세한 화학 결합 에너지 변화를 측정했다.

 이를 통해 상압 환경에서 반응 시작 후 일산화탄소가 서서히 증가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 구조변화를 일으킨 이산화탄소의 전자구름(원자내부의 특정 위치에 존재할 수 있는 전자 위치의 확률적 분포) 밀도 차이가 로듐 촉매 표면에서 극대화된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이는 로듐 촉매의 표면에서 이산화탄소의 분해가 시작된다는 증거다.

이번 연구성과는 6일 오후 7시(한국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IF 12.121)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논문명:How Rh surface breaks CO2 molecules under ambient pressure.
 
문봉진 GIST 교수는 "지구온난화의 원인으로 지적받는 이산화탄소의 효과적 제거와 활용을 위해서는 이산화탄소의 분해 메커니즘을 낱낱이 파헤쳐야 한다"며 "이번 연구는 실험과 계산과학의 공동연구로 표면 이산화탄소의 변화를 원자 수준에서 관찰하고, 후속 연구를 위한 표준 방법론을 제시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박정영 IBS 부연구단장은 "이산화탄소가 촉매 표면에서 스스로 분해된다는 이론은 오래 전 제시됐지만 실험 증거가 뒷받침되지 않아 40여 년간 난제로 여겨졌다"며 "향후 이산화탄소의 전환률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연결고리를 규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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