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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3년째 멈춘 낙태권 보완입법

등록 2022.06.29 16: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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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임하은 기자 = 미국 연방대법원이 최근 낙태 권리를 인정한 판례를 뒤집으면서 세계 각국에서 여성의 권리와 건강권 침해에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이번에 뒤집힌 '로 대 웨이드' 판례는 전세계에서 처음 낙태권을 인정한 사건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019년 4월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위헌 결정이 내려지면서 변화의 계기가 마련됐다. 헌재 결정으로 처벌조항의 효력이 상실하자 임신중절 수술을 집도했던 의사들은 연이어 재판에서 무죄를 판결받기도 했다.

하지만 국내 낙태권 입법의 시계는 여전히 3년 전에 멈춰있다. 헌재는 2020년까지 대체입법 마련을 주문했지만, 국회는 여지껏 대안을 마련하지 못했다.

임신중절 수술이 비범죄화됐음에도 많은 여성들이 제대로 된 의료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의료정보와 서비스를 공식적인 의료기관을 통해 받지 못하기에 약물과 수술의 위험성은 여전하다.

수술 비용 부담도 커졌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지난해 3월 만 19~44세 여성 중 최근 5년 내 임신중단을 경험한 사람 6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헌재 결정 이후인 2020~2021년 임신중단 경험자 중 '의료비용(수술·약물 모두 포함)이 매우 부담됐다'는 응답은 41.4%였다. 이는 2016~2019년 임신중단 경험자들(30.5~31.3%)보다 더 높았다.

헌재는 위헌 결정 당시 "낙태 갈등 상황에 처한 여성은 형벌의 위하로 말미암아 임신의 유지 여부와 관련해 필요한 사회적 소통을 하지 못하고, 정신적 지지와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지 못한 상태에서 안전하지 않은 방법으로 낙태를 실행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낙태가 음지에서 이뤄지는 현실을 짚으며 국가 의료체계 안에서 안전하게 임신중절 수술을 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지적한 것이다.

국회가 주어진 직무를 수행하지 않는 동안 원치 않는 임신을 하게 된 여성들은 여전히 음지에서 위험한 선택에 내몰리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오는 30일 지난 1년간 시행한 인공임신중절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낙태권 보완입법은 보건복지부와 여성계, 의료계의 손을 이미 떠나 국회의 정책적 대응만을 남겨 놓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rainy7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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