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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개편 공청회…"상대" vs "절대" 내신 평가방식 '격론'(종합)

등록 2023.11.20 18:04:42수정 2023.11.20 18: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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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2028 대입개편안' 공청회서 보혁 대립

상대평가 지지측 "성적 부풀리기 막을 수 있나"

절대평가 지지측 "작은 학교 불리…자퇴 늘 것"

수능 통합사회·과학 두고 "고교 수업 파행" 우려

"킬러문항보다 더 괴상한 문제 출제될 수 있어"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심민철 교육부 인재정책기획관이 20일 서울 영등포구 FKI회관에서 열린 2028 대학입시제도 개편 시안 공청회에서 발제를 하고 있다. 2023.11.20.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심민철 교육부 인재정책기획관이 20일 서울 영등포구 FKI회관에서 열린 2028 대학입시제도 개편 시안 공청회에서 발제를 하고 있다. 2023.11.20. jhope@newsis.com

[세종·서울=뉴시스]김정현 성소의 기자 = 현재 중학교 2학년부터 적용되는 2028학년도 대학입시제도 개편 시안 공청회에서 고교 내신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의 절대평가 전환 여부에 대해 찬반이 엇갈렸다.

교육부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연 '2028 대입제도 개편 시안 공청회'에 나온 대학 교수와 고교 교사, 학부모, 전문가들은 시안에서 제시된 내신 전(全) 과목 5등급 상대평가제에 엇갈린 시각을 드러냈다.

교육부 시안대로 상대평가를 지지하는 측은 절대평가인 성취평가제가 '성적 부풀리기' 현상을 빚고 있다면서 당장 전면 전환하기는 시기가 너무 이르다는 입장이다.

반면 상대평가로 인한 '줄 세우기'가 여전한 이상 성적 잘 나오는 과목만 학생들은 듣게 되고 학교에서는 가르치게 된다며 절대평가 전환에 나서야 한다는 반론도 제기됐다.

"우리는 교사인가 소설가인가"…내신 부풀리기 우려

강태훈 성신여대 교육학과 교수는 이날 "교육부가 제시한 내신 산출 방안(5등급 상대평가제)은 상대평가의 단점을 최소화하면서 완전한 성취평가(절대평가)를 대비하는 과도기적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 교수는 "소인수과목에서의 1등급 산출을 용이하게 해 경쟁 완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1학년 성적만 과도하게 중시되는 현상, 교사의 평가 부담 증가, 성적 부풀리기, 특정 고교 유형 학생들이 유리해질 것이라는 우려를 효과적으로 방지할 것"이라고 했다.

강윤정 구암고등학교 교사는 "현재 학교 현장에서는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의 '칭찬 인플레' 현상이 매우 심각하다"며 "우리는 '교사인가? 소설가인가?'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회자될 정도로 학생부의 내용이 과장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자신을 교사라고 밝힌 한 청중이 상대평가는 고교학점제 교육과정의 파행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하자, 강 교사는 "내신 성적이 대입의 선발 기준이 되는 한 공정성을 절대 포기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대입 전형자료로 쓰이는 만큼 상대평가 유지는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전국대학교입학관련처장협의회(입학처장협의회) 회장인 김삼열 동의대 입학처장도 "수능과 내신에서의 완전 절대평가로의 변환은 입시 변별력 확보에 어려움이 예상돼 당장 실현하기에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심민철 교육부 인재정책기획관이 20일 서울 영등포구 FKI회관에서 열린 2028 대학입시제도 개편 시안 공청회에서 발제를 하고 있다. 2023.11.20.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심민철 교육부 인재정책기획관이 20일 서울 영등포구 FKI회관에서 열린 2028 대학입시제도 개편 시안 공청회에서 발제를 하고 있다. 2023.11.20. jhope@newsis.com

조상훈 서울·경인지역입학처장협의회장(숭실대 입학처장)은 "고교의 성적 부풀리기가 현실화됐을 때 사후 조치를 통해 바로잡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고교 상대평가 시 "문제풀이 매몰…작은 학교 불리"

반면 상대평가 반대 측은 과목 선택권을 보장한다는 고교학점제 취지와 상충되고, 등급을 현재의 9등급에서 5등급으로 바꿔도 보완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주종한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교육감협) 정책2팀장은 "수능 주요 과목은 9등급, 내신은 5등급으로 상대평가 한 줄 세우기가 유지되면 그에 따라 교실 수업이 단순 암기와 문제풀이에 매몰될 것"이라고 했다.

주 팀장은 "고교학점제 하에서 상대평가가 시행되면 각 과목별로 유·불리 편차가 심해질 수 밖에 없다"며 "수강 인원이 적어질수록 좋은 등급을 받기 어려워지고, 성적이 높은 학생들이 몰리는 과목은 수강 신청을 기피하면서 학생들이 원하는 과목보다 자신에게 유리한 과목으로 쏠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교육감협은 앞서 국가교육위원회에 제안서를 보내 고교학점제 취지를 고려해 고교 내신을 모두 성취평가제(5단계 절대평가)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도경 국민일보 교육전문기자도 "과도기적 제도란 측면은 고려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면서도 "대입 비중이 큰 고교 내신에서 줄 세우기를 유지하며 진로·적성에 따른 맞춤형 수업을 지향한다는 주장은 '따뜻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미라 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 부소장은 '내신 부풀리기 때문에 절대평가는 시기상조'라는 주장에 "대학에서 수능과 학생부(학교생활기록부) 성적을 비교 분석하면 학생들을 충분히 잘 선발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지난해 전교생 100명 이하 소규모 학교가 전체 초·중·고교의 18.7%에 달한다며, 상대평가가 유지될 경우 이런 학교는 1등급을 획득할 수 있는 학생이 줄어들고 고입에서 기피 대상이 될 수 있다고도 우려했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20일 서울 영등포구 FKI회관 앞에서 열란 2028 대입제도 개편을 위한 교육시민사회 단체 연대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2023.11.20.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20일 서울 영등포구 FKI회관 앞에서 열란 2028 대입제도 개편을 위한 교육시민사회 단체 연대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2023.11.20. jhope@newsis.com

