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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 찍고 반등한 반도체 수출…역대 호황기는 언제?[세쓸통]

등록 2024.04.07 09:00:00수정 2024.04.15 10: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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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 3월 131억弗 역대급…2위는 21년 12월

전월 117억弗…22년 6월 21개월 만에 최고

[서울=뉴시스]삼성전자 평택 캠퍼스 반도체 공장 내부.(사진=삼성전자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삼성전자 평택 캠퍼스 반도체 공장 내부.(사진=삼성전자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이승주 기자 = 반도체 수출이 지지부진함을 이어가던 끝에 바닥을 찍고 21개월 만에 이전 수준을 회복했습니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회복세가 점차 가속화하는 분위기입니다.

심지어 올해 '슈퍼 사이클'을 타고 역대 최고치를 넘어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옵니다. 그렇다면 앞서 최고치를 찍었던 호황기는 언제인지 궁금해지는데요.

반도체 수출 규모가 역대급이던 해는 1292억 달러를 기록한 지난 2022년입니다. 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2022년은 전년(1280억 달러)에 이어 1200억 달러 대를 연속 이어가며 반도체 호황기를 맞이합니다. 2019년과 2020년 각각 939억 달러와 992억 달러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꽤 선전했다는 것을 알 수 있죠.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기 위해 월별로 살펴볼까요. 지난 2019년 2월 68억 달러에서 점차 늘어나더니 2020년 12월에는 95억 달러, 이듬해 5월 100억 달러를 넘어섭니다. 그 때부터 2021년에는 월별 100억 달러 수준을 이어갑니다. 2022년 상반기 이 같은 기조가 더 가속화하면서 3월 131억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죠. 약간의 부침은 있었지만, 그해 6월에도 꽤 많은 123억 달러를 기록하죠.
[서울=뉴시스] 지난 3월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35.7% 증가한 117억 달러로 집계됐다. 지난 2022년 6월(123억 달러) 이후 2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실적이다. 대(對)중국 수출(0.4%)은 1월에 이어 플러스로 전환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 지난 3월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35.7% 증가한 117억 달러로 집계됐다. 지난 2022년 6월(123억 달러) 이후 2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실적이다.  대(對)중국 수출(0.4%)은 1월에 이어 플러스로 전환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하지만 그해 10월 100억 달러 밑으로 밀려납니다. 결국 2022년 말부터 주춤하던 반도체 수출 실적은 급기야 지난해 1~2월 60억 달러까지 내려 앉습니다. 최근 수준에서 사실상 '바닥'까지 주저앉은 셈이죠. 역대 최고치였던 130억 달러와 비교하면 '반토막'도 안되는 수준이니까요. 메모리반도체 제품 가격의 약세에, 정보통신(IT)부문 업황이 악화되면서 시스템반도체가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죠.

이처럼 반도체 수출이 울다 웃은 배경은 무엇일까요. 바로 코로나19에 있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발발하면서 비대면 수요가 늘어나면서 반도체 수출도 성장했고요. 이후 코로나19 장기화에 접어들며 세계 곳곳에서 경기 침체가 벌어지자 수요가 감소했습니다. 특히 우리 수출의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엔데믹에 따른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가 더디게 나타나면서 반도체 업황도 침체된 것으로 분석됩니다.

재고가 최대 20주 이상 이어질 정도로 적자 우려가 고조되자, 결국 삼성전자 등 반도체 생산기업들이 감산을 시작했습니다. 이에 수급 상황이 점진적으로 나아지면서 수출 실적은 지난해 말부터 조금씩 개선될 수 있었죠. 지난 11월부터 5개월 연속 플러스 기조를 이어간 끝에 지난달에는 117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21개월 만에 2022년 6월 수준으로 회복한 셈이죠.
[푸난(중국 안후이성)=AP/뉴시스]중국 안후이(安徽)성 중부 푸난(阜南)현의 한 공장에서 지난 3월1일 여성 노동자 1명이 양말 뜨개질 기계를 작동시키고 있다. 중국 경제가 지난 2분기 상하이 등 주요 도시들이 코로나19와 싸우기 위해 봉쇄된 탓에 전 분기 대비 2.6% 마이너스 성장을 나타냈다. 중국 정부는 그러나 이는 지난해 2분기에 비해 0.4% 성장한 것이라며, "기업들이 다시 문을 열면서 경제가 안정적으로 회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2022.7.15

[푸난(중국 안후이성)=AP/뉴시스]중국 안후이(安徽)성 중부 푸난(阜南)현의 한 공장에서 지난 3월1일 여성 노동자 1명이 양말 뜨개질 기계를 작동시키고 있다. 중국 경제가 지난 2분기 상하이 등 주요 도시들이 코로나19와 싸우기 위해 봉쇄된 탓에 전 분기 대비 2.6% 마이너스 성장을 나타냈다. 중국 정부는 그러나 이는 지난해 2분기에 비해 0.4% 성장한 것이라며, "기업들이 다시 문을 열면서 경제가 안정적으로 회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2022.7.15


하지만 아직 최고 호황기 수준까지 올라온 건 아닙니다. 역대 최고치였던 2022년 3월과 직전 최고치였던 6월 말고도, 2021년 12월에도 128억 달러로 꽤 괜찮은 실적을 올렸거든요. 이듬해 6월(123억 달러)은 역대 4번째로 높은 수준이고요.

반도체 등 전자제품 업황은 대체로 사이클을 타고 움직이는데요. 상반기에는 주춤하더라도 하반기에는 상승(상저하고)하는 경향이 있거든요. 그렇다보니 올해 하반기에는 올초 기록인 117억 달러를 훌쩍 넘길 것이란 기대가 나오는 겁니다. 과연 역대 어느 호황기 수준까지 올라설까요.

일각에서는 올해 반도체 수출 실적이 크게 뛴 것을 두고 기저효과라거나, 아직 이전 수준을 회복하려면 멀었다는 시각도 존재합니다. 하지만 직전 사이클의 다운 사이클에서 가장 극심했던 고통을 경험한 만큼, 앞선 생산업체들의 감산 효과가 이번 사이클에서 크게 나타날 것이란 기대도 있는데요.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회복하고 있고, 중국에서 재고가 소진되면서 신제품 생산 과정에서 수요가 조금씩 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에서 챗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AI) 등 고부가가치 분야에서도 반도체 수요가 생긴 점도 주목됩니다. 과연 올해 '슈퍼 사이클'을 타고 반도체 수출 역사를 새로 쓸 수 있을까요.

※'세쓸통' = '세상에 쓸모없는 통계는 없다'는 일념으로 통계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내 알기 쉽게 풀어내고자 합니다.
바닥 찍고 반등한 반도체 수출…역대 호황기는 언제?[세쓸통]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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