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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 떠있는 대포카메라"…韓의 세계 최고 해상도 관측위성을 보다

등록 2024.02.22 12: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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쎄트렉아이, '스페이스아이-T' 위성 내년 초 스페이스X 로켓으로 발사

세계 1위 수준 '30㎝급 초고해상도' 관측…지상의 차종까지 알아본다

자회사 SIIS, SIA 통해 고해상도 관측 영상·AI 솔루션 등도 국내외 공급

[대전=뉴시스]21일 대전 쎄트렉아이에서 직원들이 세계 최고 해상도의 상용 지구관측위성 '스페이스아이-T(SpaceEye-T)'를 제작하고 있다. 뒤쪽에 보이는 거대한 원통형 물체는 스페이스아이-T에 탑재되는 전자광학탑재체(카메라) 외장이다. (사진=쎄트렉아이 제공)

[대전=뉴시스]21일 대전 쎄트렉아이에서 직원들이 세계 최고 해상도의 상용 지구관측위성 '스페이스아이-T(SpaceEye-T)'를 제작하고 있다. 뒤쪽에 보이는 거대한 원통형 물체는 스페이스아이-T에 탑재되는 전자광학탑재체(카메라) 외장이다. (사진=쎄트렉아이 제공)

[대전=뉴시스]윤현성 기자 = "저 차는 소나타, 저 차는 아반떼, 저 차는 아우디." 이처럼 도로를 돌아다니는 차량들의 차종을 구분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우주에서도 이같은 구분을 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쎄트렉아이가 개발 중인 세계 최고 수준 해상도의 지구관측위성 '스페이스아이-T(SpaceEye-T)'는 이처럼 어려운 일을 우리나라의 기술로 가능케 한다.

지난 21일 세계 최고 해상도의 상용 지구관측위성 스페이스아이-T가 제작되고 있는 대전 쎄트렉아이를 찾아가봤다. 카메라 크기만 해도 어지간한 성인 두세명은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거대한 위성체가 클린룸 안에 우뚝 서있었다.

스페이스아이-T는 30㎝급 초고해상도와 14㎞ 관측폭, 무게 약 700㎏의 고성능 지구관측 위성이다. 설계수명은 7년 수준이나, 발사 이후 별다른 문제가 발생하지 않으면 10년 가까이 사용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많은 인공위성의 크기가 테이블에 올려놓거나 사람이 들고 다닐 수 있을 정도의 크기인 반면, 스페이스아이-T는 전자광학탑재체(카메라) 외장 원통의 지름만 약 1m, 높이 약 2m 수준에 위성 본체와 합치면 3m 이상의 거대한 크기다.

30㎝급 해상도는 미국, 유럽, 이스라엘, 중국의 상업용 관측 위성 등과 함께 전세계 1위 수준이다. 우주에서 봤을 때 지상에 있는 가로세로 30㎝ 면적을 하나의 화소로 인식할 수 있다.

대부분의 위성들이 촬영한 사진이 차량을 인식하는 수준에 그친다면 30㎝급 해상도로는 차량들의 차종까지도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다. 예컨대 일반적인 위성의 카메라가 폰카메라 수준이라면, 스페이스아이-T는 이른바 '대포 카메라'와 같다는 게 쎄트렉아이의 설명이다. 쎄트렉아이는 이처럼 정밀한 관측이 가능한 관측 위성을 군, 정보기관 등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또한 스페이스아이-T는 그 압도적인 성능만큼 우리나라만의 능력으로 현재 수준까지 연구개발, 제작하는 데 거의 20여년이 소요됐다. 쎄트렉아이는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위성인 우리별 위성을 개발한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인공위성연구소 핵심인력들이 지난 1999년 설립했는데, 설립 직후부터 개발에 착수한 끝에 드디어 결실을 눈앞에 두고 있는 셈이다.

쎄트렉아이에 따르면 스페이스아이-T는 수출 시 견적비용만 약 1억 달러(약 1335억원) 수준으로 추산되고 있다. 연구개발이 끝난 현 시점에서도 제작 기간이 최소 36~42개월에 달한다. 정밀한 관측을 위한 초대형 카메라 부품을 수급하는 데에만 1년6개월 이상이 걸리기 때문. 거대한 위성 모델이라는 특성상 대량 생산도 쉽지 않다.

스페이스아이-T는 오는 2025년 2~3월께 스페이스X의 로켓에 실려 우주로 향하게 된다. 이미 쎄트렉아이와 스페이스X의 계약도 완료된 상태다.

쎄트렉아이는 향후 스페이스아이-T를 운용하며 글로벌 지구관측 시장에서 통합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새로운 사업 모델 개발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위성 모델 전체를 납품·리스하는 사업모델 뿐만 아니라 스페이스아이-T로 촬영한 위성 영상을 따로 판매하는 방안까지 구상하고 있다.

발사를 약 1년여 앞둔 스페이스아이-T는 현재 핵심 탑재체인 광학 반사경들을 온도, 습도, 먼지, 진동 등을 완벽하게 제어 중인 클린룸 내에서 정밀하게 정렬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대전=뉴시스]21일 대전 쎄트렉아이에서 직원들이 초소형 위성 '스페이스아이-M(SpaceEye-M)'를 제작하고 있다. (사진=쎄트렉아이 제공)

[대전=뉴시스]21일 대전 쎄트렉아이에서 직원들이 초소형 위성 '스페이스아이-M(SpaceEye-M)'를 제작하고 있다. (사진=쎄트렉아이 제공)

쎄트렉아이는 가장 고해상도 성능을 가진 스페이스아이-T 외에 KAIST와 함께하는 11기의 초소형위성군집시스템 개발 사업, 국방과학연구소의 초소형위성체계 EO 위성체 사업 등을 수주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저궤도 전술위성군 통신시험위성과 조기경보시험위성의 위성체 종합 및 제작 주관사로 선정돼 국방위성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스페이스아이-T보다 작은 사이즈의 관측위성인 스페이스아이-M은 현재 첫 시재기를 제작하고 있다. M모델의 제작 기간은 2년 내외인데, 2026년께 누리호에 기체를 실어 한번에 쏘아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위성 프로젝트를 동시다발적으로 진행 중인 쎄트렉아이는 위성 모델 뿐만 아니라 고해상도 지구관측 영상 및 AI(인공지능) 기반의 위성영산 분석 솔루션 등을 국내외에 공급하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자회사인 SIIS는 우리나라의 다목적실용위성(아리랑) 2, 3, 3A, 5호 영상의 해외 판매권을 보유하고 있으며, 150개가 넘는 해외 파트너와 함께 고해상도 지구관측 영상을 글로벌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또다른 자회사 SIA는 AI 기술에 기반한 지구관측 분석 솔루션과 플랫폼을 개발하고 공급하는 전문기업으로, 대표 분석 솔루션 '오비전(Ovision)'은 이미 다수의 국내기관에서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김이을 쎄트렉아이 대표이사는 "쎄트렉아이의 성공적인 임무수행 경험과 다년간 축적한 역량을 기반으로 최적의 위성시스템을 공급해 국내외 우주산업화에 기여하겠다"며 "우리나라 우주산업의 지속적인 성장과 글로벌 시장 진출 확대를 위해서는 정부 또는 공공과 민간이 긴밀히 협력하는 형태가 필요하다. 한화 그룹 계열사와의 긴밀한 협업으로 민관 협력 활성화에 기여하고, 우주개발 역량 향상과 바람직한 우주산업 생태계 조성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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