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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음기 숨겨 학교에 보냈더니...'훈육과 학대' 그 아슬아슬한 경계

등록 2021.09.21 22: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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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잘못된 행동, 성격·인성 탓으로 돌려선 안 돼
학대, 행동의 대가에 초점…훈육, 결과 이해시켜
제대로 된 훈육은 기회·대안 마련해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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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임하은 수습 기자 = 초등학교 담임 교사가 반 학생을 정서적으로 학대해 지난 15일 경찰에 입건 됐다.

아이가 불안 증세를 보이자 부모가 주머니에 녹음기를 넣어 등교시켰고 교사의 학대 정황이 드러났다. 담임 교사는 다른 학생들 앞에서 아이를 '거짓말쟁이' '나쁜 어린이' '우리반 학생이 아니다' 등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교사는 "훈육 차원에서 한 말이며 학대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어디까지가 학대이고 어디까지가 훈육인지 그 경계는 늘 모호하다.

이보현 아동가족상담센터 소장이 여성가족부 공식 블로그에 올린 칼럼에 따르면, 교사뿐만 아니라 부모도 학대를 훈육으로 오해하기 쉽다.

코로나19로 온라인 수업이 확대 시행된 지난해에는 아동학대 건수가 8732건으로 2016년 대비 65%로 대폭 증가했다.
아동이 가정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언어폭력, 체벌, 가정폭력 목격 사례가 증가했고 부모 역시 양육 스트레스가 늘어난 탓이다.

아이가 잘못된 행동을 하면 아이의 인성을 비난하고 조롱하는 것이 그 예시다. 아이의 잘못된 행동을 '성격' 탓으로 돌리게 되면 아이는 행동을 고칠 수 없다. 본인의 잘못이 타고난 성격 때문이라고 생각하며 스스로를 '나쁜 아이'로 간주해버리기 때문이다.

바람직한 훈육은 아이의 잘못된 '행동'에 초점을 맞추지만, 학대는 잘못을 한 '아이'에게 초점을 맞춘다.

아이는 어리고 미숙하기 때문에 자신이 어떤 행동을 하기 될 지 알지 못한 채 잘못된 행동을 하기도 한다. 이때 필요한 것은 잘못된 행동을 초래한 결과를 아이에게 이해시키는 것이다. 그 행동이 왜 잘못됐는지, 자신의 행동이 타인과 상황에 미치는 영향, 특히 감정에 대해 알려주는 것이다.  

반면, 학대는 행동의 대가에 초점을 둔다. '잘못했으면 혼난다'는 전제 하에 벌을 주는 것이다. 이런 태도는 잘못의 이유에 대해 설명할 기회를 아이에게 주지 못해 아이를 혼란스럽게 만든다.

아이가 잘못을 하는 이유 중 하나는 스스로의 욕구를 채우는 방법을 잘 모르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아이에게 대안을 제시해주는 훈육이 필요하다. 겁을 주거나 신체적 처벌로 아이의 행동을 제한하는 것은 일시적이다. 아이가 문제 해결 방법을 인지하지 못하면 유사한 상황에서 전과 똑같이 행동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보연 소장에 따르면, 아이가 반복해 잘못된 행동을 할 때는 행동의 대안을 마련해주는 것이 포인트다. 아이의 성격을 비난하고 육체적 처벌을 주는 것 대신 대안을 제시해주고 아이를 이해시킬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만약 부모가 스트레스를 받아 아이의 행동을 부정적 관점으로만 보게 된다면 아이를 탓하는 말을 하기 쉽다. 그럴 때는 잠시 시간을 갖고 아이와 거리를 두거나, 상대 배우자에게 훈육을 맡기는 지혜도 필요하다.

양육자가 스스로를 돌보고 다스릴 시간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이 소장은 말한다. 근본적으로 양육자가 평온해야, 양육자에게 지대한 영향을 받는 아이도 행복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추석 연휴 때는 아이와 부대끼는 시간이 평소보다 길어진다. 부모는 모처럼 맞은 연휴 기간에도 육아를 이어가야 하는 고충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기간을 아이와 정서적으로 교감하며 이해하는 시간으로 삼는다면 추석 이후 아이와의 관계성은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rainy7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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