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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홍지영 감독 "'새해전야', 외로움에서 출발…다음은 '졸업전야'"

등록 2021.02.08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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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전야' 이어 '전야' 시리즈 개봉

김강우·이연희, 두 번째 '전야' 호흡

"최수영·유태오 커플 조합,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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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홍지영 감독.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2021.02.0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결혼전야' 이후 고민이 됐어요. '전야'라는 말이 요즘 친구들에게 어떻게 느껴질까. 하지만 '전야'만큼 낯설고 설레는 느낌의 단어가 없더라고요."

홍지영 감독이 지난 2013년 개봉한 '결혼전야'에 이어 영화 '새해전야'로 새롭게 찾아왔다. 최근 화상으로 만난 그는 "두 번째 시리즈를 처음 기획했을 때는 '러브스토리'였다. '전야'로 형식을 맞추고 시기적인 내용으로 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여행을 다녀온 후보다 가기 전에 설렘 등 많은 감정이 들잖아요. 인생의 중요한 때에 설렘과 두려움, 기대 등 여러 복합적인 감정이 있죠. '전야' 시리즈로 이름을 유지하고 1, 2, 3편 내용을 달리하자 싶었죠."

'새해전야'는 인생 비수기를 끝내고 새해엔 조금 더 행복해지고 싶은 네 커플의 두려움과 설렘 가득한 일주일을 그렸다. 취업, 연애, 결혼 등 누구나 경험하고 겪을 수 있는 가장 보편적인 고민을 네 커플의 이야기 속에 담았다.

배우 김강우, 유인나, 유연석, 이연희, 이동휘, 천두링, 염혜란, 최수영, 유태오가 출연했다. 이중 김강우, 이연희는 '결혼전야'에 이어 다시 홍 감독과 호흡을 맞췄다.

 "특별히 두 사람과 해야겠다고 작심한 건 아니었어요. 새 이야기에 누가 잘 어울리고 좋을까 고민했고, 김강우·이연희 두 배우와 함께하게 됐죠. 나중에 다른 배우들한테 전화를 받았는데, 미안했어요. '다음에 만나자'고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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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홍지영 감독.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2021.02.07. photo@newsis.com

"코로나19 관통하는 영화…외로움과 행복 말하고 싶었다"
배우들은 홍 감독이 그들의 장점을 잘 살려낸다며 신뢰를 보였다. 이에 홍 감독은 "연출과 연기를 하는데 엄청난 틈을 채워야 한다"며 현장 안팎에서 배우들과 일상을 나눈다고 했다.

"시나리오는 가이드일 뿐이에요. 캐릭터나 대사를 배우에게 맞춰서 고치고 자유를 주는 편이죠. 배우와의 관계가 유기적이어야 해요. 어떤 고민을 하는지, 친구처럼 계속 일상을 나눠요."

크리스마스부터 새해까지 일주일을 택한 까닭은 뭘까. "결심하거나 후회하는, 가장 고민하는 시기가 새해 일주일 전"이라며 "그 시기의 복합적인 감정과 고민을 응축해서 표현해보려 했다"고 밝혔다.

특히 외로움에 초점을 맞추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네 커플은 이혼, 번아웃, 사기, 장애 등 각각의 상처를 지닌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담아냈다. 홍 감독은 "외로움은 공통분모"라며 "외롭지 않은 사람이 있나. 외로움은 당연한 건데, 왜 낯설까. 그 화두가 제 영화의 출발"이라고 말했다.

"'키친'부터 '새해전야'까지 장편 네 편의 목적은 하나였어요. '모두가 행복할 순 없나요?', 이 질문을 하고 싶었죠. 진부한 화두 같지만, 사실 귀하죠. 모두가 바라는 건데, 왜 행복을 말하면 뻔한가요. 어떤 의미에서 코로나19를 정확하게 관통한 영화에요. 한 커플에 집중할 수도 있지만, 좋은 경험의 가짓수를 한 영화에서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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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영화 '새해전야' 스틸.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2021.02.07. photo@newsis.com

영화 속 좋아하는 장면으로는 국제결혼을 앞둔 '야오린'(천두링)이 '용찬'(이동휘)의 누나 '용미'(염혜란)와 말이 통하지 않아도 감정이 통하는 순간을 꼽았다.

"네 커플 다 소중하지만, 찍을 때 제 마음을 움직인 신이에요. 야오린과 용미가 (번역)앱을 사이에 두고 대화를 나누면서 외로움을 말해요. 용미는 동생 커플의 소통 부재에 가교 역할을 하죠. 서로 말은 통하지 않지만 감정으로 통하는 느낌이 고스란히 스크린에 담겼어요."

