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 선제 대응에도 퇴근길 결국 '대란', 왜…"이례적 상황 겹쳤다"
4일 폭설로 교통대란·낙상사고 시민 불편 잇따라
'제설작업 제대로 했나' 시민들, 정부·지자체 지적
서울시 "선제 대응에도 많은 눈에 제설작업 한계"
행안부도 "예보 뛰어넘는 대비" 밝혔지만 "이례적"
폭설 반복 가능성…"제설 중요하나 시민의식 중요"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폭설 후 한파로 도로 곳곳이 얼어붙은 지난 5일 오전 서울 중구 충무로역 인근에서 시민들이 빙판길을 조심히 걷고 있다. 2025.12.05. kch0523@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12/05/NISI20251205_0021086185_web.jpg?rnd=20251205083614)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폭설 후 한파로 도로 곳곳이 얼어붙은 지난 5일 오전 서울 중구 충무로역 인근에서 시민들이 빙판길을 조심히 걷고 있다. 2025.12.05. [email protected]
정부와 서울시는 이례적인 짧고 강한 눈으로 대응에 일부 한계가 있었다는 입장이지만, 이상 기후에 따른 잦은 폭설이 예고됐던 만큼 사전 대비가 미흡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6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서울과 경기, 인천, 강원 등 4개 시·도에 발효된 대설 특보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가동이 전날 모두 해제된 가운데, 이번 눈으로 인한 인명 피해와 시설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올겨울 첫눈이 폭설로 이어지면서 곳곳에선 교통 대란과 낙상 사고 등 시민 불편이 잇따랐다. 차량 고립과 낙상 사고 등으로 신고된 소방 활동은 하루 사이 총 570건에 달했다.
실제 서울 전역은 4일 오후 6시를 기해 많은 눈이 내리며 대설주의보가 발효됐다. 이후 도로에 3~6㎝의 눈이 쌓이면서 퇴근길 극심한 교통 정체가 빚어졌다. 도로 일부 구간에서는 차들이 장시간 고립되기도 했다.
직장인 권오민(40)씨는 "여의도에서 집까지 차로 20분도 안 걸리는데, 1시간 넘게 걸렸다"고 했다. 경기도 성남시에 사는 황지윤(32)씨는 "사고가 잇따르면서 도로 앞이 전혀 움직이지 않아 두 시간 가까이 도로에 갇혀 있었다"고 말했다.
쌓인 눈이 영하권 날씨에 녹지 않고 그대로 얼어붙으면서 이튿날 아침에는 빙판길이 형성됐다.
불가피하게 자차를 끌고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은 '거북이 운행'을 했고, 도보로 이동하는 시민들은 길이 미끄러운 탓에 종종걸음으로 위태롭게 발걸음을 옮겨야 했다.
엉덩방아를 찧거나 넘어지는 시민들도 있었다.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에 사는 양모(25)씨는 "아침에 출근하는데 앞에 가던 중년 남성분이 넘어지셨다"며 "놀라서 부축을 해드렸는데, 허리와 손목을 다치신 것 같았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서울·인천·경기·강원 대설주의보 발효된 지난 4일 서울 남산을 찾은 관광객들과 시민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2025.12.04. myjs@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12/04/NISI20251204_0021085875_web.jpg?rnd=20251204200107)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서울·인천·경기·강원 대설주의보 발효된 지난 4일 서울 남산을 찾은 관광객들과 시민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2025.12.04. [email protected]
서울 양천구에서 종로구로 출근하는 최유빈(30)씨는 "출근길 제설이 생각보다 많이 안 돼 있어 놀랐다"며 "보행자 도로는 정리가 잘 되지 않아 불편했다"고 말했다. 대학생 김정민(21)씨도 "골목길은 제설 작업이 거의 되지 않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관할 지자체인 서울시는 퇴근길 폭설이 예보됨에 따라 비상대응체계 가동 등 선제 대응에 나섰다는 입장이다.
시는 강설 4시간 전인 오후 2시부터 서울 전역에 제설 비상근무 1단계를 발령하고, 제설 상황실을 가동했다. 또 시와 자치구 인력 5052명, 장비 1145대를 투입해 올림픽대로 등 주요 도로에 제설제를 살포했다.
그러나 짧은 시간 많은 눈이 집중적으로 내린 데다 도로 곳곳이 통제되면서 제설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시는 "제설제는 차량 통행의 마찰을 통해 활성화되는 게 정상적인 작동 과정"이라며 교통량이 증가하면서 제설차가 도로에 진입하지 못한 점, 기온이 급격히 영하로 떨어지며 도로가 빠르게 결빙된 점도 주요 원인으로 분석했다.
김병민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이와 관련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서둘러 대비했지만, 시민 여러분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며 "시민 여러분께 큰 불편을 드렸다. '서울시가 더 잘 했어야 한다'는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서울·인천·경기·강원 대설주의보가 발효된 4일 오후 서울 중구 거리에 눈이 내리고 있다. 2025.12.04. hwang@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12/04/NISI20251204_0021085863_web.jpg?rnd=20251204195057)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서울·인천·경기·강원 대설주의보가 발효된 4일 오후 서울 중구 거리에 눈이 내리고 있다. 2025.12.04. [email protected]
재난안전 컨트롤타워인 행안부도 이번 사태와 관련해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모습이다.
정부는 지난달 '2025~2026년 겨울철 자연재난(대설·한파) 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심화되는 이상기후 등에 따른 제설 대응 강화 등 철저한 사전 대비를 강조한 바 있다.
행안부는 "지난 겨울 폭설과 한파로 인한 피해를 고려해 예보를 뛰어넘는 기상 상황까지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17개 시·도에 제설제, 제설장비 구매 등을 위한 대설 재난대책비(재난특교세) 100억원을 선제적으로 지급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행안부 관계자는 "1시간 반 만에 눈이 다 쏟아지는 등 이례적인 상황이 겹쳤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기상청은 폭설 전날 브리핑을 통해 '시간당 1~3㎝의 눈이 오겠다'고 예보한 바 있다. 갑작스레 강한 눈이 내리자 시간당 5㎝ 이상 눈이 쏟아져 교통에 불편이 초래될 수 있다는 내용의 '대설 재난문자'를 처음 발송하기도 했다.
문제는 기상 이변으로 집중호우 같은 양상의 이러한 폭설이 올겨울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기상청은 "12월까지는 찬 공기 유입 여부에 따라 이번과 같은 '기습 폭설'이 다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행안부 관계자는 "이번처럼 갑작스런 폭설과 관련해서는 기상청 등 관계부처와 과거 데이터를 살펴보면서 대응 양상 등을 연구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선 이번 폭설로 정부와 지자체의 제설 작업이 문제로 부각되고 있지만, 대중교통 이용이나 내 집 앞 눈 치우기 같은 시민 의식과 참여도 중요하다고 제언한다.
이영주 경일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제설에 집중해야 되는 부분도 있지만, 미리 한다고 제설 효과를 더 높일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그보다 시민들도 많은 눈이 내렸을 때 좀 더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능력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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