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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워싱턴등 전국에서 총기규제법 강화 촉구 주말 시위

등록 2022.06.12 06:5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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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파클랜드 고교 생존자들 행진 조직

"마지막 장애는 상원" 직접 압박에 나서

11세의 롭 초교생 생존자도 의회에서 증언

[서울=뉴시스] 텍사스주 유밸리의 롭 초등학교에서 사망한 어린이의 관. (사진=소울 샤인 인더스트리 인스타그램 갈무리) 2022.06.02.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텍사스주 유밸리의 롭 초등학교에서 사망한 어린이의 관. (사진=소울 샤인 인더스트리 인스타그램 갈무리) 2022.06.02.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차미례 기자 = 미국 워싱턴시의 내셔널 몰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11일(현지시간) 주말을 맞아 최근 빈발한 총기 난사 사건에 항의하며 더 강력한 총기 규제를 요구하는 시위가 일어났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 날 시위는 최근 텍사스주 유밸디 초교, 뉴욕 버팔로 등에서 연이어 일어난 총기난사 사건을 거론하면서 의회가 총기 규제법을 더 강화해달라고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고 활동가들은 말했다.

뮤리엘 바우저 워싱턴D.C. 시장도  워싱턴에서 두 번째로 열린 " 우리 생명을 위한 행진" ( March for Our Lives )의 집회에서  "나는 시장으로서, 엄마로서 , 수백만명의 미국민과 모든 미국 시장들을 대신해 의회에게 할 일을 빠리 하라고 요구한다.  의회의 임무는 우리를 보호하고 우리 아이들을 총기 폭력으로부터 보호하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이 날 연단에 오른 워싱턴의 연사들은 한결 같이  (총기관련 ) 입법의 가장 큰 장애 요인이 상원의원들의 반대라고 지적하면서 이들에게 행동에 나서거나  다음 선거에 의회에서 쫒겨나거나 선택하라고 압박했다. 

특히 5월 24일 유밸디의 롭 초등학교에서 19명의 어린이들과 2명의 교사가 총기 난사로 희생된 것은 미국민 전체의 총기 문제에 대한 인식에 충격을 주었다고 이들은 말했다.
 
플로리다주 파클랜드의  고교에서 2018년 학생과 교직원 17명이 총격으로 살해되었을 때 살아 남은 학생중의 하나였던 데이비드 호그는 "미국의 정부가 어린이들이 다니던 학교 안에서 19명이나 무참히 몰살 당했는데도 아무것도 막을 수 없었다면,  지금은 그 정부를 갈아치워야 할 때가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초등학교 총격사건 직후 발족한 '우리 생명을 위한 행진'의 공동 창설자이며 사고 직후에도 워싱턴에서 집회를 조직했던 호그는 시위대를 이끌고 " 투표로 쫓아내자"는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다.

같은 파클랜드 고교 생존자이며 이 단체의 공동 설립자인 X 곤잘레스도 의회의 변화를 촉구하는 격한 연설을 했다.  "우리는 살해당하고 있다"고 그녀는 비명을 지르면서,  의회를 향해 " 당신들 신발 크기가 아니라 당신들 나이에 맞게 행동하라"고 호소했다.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목사이 손녀 욜란다 킹도 "이 번은 정치적인 문제가 아니니 이전과는 다르다.  이번 총기규제법은 국민의 생존문제이며 좌 우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옳고 그름의 문제다.  그냥 생각만하고 기도만 해서는 안된다.  용기와 행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파클랜드 총격사건 때 아들 호아킨을 잃은 마누엘 올리버는 연설에서 " 미국의 선출직 의원들이 국내의 총기 폭력 위기를 회피하고 우리 목숨을 구하는 일을 하지않는 동안 학생들은 학교로 돌아가지 않아야 한다"며 행동을 촉구했다. 
 
파클랜드에서도 총격 사건 현장에 모인 시위대가 "젊은 사람들이 총기상점에 들어가서 너무도 쉽게 무기들을 산다"며 항의 집회를 가졌다

고교 체육교사인 남편 크리스 힉슨을 잃었던 아내 데브라 힉슨은 " 집에 가서 텅빈 침대와 식탁의 빈 자리를 보면서 남편이 없어졌다는 것을 실감하며 끝없는 고통 속에 살고 있다"고 말했다 .

그러면서 " 우리는 추억을 만들고 꿈을 나누며 함께 사는 것조차 다 하지 못했다.  총기 폭력이 우리 가족으로부터 그 모든 것을 앗아갔다"고 말했다. 
 
최근 초등학교 총기폭력이 발생한 유밸디의 동쪽에 있는 샌 안토니오 시에서는 이 날 시위대가 " 총기협회를 타도하자"는 구호를 외치며 행진을 했다. 

이들은 플로리다주에서 고교 총격사건 이후 총기법을 강화해 구입 연령을 올리고 대형 무기 구매자의 정신 건강 문제를 고려하게 된 것 처럼 텍사스주에서도 총기규제를 강화하라고 요구했다.
 
미국 하원은 이미 반자동 무기를 구입할 수 있는 연령의 상한선을 올리는 연방 차원의 강화된 총기규제법을 통과시켰다.  상원에서도 초당적인 논의에 따라 이번 주 금요일부터 이 문제를 토의할 것을 합의 하겠다고 밝혔지만,  결국 이는 이뤄지지 못했다.

시위가 시작될 때 캘리포니아에 가 있었던 조 바이든 대통령은 워싱턴 시위대에 메시지를 보내서 " 계속 행진을 하라"고 독려했다.  그리고 의회내의 총기 규제 강화 입법도 협상이 이뤄질 것으로 '어느 정도의 낙관'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대국민연설에서도 총기 규제 강화를 주장하면서 공격용 무기의 구매자 연령을 더 높이는 등 몇가지 조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뉴욕에서도 에릭 애담스 뉴욕시장과 레티셔 제임스 주 법무장관이 나서서 전국총기협회를 고발하고 브루클린 브리지를 건너는 시위대의 활동가들을 격려했다.

메인주의 시위대도 포틀랜드시 법원 앞의 공원에 집결해서 시청까지 시가행진을 벌이며 "총기협회는 오늘 또 몇명의 아이들을 죽였나"는 등 구호를 외쳤다.

포틀랜드의 은퇴한 변호사 존 웨스토프는 성조기를 들고 행진에 참가하면서 "총기 규제가 미국답지 않다는 일부 주장에 반대하기 위해 나왔다"고 말했다.  아이들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합리적인 규제를 하는 것은 대단히 미국다운 조치라는 것이다.

이 날 워싱턴 집회는 주최측이 예상한 5만명에는 못미치는 3만명이 참가했다.

2018년 총격사건 당시에는 전국에서 20만명이 시위에 참가했지만,  이번에는 더 작은 숫자가 모였지만 약 300군데에서 집회와 행진이 벌어졌다.
 
청소년과 젊은 층이 주도한 총기규제 강화 시위는 공화당이 지배하는 플로리다주 의회와 주 정부에 대해서도 효과적인 압박을 가해 총기규제를 강화하는 성과를 이뤘다.  이들은 사건 이후 끈질기게 총기 규제를 요구하면서 유권자 운동에 참여해왔다.

지난 1주일 동안에도 대규모 총기 참사의 생존자들은 상하원 의원들을 향한 로비를 진행했고, 직접 의회에서 나가서 증언도 했다.

이들 가운데에는 최근 롭 초등학교에서 살아남은 11세 여학생 미아 세리요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 어린이는 죽은 친구의 피를 몸에 바르고 죽은 척하면서 총격범의 사격을 피한 경험을  의원들 앞에서 증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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