유연석과 이연희의 이야기는 한국의 정반대 편인 아르헨티나를 배경으로 한다. 일도 연애도 마음처럼 되지 않아 무작정 여행을 떠난 '진아'가 번아웃에 아르헨티나로 도망쳐 와인 배달원을 하는 '재헌'을 만나면서 시작된다.

"저도 일탈을 꿈꿀 때가 있어요. 이 커플은 열린 엔딩을 원했죠. 일주일의 시간에 아르헨티나에 가서 낯선 사람을 만나 이구아수 폭포까지 같이 가죠. 관계의 완성까지 보여주는 건 무리였고, 감정이 완성된 채로 보이지 않았으면 했어요."
남편 민규동 감독, 제1의 모니터 요원…유태오 배우도 추천
유태오와 최수영 커플의 조합은 시험대였다. 유태오는 장애가 있는 패럴림픽 스노보드 국가대표 선수 '래환' 역을, 최수영은 그의 오래된 연인 원예사 '오월' 역을 맡았다. "새로운 커플을 원했다. 유태오나 최수영은 각각의 매력을 갖고 있는데, 커플이 되면 어떤 시너지가 될까 결과가 궁금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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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영화 '새해전야' 포스터.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2021.02.07. photo@newsis.com

"최수영 배우는 '순정만화'부터 연기경력이 꽤 됐는데 아이돌 이미지가 컸고, 긴 호흡을 못 봐서 가늠하기가 사실 어려웠어요. 하지만 이미지적으로 굉장히 마음에 들었고, 궁금했죠. 유태오 배우는 (남편인) 민규동 감독 추천이 있었어요. 그의 팬이 민 감독 메일로 몇 년에 걸쳐 끊임없이 소식을 전했고, 결국 들여다보게 됐죠. 독특한 매력을 갖고 있었어요."

이혼 4년차 형사 '지호' 역의 김강우와 이혼 소송 중 신변 보호를 요청한 재활 트레이너 '효영' 역의 유인나는 지난 사랑의 실패와 새로 찾아온 사랑의 모습을 그린다. 홍 감독은 "소품 하나도 중요했다. 도자기를 만드는데 두 사람의 상황에 비춰 부드러운 물레가 아니라 깨진 걸 다시 붙이게 하는 게 의미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시리즈 두 번째 작품이지만, 작업은 쉽지 않았다. 그는 "모든 게 새롭고 어렵다. '결혼전야' 때 한번 해봤으니까 이번에는 수월하지 않을까 했는데, 편집하면서 오판했다고 깨달았다"고 웃었다.

"네 커플, 9명은 쉽지 않죠. 세 커플로 줄여볼까 하면 이야기가 부족해요. 현재 형식으로 밀도 있게 조절하는 게 필요했죠. 관객도 달라졌고, 두 번 만난 배우라고 해도 6년 전과 같지 않아요. (좀 더 쉬워지는 건) 세 번째 시리즈부터일 것 같아요."

남편인 민 감독은 늘 엄격한 제1의 모니터 요원이다. "가장 철저하고 걸러지지 않는 언어로 모니터를 듣게 되는 첫 번째 사람"이라며 "역시 쓴 약은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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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홍지영 감독.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2021.02.07. photo@newsis.com

"제가 항상 상처를 호소하죠. 그러면 나중에 손댈 수 없을 때 듣는 게 좋냐고 물어요. 어른이어도 주사 맞기 싫고 약 먹기 싫은 건 똑같죠.(웃음) 저희는 파트너고, 고민도 비슷해요. 연출 영역에서 영화의 완성도나 작품성을 서로 의심하지는 않죠. (민 감독이) '새해전야'를 즐겁게 봤고 선전하기를 기원하죠."

다음 시리즈는 '졸업전야'다. "졸업에 여러 의미가 있다. 학교 졸업은 물론 일을 그만두는 것도, 졸혼도 있다"고 말했다.

"어떤 한 관계를 마무리할 때 졸업이라고 할 수 있죠. '결혼전야', '새해전야'보다 세대와 주제가 확장돼요. (민 감독이 연출한)'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정도로 세대 스펙트럼을 넓힐 수도 있죠. 이번에도 네 커플의 이야기를 만들지 않을까 해요."


◎공감언론 뉴시스 ak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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