정 부소장은 "(내신 등급이) 9단계에서 5단계로 줄어들었다고 해서 등급을 나누는 일이 쉬워진 것은 아니다"라며 "치열해진 경쟁으로 학교는 암기 위주의 선다형 문항 출제를 계속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고교 2~3학년 때 듣게 될 '융합선택' 과목을 예로 들며 과목 성격상 수행평가로만 평가할 수 밖에 없는데, 학생과 학부모 모두 수행평가 100%인 과목을 상대평가로 실시하는 걸 반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자칫 일부 교과목의 내신 성적에 만족하지 못한 경우 수능을 보기 위해 검정고시를 보겠다며 자퇴하는 학생들이 늘어 수 있다는 점도 우려로 지적했다.

수능 통합사회·과학, "1학년부터 무한 반복" 우려

수능에서 선택과목을 폐지하는 대신 탐구는 1학년 수준의 통합사회, 통합과학을 범위로 하는 개편안에 대해서도 고교 수업을 파행 시킬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정 부소장은 "(통합사회·과학을) 수능에서 9등급 상대평가로 실시하면 대부분의 학교는 (3학년까지) 두 과목을 무한 반복하게 될 것"이라며 "킬러문항보다 더한 괴상한 문항이 출제될 것을 예고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 기자는 "통합사회·과학은 절대평가 전환을 검토해봤으면 한다"며 "(두 과목은) 당초 중3~고1 수준에서 설계됐는데 (수능은) 고3과 재수생이 치르는 것이다. 상대평가라면 고난도 문항 출제는 불가피하다"고 했다.

김 처장은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은 고등학교 1학년에서 배우는 것"이라며 "3학년 말 수능을 위해 집중적으로 학습해야 하므로 2,3학년에 배우는 탐구 선택과목 학습이 편파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반면 자녀가 고등학교 3학년과 중학교 2학년이라 밝힌 학부모 신상숙 씨는 "이공계 학생들은 미적분 과목에 대한 학습과 이해를 충분히 하지 못한 채로 대학에 진학하게 된다"며 "일시적인 부담 완화엔 기여할 순 있어도 결과적으로 학생에게 큰 부담"이라고 반론을 폈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20일 서울 영등포구 FKI회관 앞에서 열란 2028 대입제도 개편을 위한 교육시민사회 단체 연대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2023.11.20.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20일 서울 영등포구 FKI회관 앞에서 열란 2028 대입제도 개편을 위한 교육시민사회 단체 연대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2023.11.20. jhope@newsis.com

이처럼 학력 저하를 우려해 '심화수학'을 선택이 아닌 필수 과목으로 격상해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넘어 새로운 과목을 추가하자는 주장도 나왔다.

강 교수는 "물리나 경제 과목에서 뛰어난 적성을 보이고 높은 성취를 보일 경우 국가적 수준에서 평가해 줄 방안은 없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심화물리' 내지는 '심화경제'를 신설하자는 주장이다.

또 청중으로 나온 김성제 한국영어영문학회장(한양대 교수)는 "영어로 상위 성적을 받고 들어온 학생들이 대학에서 영어 성적을 잘 받지 못한다"며 수능 영어 절대평가를 상대평가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대학, "입학 자율성 보장해야…정시 40% 풀어달라"

대학 입학처장들은 서울 주요 대학에서 수능 위주 정시 전형을 활용해 전체 모집인원의 40% 이상 선발하도록 하는 교육부의 규제를 해소해 달라고 촉구했다.

조 처장은 "수능 위주 전형은 학생부 위주 전형에 비해 상대적으로 신입생의 학업 성취도가 현저히 낮고, N수생 비율은 매우 높으며 자퇴 등 중도 탈락률은 매우 높고 국가장학금 수혜율은 매우 낮다"며 "지속적 사교육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으며 N수생 양산, 의대 쏠림 현상을 가속화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날 공청회는 대입 개편안이 민감한 주제임을 반영하듯 시안 철회를 요구하는 진보 성향, 상대평가 유지를 주장하는 보수 성향 교육시민단체 양측이 맞불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대회장에서도 날 선 질문이 오갔다.

사회자가 시간 엄수 차원에서 제한 시간인 3분을 넘겨 길게 질문하는 경우 패널이 답변하지 않도록 조치하자, 일부 청중은 "답변을 왜 선택적으로 하냐", "불공정하고 편파적"이라며 주최 측에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환영사에서 "대입제도는 기회의 공정을 대표하는 매우 민감한 영역"이라며 "공정성에 신뢰를 얻지 못하면 지속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장 차관은 시안에 대해 "미래교육을 지향한다는 이상과 안정적으로 운영한다는 현실이 균형 있게 조화돼야 하는 어려운 숙제를 안았다"며 "융합과 혁신, 공정과 안정을 키워드로 제시하고 만들었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dobagi@newsis.com, so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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