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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경·공 왜 이러나…대장동·고발사주 연이은 '헛발질 수사'

등록 2021.10.30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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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대장동 특혜 수사 실체 윤곽 안 잡혀

유동규 '배임' 기소 않자 윗선 수사 의지 의심

경찰, 화천대유 의심스런 자금 흐름 첩보 뭉개

'고발사주' 공수처, 손준성 영장 기각에 위기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대장동 의혹'으로 재소환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왼쪽)씨와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가 지난 21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2021.10.21.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대장동 의혹'으로 재소환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왼쪽)씨와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가 지난 21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2021.10.21. [email protected]

[과천=뉴시스]김지훈 기자 =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이른바 '고발사주 의혹'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큰 가운데 수사기관이 잇따라 허술한 모습을 보여 빈축을 사고 있다.

여야 유력 대선 주자도 수사 선상에 오른 사건임에도 수개월째 실체의 윤곽조차 잡지 못하면서 진영 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특혜 의혹 전담수사팀은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 등을 소환하며 한 달째 수사를 이어고 있는 가운데 의혹의 실체는 아직 드러나지 않고 있다.

'대장동 설계자'로 지목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구속, 뇌물 등 혐의로 재판에 넘기는 등 진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구속영장에 포함됐던 수천억원대 배임 혐의가 빠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성남=뉴시스] 김종택기자 =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개발 의혹 사건 전담수사팀이 지난 15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청에서 대장동 개발사업의 특혜 의혹과 관련한 압수수색을 마친 뒤 압수품을 옮기고 있다. 2021.10.15.jtk@newsis.com

[성남=뉴시스] 김종택기자 =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개발 의혹 사건 전담수사팀이 지난 15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청에서 대장동 개발사업의 특혜 의혹과 관련한 압수수색을 마친 뒤 압수품을 옮기고 있다. [email protected]

배임 의혹은 초과이익환수 조항이 삭제된 채 협약을 체결해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얻었어야 할 개발 수익을 얻지 못했다는 것 등이 핵심이다. 이 의혹은 이재명 전 경기지사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검찰이 유 전 본부장을 기소하면서 배임 혐의를 빼자 윗선 수사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일었다.

검찰은 관련 비판에 배임 혐의의 경우 공범관계 및 구체적 행위부담 등을 명확히 한 후 처리하겠다고 밝혔으나 '꼬리자리기' 하려는 거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는 여전하다. 유 전 본부장의 '일탈'로 마무리될 거라는 우려도 나온다.

검찰의 수사 의지를 의심할만한 대목도 적지 않다. 검찰은 수사 착수 3주가 지나서야 성남시청 시장실·비서실을 압수수색했다. 남 변호사를 귀국 즉시 체포해놓고 석방하고, 김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가 기각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성남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이 불거진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지난달 27일 오전 서울 용산구 용산경찰서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1.09.27.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성남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이 불거진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지난달 27일 오전 서울 용산구 용산경찰서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1.09.27. [email protected]

무엇보다 검찰이 유 전 본부장 압수수색에서 확보 못 한 휴대전화를 경찰이 뒤늦게 찾아내면서 검찰 수사팀이 "송구하다"고 사과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부실수사 논란이 초동수사 부실에서 시작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찰이 첫 단추를 잘못 꿰었다는 것이다. 경찰은 지난 4월 금융정보분석원(FIU)으로부터 화천대유의 2019년 금융거래 내역 중 의심스러운 자금 흐름이 있다는 내용의 첩보를 건네받고도 제때 수사에 착수하지 않았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4월20일 이성문 화천대유 대표의 출석을 요청했는데 실제 조사는 5월25일에 이뤄져 피의자들에게 시간을 벌어줬다고 비판받았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고발사주 의혹 사건의 핵심 당사자로 지목돼 공수처에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손준성 검사(전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가 지난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후 법정을 나서고 있다. 2021.10.26.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고발사주 의혹 사건의 핵심 당사자로 지목돼 공수처에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손준성 검사(전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가 지난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후 법정을 나서고 있다. 2021.10.26. [email protected]

윤석열 전 검찰총장 시절 검찰의 범여권 인사 고발사주 의혹을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 역량도 도마에 올랐다.

지난 20일 이번 사건의 핵심 피의자인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전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에 대해 체포영장을 청구했다가 기각되자 사흘 만에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이 또한 기각되면서 무리하게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더욱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손 전 정책관이 고발사주 관련 고발장 작성 및 전달 등을 지시했다는 뚜렷한 물증을 제시하지 못한 데다가 구속영장 청구서 곳곳에 '성명불상' 검찰 관계자가 관여됐다는 식의 표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부실 수사 지적도 커지고 있다.

[과천=뉴시스] 고범준 기자 =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이 지난 26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공수처로 출근하고 있다. 이날 윤석열 전 검찰총장 시절 검찰의 '고발사주' 의혹을 받는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전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이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는다. 2021.10.26. bjko@newsis.com

[과천=뉴시스] 고범준 기자 =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이 지난 26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공수처로 출근하고 있다. 이날 윤석열 전 검찰총장 시절 검찰의 '고발사주' 의혹을 받는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전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이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는다. 2021.10.26. [email protected]

공수처는 내주 피의자 소환 조사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방침이다. 내달 2일께 손 전 정책관이 공수처에 출석할 거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또한 김웅 국민의힘 의원도 내주 공수처 소환조사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공수처는 손 전 정책관 등을 상대로 '손준성 보냄' 고발장이 지난해 4월 총선을 앞두고 당시 미래통합당 후보자 신분이던 김 의원 손에 들어간 경위를 집중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수사정보정책관실 검사들에게 어떤 지시를 했는지, 일련의 과정에 윤 전 총장의 지시나 승인, 아니면 묵인이 있었는지 등도 캐물을 전망이다.

다만 손 전 정책관은 일관되게 자신의 혐의를 부인해온 데다가 압수된 휴대전화 비밀번호 해제 등에 협조하지 않는 등 방어권을 적극 행사하고 있어 공수처가 유의미한 진술을 확보할지는 미지수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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