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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살아나야 2.8% 성장?…금리 올려 경기 위축되면 이마저도 '위태'

등록 2022.05.19 05:00:00수정 2022.05.19 07:2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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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올해 성장률 6개월 만에 3.0%→2.8% 하향 조정

공급망 차질·전쟁 장기화 등 감안하면 낙관적 전망

거리두기 완화 등 민간소비 폭발 성장률 떠받힐 것

금리 인상 소비·투자 위축돼 성장률 추가 하락 우려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해제 첫 주말인 23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 인근 술집 밀집 골목이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2022.04.23. lmy@newsis.com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해제 첫 주말인 23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 인근 술집 밀집 골목이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2022.04.23.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오종택 기자 = 국책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한국 경제가 2.8%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반년 만에 3%대 성장 전망을 2% 후반대로 낮춘 셈인데 악화된 대내외 경제여건을 감안하면 낙관적인 기대치라는 평가다.

코로나19 회복세로 민간소비가 되살아나면서 성장률을 견인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물가 안정을 위한 금리 인상이 당연시 되는 분위기에 소비가 얼어붙으면 달성 불가능한 수치가 될 것이란 지적이다.

19일 KDI에 따르면 전날 발표한 2022년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한국 경제가 2.8%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3.0%보다 0.2%포인트(p) 낮춘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차질은 올해 들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더욱 심화됐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치솟기 시작한 국제유가와 주요국의 고물가, 저성장 기조가 뚜렷해지면서 전 세계가 스태그플레이션 충격의 가시권에 들었다.

이 같은 대외적 불안정한 경제상황으로 인한 충격은 한국 경제에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1분기 코로나19 확산세까지 더해지면서 성장률을 끌어 내린 것으로 평가됐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1분기 민간소비가 안 좋았고 물가상승국면 지속, 금리인상, 대외여건 악화 등으로 경기 하방요인이 발생해 이를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59조원 규모의 2차 추가경정예산이 편성될 경우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0.4%포인트(p)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618tue@newsis.com

[서울=뉴시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59조원 규모의 2차 추가경정예산이 편성될 경우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0.4%포인트(p)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email protected]



이 같은 악조건에도 KDI는 한국 경제가 완만한 회복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는 국제기구나 신용 평가기관의 우려 섞인 전망치와는 달리 소폭 하향 조정에 그친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이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올 성장률 전망치를 2.5%까지 낮춘 바 있다. 조정 폭도 3%대 성장을 전망했던 것에서 0.5%p나 낮춰 KDI보다 훨씬 컸다.

여기에는 코로나19가 뚜렷한 진정세를 보이고, 소비를 위축시켰던 사회적 거리두기가 대폭 완화되면서 그 동안 억눌렸던 민간소비가 서비스 산업을 중심으로 폭발해 성장률을 떠받힐 것이란 낙관적 견해가 깔렸다.

59조원 규모로 편성한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이 실제 집행되면 성장률에 상당한 반등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평가도 반영됐다. KDI는 2차 추경으로 0.4%p의 성장률 상승 효과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정규철 실장은 "민간소비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가운데 (2차 추경 등) 재정지원 효과도 반영되면서 올해 서비스 소비를 중심으로 반등한 후 내년에도 견실한 회복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했다. 실제 KDI는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은 전년 대비 3.7%, 내년은 3.9%로 예상했다.

반대로 원자재 수급 불안과 에너지 가격 상승, 글로벌 공급망 교란, 물가 불안 등 여러 악조건 속에서 소비마저 예상보다 회복세가 더딜 경우 성장률 전망치의 하향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물가 안정을 위해 기준 금리를 인상하면 소비는 물론 투자도 위축될 수밖에 없어 성장률 저하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2.8% 성장률을 달성하기란 다소 버거운 감이 있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기본적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워낙 거세고 이를 제어하는 과정에서 경제 성장률의 추가적인 하락 위험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금리 인상이 소비도 그렇고 투자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KDI도 "미국 금리인상이 국내 시장금리 상승으로 파급될 경우, 민간소비와 기업투자 여력이 제약될 수 있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않았다.

성장률에 얽매여 소비 진작을 위해 금리 인상을 늦추거나 물가 대응에 소홀하다면 오히려 성장 동력이 떨어져 장기 불황에 빠질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금리를 올리고 물가를 잡으려다 보면 소비 위축 우려가 있을 수 있다"며 "중국의 봉쇄 조치가 계속되고, 4%대 물가 상승률이 지속되면 스태그플레이션으로 갈 수도 있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인도네시아의 팜유 수출 중단 조치와 인도의 밀 수출 금지로 국내 식품 물가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8%로 13년 6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오른데 이어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대에 진입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16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들이 장을 보고 있다. 2022.05.16.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인도네시아의 팜유 수출 중단 조치와 인도의 밀 수출 금지로 국내 식품 물가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8%로 13년 6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오른데 이어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대에 진입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16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들이 장을 보고 있다. 2022.05.16. [email protected]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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