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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입양아 수 415명 '최저'…'정인이 사건' 이후 입양 포기 늘어

등록 2022.12.11 10:00:00수정 2022.12.12 13:14:55

'정인이 사건' 후 입양가정 부정적 시선 커져

입양아 수 2016년에 비해 지난해 절반 수준

국회선 '입양아 만13세까지 감독' 법안 발의

입양단체 "입양 가정을 잠재적 범죄자 간주"

전문가 "감독은 필요…극단적 인식 경계해야"

[양평=뉴시스]이윤청 기자 = 정인이 양부모에 대한 첫 재판이 열린 지난해 1월13일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하이패밀리 안데르센 공원묘원을 찾은 시민들이 고 정인 양을 추모하고 있다. 2021.01.13. radiohead@newsis.com

[양평=뉴시스]이윤청 기자 = 정인이 양부모에 대한 첫 재판이 열린 지난해 1월13일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하이패밀리 안데르센 공원묘원을 찾은 시민들이 고 정인 양을 추모하고 있다. 2021.01.1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한재혁 기자 = "예전엔 입양 가정을 축하하기 바빴는데, 이제는 입양을 포기한 사람들을 위로할 일만 쌓여있어요."

1만5370명의 회원을 보유한 입양가정 커뮤니티 '건강한 입양가정 모임'(건모)을 운영하는 강은정(52)씨는 최근 우리사회 입양 상황을 설명하다 거듭 한숨을 뱉었다. 양천구 아동학대 사건 이후 입양 가정에 대한 시선이 따가워지면서 입양을 포기하는 이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정인이가 입양가정에서 장기간 학대를 당하다 사망한 사건이 발생하고 2년이 흘렀지만, 해당 사건을 계기로 생긴 입양가정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입양단체 관계자들은 입양 가정을 잠재적 범죄자로 보는 시선이 입양을 계획했던 이들을 주저하게 만들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11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입양아 수는 415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2016년 입양아 수인 880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출생아 수가 감소하면서 입양 대상이 되는 인구 규모 자체가 줄어든 탓도 있지만, 입양 관련 단체들은 입양가정 아동학대 사건 이후 부정적 인식이 심화된 점을 주된 원인으로 지목했다. 

전국입양가족연대 관계자는 "정인이 사건의 근본적인 문제는 입양가정이 아닌 학대가정에 대한 사후관리 미흡"이라며 "그럼에도 입양가정을 잠재적 범죄자로 보는 사회적 분위기에 부담을 느껴 입양을 포기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건모에서 관리자 역할을 맡았던 입양모 유지숙(56)씨도 "정인이 사건 이후 입양가정에 대한 인식이 나빠져 입양을 주저하거나 포기한 분들이 확실히 많아졌다"고 우려했다.

정인이 사건 이후 일부 네티즌들은 입양가정 커뮤니티로 몰려와 악플을 달기도 했다고 한다. 건모의 경우 '학대하기 위해서 입양했냐'는 등 비난에 시달려야 했다.

유씨는 "카페에서 입양을 희망하는 부부나 입양 당사자가 악플을 볼 수 있어 밤새 댓글들을 지워야 했다"고 토로했다.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정인이 사건' 피의자 입양모에 대한 1차 공판기일을 일주일 앞둔 지난해 1월6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 앞에 시민들이 보낸 조화가 놓여있다. 2021.01.06.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정인이 사건' 피의자 입양모에 대한 1차 공판기일을 일주일 앞둔 지난해 1월6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 앞에 시민들이 보낸 조화가 놓여있다. 2021.01.06. [email protected]


입양가정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국가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여론으로 이어졌는데, 이는 입양가정이나 예비 입양가정에 또 다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4월 사전위탁보호제도 등 법제화를 골자로 하는 '입양특례법 전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사전위탁보호제도는 입양 희망 가정에 입양이 허가되기 전 아동과 가정 내에서 함께 생활하는 제도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부부 중 한 명이 가정에 상주해야하기 때문에 맞벌이 부부를 중심으로 입양 시도가 크게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법안은 지난 7일 국회 상임위를 통과해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도 지난 10월 입양 자녀가 만 13세가 될 때까지 정기적인 가정방문을 통해 입양가정에 대한 점검을 골자로 하는 '입양특례법 일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황 의원 발의안을 두고는 친자와 입양아에 대한 차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행 민법상 입양 절차를 마친 입양아에 대해선 입양부모가 친권을 가지게 돼 친자와 법적 지위상에서 차이가 없게 된다.

유씨는 "만 13세가 될 때까지 점검을 나온다면, 아이에게 입양 사실을 알리지 않은 가정의 경우 비밀이 탄로 날 위험이 크다"고 걱정했다.

전문가들도 제도적으로 국가 감독을 강화할 경우 입양가정을 잠재적 범죄자로 보는 사회 분위기로 연결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수연 홀트아동복지회 회장은 "나빠진 인식, 과한 법원 허가 등으로 인해 입양 포기 사례가 늘고 있다"며 "사후관리도 1년에 3번 하던 것을 이제 6번 하거나, 재산 기준 등 조건이 까다로워져 부담을 느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친생자는 알아서 키우게 하면서 입양으로 자녀를 얻은 가정만 만13세까지 감독을 한다면 인권침해"라면서 "입양 가족을 부정적으로 보는 사회 분위기로 인해 입양을 원하는 가정은 계속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노혜련 숭실대 사회복지학부 교수는 "입양에 대한 관리나 감독은 신중하고 철저하게 이뤄져야 한다"면서도 "다만 정인이 사건 때처럼 무슨 일이 터지면 곧바로 (입양가정을) 잠재적 범죄자나 문제 집단으로 보는 것은 문제다. 입양에 대해 지나치게 긍정적으로 묘사하거나 부정적으로 편견을 갖는 등 극단적인 인식은 개선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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