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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바운드'의 주인공, 항저우 기적 노린다

등록 2023.09.22 13:5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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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양현 3X3 농구 감독, 항저우 아시안게임 출전

프로 2군 거쳐 공익근무요원 하다 우연히 지도자

[서울=뉴시스]3X3 남자농구 대표팀. 왼쪽부터 조현우 매니저, 김동현, 이원석, 이두원, 강양현 감독, 서명진.

[서울=뉴시스]3X3 남자농구 대표팀. 왼쪽부터 조현우 매니저, 김동현, 이원석, 이두원, 강양현 감독, 서명진.

[항저우=뉴시스] 박지혁 기자 =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3×3 남자농구 대표팀의 강양현(41) 감독은 농구계에서 '언더독'(스포츠에서 승리 확률이 적은 팀이나 선수)의 상징 같은 인물이다.

대학농구 2부리그 출신인 그는 프로팀인 인천 전자랜드에 입단한 이후에도 2군을 전전했다. 선배들의 잔심부름만 하던 사실상 매니저였다.

은퇴 이후 공익근무요원을 하던 중 우연한 기회에 찾아온 모교 부산중앙고 코치 자리를 통해 본격적으로 지도자의 길을 걸었다.

인생의 전환점이 된 것은 2012년 전국 대회였다.

그해 5월 제37회 대한농구협회장기 전국 중고농구대회에서 부산중앙고는 겨우 6명으로 선수단을 꾸려 참가, 준우승이라는 드라마를 썼다. 이마저도 예선에서 1명이 다쳐 사실상 5명으로 대회를 치렀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지도자와 길거리농구 출신 학생까지 합류해 꾸려진 '도깨비 팀'이 이뤄낸 성과는 학원 스포츠에 잔잔한 감동을 전했다.

올해 4월에는 장항준 감독을 통해 영화 '리바운드'로 탄생하기도 했다.

강 감독은 2021년부터 조선대 감독과 3×3 남자대표팀 감독을 겸하고 있다. 선수 때 달아보지 못한 태극마크를 처음 가슴에 단 강 감독은 "참 어색하다"고 했다.

공교롭게 아시안게임에 나서는 대표팀은 11년 전, 부산중앙고의 열악했던 환경과 유사하다.

KBL이라는 프로 리그가 존재하는 5대 5 농구와 달리 관심과 지원이 부족하고, 시설이나 환경 역시 열악하다. 대표팀 선발 과정에서도 5대 5가 우선이다.

연령 제한이 있는 3×3 대표팀에는 프로 무대에서 뛰고 있는 젊은 선수들이 포진했다. 서명진(24·현대모비스), 김동현(21·KCC), 이두원(23·KT), 이원석(23·삼성)이다. 리그 정상급 선수는 아니지만 충분한 가능성과 잠재력을 가진 유망주들이다.

강 감독은 "3×3도 같은 농구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몸싸움이 훨씬 격하고, 규칙도 조금 다르다. 처음에는 선수들이 어색해서 헤매는 모습이 많았지만 훈련을 통해 극복했다"고 말했다.

22일 항저우에 입성하는 대표팀은 B조에서 이란, 몰디브, 일본, 투르크메니스탄과 조별리그를 치른다. 조 1위로 8강에 오르는 게 1차 목표다.

강 감독은 "선수들도, 나도 다 처음이나 마찬가지다. 함께 지도하고, 배우면서 나와 선수들 모두 보람을 느꼈다"며 "정말 간절한 마음으로 준비했다. 꼭 금메달을 따고 싶다"고 했다.

25일 이란과 1차전을 치른다. 추석 연휴인 28일에는 일본과 대결한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는 중국에 아쉽게 패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fgl7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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