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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5G 항공기 위험 유발 논란 핵심은 1920년대 개발된 고도계

등록 2022.01.20 12:24:49수정 2022.01.20 14: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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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많은 여객기 착륙과정에서 자동장치로 이용중
통신 및 항공 전문가들 사이 의견 차 너무 커 해결 난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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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미국 디트로이트에 설치중인 5G 중계탑. (출처=WSJ) 2021.11.04.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2차 세계대전 당시 전투기 조종사들을 돕기 위해 개발한 무선고도기가 최근 미국의 5G 모바일 통신 시작을 둘러싼 미 항공청(FAA)와 통신사들간 분쟁의 원인이라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AT&T와 버라이즌 등 미 통신사들은 19일 공항인근의 5G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한하기로 했다. 이 통신 주파수가 여객기의 중요 비행장치의 오작동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경고에 따라 일부 항공사들이 비행을 취소하는데 따른 조치다. 일부 외국 항공사들은 통신사들이 5G 서비스를 제한키로 했음에도 여전히 미국행 항공편을 운항하지 않고 있다.

문제가 된 여객기 장치는 바로 무선 고도계다. 1920년대 개발됐지만 여전히 비행에서 중요한 기능을 담당한다. 조종사들에게 고도와 다른 물체와의 거리를 알려주는 장치다. 일부 항공기의 경우 고도계가 조종사의 수동 입력없이 자동으로 측정 수치를 보여준다. 이 고도계가 사용하는 무선 주파수와 통신사들의 5G 중계기가 사용하는 주파수가 비슷하게 작동한다고 전문가들이 밝혔다.

그러나 통신 전문가들은 5G 주파수가 고도계에 미칠 위험은 전혀 또는 거의 없으며 그마저도 항공사들이 몇 년 동안 대비해왔다고 말한다.

벨 연구소에서 40년 이상 재직한 과학자 로이드 에스펜쉬트가 개발한 고도계는 무선 전파를 쏘아 지상 및 기타 물체와 비행기 사이의 거리를 측정한다. 고도계 전파가 5G전파 간섭으로 제대로 반사되지 못하거나 혼선을 일으키면 고도계는 잘못된 수치를 표시하거나 아예 작동을 멈추게 된다고 피터 레미 전 보잉사 엔지니어가 밝혔다.

조종사들은 대부분의 경우 고도계를 사용하지 않지만 안개가 끼는 등 시야가 좋지 않을 때 고도계에 의존해 착륙한다. 그러나 통신 전문가들은 현대 고도계는 전파 간섭을 걸러낼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항공 전문가들의 또다른 우려는 고도계가 오작동을 함에 따라 그에 연동된 자동조종장치가 오작동해 조종사의 실수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보잉 737 맥스 기종의 추락사고 2건에 이 점이 중요한 이유가 됐다.

항공전문가들은 널리 사용되고 있는 보잉 787기종이 5G 통신의 간섭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한다. 이 기종에서 고도계는 착륙한 뒤 속도를 늦추기 위한 역추력 작동에서 핵심 장치로 사용된다. 이에 따라 고도계를 사용하지 않고 착륙하는 조종사라도 고도계 오작동으로 인해 역추력이 작동하지 않는 것을 막을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이 경우 비행기가 활주로 안에서 정지하기 힘든 상태가 된다.

FAA는 787기종의 자동화 시스템에 5G 통신 간섭으로 오작동하는 사례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보잉 787 기종은 미국에서 137대 전세계적으로 1010대가 운항되고 있다.

이처럼 문제가 많은데도 몇년에 걸친 5G 통신 준비과정에서 문제점이 지적되지 않은 이유와 해결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의문이 생긴다.

이에 대해 항공 전문가들은 자신들의 경고가 주목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미 통신위원회는 항공 전문가들의 경고를 무시한 채 자체적인 조사만을 토대로 5G 통신 주파수 판매를 강행했다. 지난해 2월 통신사들은 주파수 사용료로 800억달러(약 95조3440억원) 이상의 사용료를 내기로 계약했다.

통신위원회와 통신사들은 여전히 항공업계의 경고가 과장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퍼치곳-로스 조지워싱턴대 교통경제학 교수는 문제 해결을 위해선 모든 항공기 모델을 테스트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형 기종은 문제가 없고 구형 기종은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일괄해서 말 할 수 없으며 반대의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FAA는 현재 미국내 항공기의 62%에 대한 점검을 끝냈다고 밝혔다.

항공업계는 5G 통신의 간섭이 없는 표준을 마련하고 있으나 오는 10월 이전에 표준이 발표되기 힘든 상황이다. FAA는 지난 주 5G 간섭이 없는 고도기 모델 5종을 승인했으나 기종과 관련한 승인일 뿐 고도기 모델 자체에 대한 승인은 없었다. 특히 보잉 787기종은 승인받지 못했다.

고도기를 교체하는 것이 해결책이지만 이는 앞으로 몇년이 걸릴 것이라고 레미 보잉사 전 엔지니어가 말했다. 또 비용도 수십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며 항공업계와 통신사 모두 비용 부담을 꺼리고 있다.

이와 관련 정부와 통신업계,  항공업계가 비용을 공동 부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다른 방법으로 잠정적으로 공항 인근 3km까지 5G 중계기를 설치하지 않기로 한 통신업계의 조치를 영구화하는 방안이 있으나 이로 인해 이용자가 불편을 겪는 문제가 남는다.

현재로선 항공업계와 FAA, 통신업계와 미 통신위원회(FCC) 사이의 견해차가 너무 커서 해결 전망이 어둡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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