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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델타 능가할까…"전파력 높지만 치명률 낮을 것"

등록 2021.11.30 12: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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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오미크론 세계적 위험성 매우 높아" 경고

전문가들 "전파력 높지만 접종시 치명률 낮을 것"

우려 시기상조 지적…"할 수 있는 것 계속해야"

일각 "기존 백신으로 방어 어려워…몇 주 뒤 판단"

[하라레=AP/뉴시스] 29일(현지시간) 짐바브웨 수도 하라레에서 한 남성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벽을 소독하고 있다. 2021.11.30.

[하라레=AP/뉴시스] 29일(현지시간) 짐바브웨 수도 하라레에서 한 남성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벽을 소독하고 있다. 2021.11.30.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신종 변이 '오미크론'의 전 세계적 위험성이 매우 높다고 경고한 가운데, 오미크론이 기존 델타 변이를 능가하는 치명성을 보일지 놓고 전문가 의견이 분분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WHO는 이날 오미크론 변이가 확진자 급증을 야기할 수 있으며, 전 세계적 위험성이 매우 높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오미크론의 영향력을 판단하기엔 시기상조라면서도, 오미크론이 전파력은 높지만 치명률은 낮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측하고 있다.

바이러스는 일반적으로 더 많이 번성하기 위해 치명성이 약화되는 경향을 보이는데, 현재까지 파악된 증거로 판단할 때 오미크론도 이 패턴을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앞서 발현한 알파와 델타 변이의 경우 확진자가 빠른 속도로 증가한 반면 사망 및 중증 발생률은 안정 수준을 유지했던 것과 같이, 아직까지 오미크론이 더 많은 중증 환자를 발생시킨다는 점을 제시하는 증거는 없다는 설명이다.

배리 슈브 남아공 정부 백신자문위원장은 "오미크론은 현재까진 가벼운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좋은 징조지만, 아직 초기 단계"라고 설명했다. 남아공 소웨토 한 병원 중환자실 책임자도 "중증 환자 대부분 백신 미접종자"라고 전했다.

이스라엘 공공보건 서비스 책임자인 샤론 알로이-프레이스 박사는 "오미크론은 전파력이 굉장히 크지만, 백신 접종자가 감염될 경우 경증을 앓는 데 그친다"고 강조했다.
[하라레=AP/뉴시스] 29일(현지시간) 짐바브웨 수도 하라레에서 한 소년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관한 에머슨 음낭가과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하는 광고판 앞을 지나고 있다. 2021.11.30.

[하라레=AP/뉴시스] 29일(현지시간) 짐바브웨 수도 하라레에서 한 소년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관한 에머슨 음낭가과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하는 광고판 앞을 지나고 있다. 2021.11.30.


오미크론 영향력을 평가하기엔 아직 초기 단계라며, 최악을 가정하는 건 과학에 기반한 이성적 반응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과학전문 칼럼니스트 칼 짐머는 NYT 기고문에서 "현재로선 오미크론이 이전 변이보다 더 중증을 야기한다는 증거는 없다"며 지나친 우려를 경계했다.

케임브리지대 전염병학자 라기브 알리 교수도 트위터를 통해 "당연히 (오미크론 출현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하지만, 새 변이가 우리를 원점으로 되돌릴 거라는 그럴듯한 시나리오는 없다"고 지적했다.

전염병학자 케이틀린 제틀리나는 "가볍게 여기지 말되, 희망도 버리지 마라. 우리 면역 체계는 놀랍다"며 "환기, 마스크 착용, 유증상 시 검사, 양성 시 격리, 백신 및 부스터샷 접종 등 우리가 할 수 있는 걸 계속하라"고 권고했다.

다만 백신 접종을 전제로 한 관측인 만큼, 전 세계 백신 불균형 해소를 위해 각국이 노력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전 코로나19 자문을 맡은 앤디 슬래빗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선임보좌관은 "남아프리카 국가에 백신 수억회분을 대량 보급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요하네스버그(남아공)=AP/뉴시스] 지난달 21일(현지시간)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인근에서 아기를 업은 한 여성이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는 모습. 2021.11.30.

[요하네스버그(남아공)=AP/뉴시스] 지난달 21일(현지시간)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인근에서 아기를 업은 한 여성이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는 모습. 2021.11.30.


일각에선 기존 백신으론 오미크론을 방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오미크론이 델타(10개), 베타(6개)보다 많은 32개 고유 스파이크 변이를 갖고 있는 만큼, 면역체계가 변이를 인식하게 어렵게 만든다는 설명이다.

시애틀 프레드허친슨 암연구소의 제스 블룸 진화생물학자는 "다른 변이와 돌연변이 관련 연구로 볼 때, 오미크론이 항체 중성화의 현저한 감소를 일으킬 것이라고 꽤 확신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새 변이에 대해 경계하고 대비할 필요가 있다"며 "아마 몇 주 안에 오미크론이 얼마나 퍼지고 있는지, 오미크론에 대항할 백신 개발이 얼마나 필요한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남아공 콰줄루나탈대 전염병 전문의 리처드 레셀스 박사도 "남아공 내 코로나19 재감염 사례 증가를 보고 있다"며 "오미크론이 자연 면역력을 뛰어넘었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경고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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