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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물단지 전락 영어마을③]"도민들 점점 외면"…경기도, 돌파구 마련할까?

등록 2024.04.18 06:00:00수정 2024.04.18 06: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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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 방안 마련 나선 경기도, 구체적인 그림은 아직

흉물된 조형물, 시설 곳곳 녹슬고 파손 등 심각한 노후화

김경일 파주시장 "소유권 받으면 활용 자신 있다"

[파주=뉴시스] 송주현 기자 = 경기미래교육 파주캠퍼스에 설치된 트램(궤도열차) 내부가 심각하게 낡아 흉물스럽게 변해있다. 2024.04.07 atia@newsis.com

[파주=뉴시스] 송주현 기자 = 경기미래교육 파주캠퍼스에 설치된 트램(궤도열차) 내부가 심각하게 낡아 흉물스럽게 변해있다. 2024.04.07 [email protected]

[파주=뉴시스] 송주현 기자 = 전국적으로 영어마을 붐을 일으키며 '경기영어마을 파주캠프'로 출발해 두 차례 간판을 바꾸고도 좀처럼 활성화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경기미래교육 파주캠퍼스'가 살아날지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 2006년 조성돼 18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시설 노후화는 심각한 수준이고 주말 나들이객들이 몰려야 하는 시간에 나홀로 관람이 가능할 정도로 도민들에게 외면받고 있는 상태다.

민선 8기 주요 정책사업 추진 일환으로 이곳 개발 방안 검토에 나선 경기도에게 여전히 숙제로 남겨져 있다.

18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지난해 5월10일 경기미래교육 파주캠퍼스를 방문해 운영 현황을 보고받고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며 공유재산의 적극적 활용 방안 마련을 주문했다.

경기도는 김 지사 지시 후속 조치로 유휴 도유 재산인 경기미래교육 파주캠퍼스를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도는 개발 방안을 마련하고 예산 확보 등 관련 절차를 거쳐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그림은 그려지지 않은 상태다.

경기도 관계자는 "여러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고 있다"며 "본격적인 사업 추진까지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방안 마련이 늦어지는 사이 900억원이 넘는 예산을 들여 2006년 조성한 경기미래교육 파주캠퍼스(구 경기영어마을 파주캠프)는 심각한 수준의 시설 노후화 등을 드러내며 도민들에게 점점 외면받고 있다.

화창한 날씨 등으로 나들이객들이 몰려드는 주말 시간대 뉴시스 취재진이 경기미래교육 파주캠퍼스 현장을 확인했다.

파주캠퍼스 정문을 지나자 영어마을로 운영되던 당시, 해외 출입국 절차를 체험할 수 있었던 건물이 보였다.

이 건물 문에 붙여진 안내문에는 과거 경기영어마을 파주캠프 명칭을 그대로 사용하며 주의사항 등을 안내했다.

[파주=뉴시스] 송주현 기자 = 경기미래교육 파주캠퍼스가 주말 화창한 날씨에도 낮 시간대 나들이객 등 찾는 사람이 없어 썰렁한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2024.04.07 atia@newsis.com

[파주=뉴시스] 송주현 기자 = 경기미래교육 파주캠퍼스가 주말 화창한 날씨에도 낮 시간대 나들이객 등 찾는 사람이 없어 썰렁한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2024.04.07 [email protected]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서자 넓은 광장이 나타났다.

광장에는 트램(궤도열차) 두 대가 세워져 있었는데 열차 내부 의자는 18년 세월을 보여주듯 심각하게 낡아 교체가 시급했다.

트램 운영을 위해 정비장으로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한 건물은 예초기와 비료포대 등이 쌓여있는 등 창고로 사용되고 영국 왕실 근위병 조형물은 도색이 혐오스럽게 변해 있었다.

특히 한 건물 벽면을 가득 채운 '2023년 경기도 평생학습 대축제' 행사장 안내도가 설치돼 있었는데 이 행사는 지난해 10월 28일 개최된 행사다.

행사가 종료됐지만 수개월이 지나도록 철거되지 않고 방치돼 있어 파주캠퍼스의 소홀한 시설 관리를 그대로 드러냈다.

드라마 등 각종 방송에 나온 중앙 분수대는 곳곳이 갈라지고 깨져 있었고 부서진 계단도 모자라 시계탑은 녹이 슬어 오싹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광고, 드라마, 영화, 뮤직비디오 촬영의 명소라고 안내판이 설치된 작은 연못은 '녹조라떼'가 눈에 띄는 흉한 모습을 하고 있고 바로 옆 야외공연장과 주변은 잡초로 뒤덮였다.
 
교육 입소자들의 숙소로 사용되는 한 숙박시설 건물 1층 복도에는 사용한 침구를 쌓아둬 위생상태까지 의심스러웠다. 

1시간 넘게 파주캠퍼스를 둘러보는 동안 방문객은 고작 7명에 불과할 정도로 썰렁했다.

365일 누구나 자유롭게 무료 관람이 가능한 곳임에도 같은 시각 나들이객들이 북적이는 주변 관광지와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파주=뉴시스] 송주현 기자 = 경기미래교육 파주캠퍼스 내 녹슨 시계탑과 파손된 계단, 도색이 벗겨진 공중전화 부스 등 방치된 노후된 시설들을 쉽게 볼 수 있다. 2024.04.07 atia@newsis.com

[파주=뉴시스] 송주현 기자 = 경기미래교육 파주캠퍼스 내 녹슨 시계탑과 파손된 계단, 도색이 벗겨진 공중전화 부스 등 방치된 노후된 시설들을 쉽게 볼 수 있다. 2024.04.07 [email protected]

경기도는 영어마을 조성 당시 인근 통일전망대, 파주출판문화단지, 헤이리예술마을, 파주LCD복합단지 등 관광문화산업 시설과도 연계할 방침을 세웠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파주시가 경기도로부터 이곳을 넘겨받고 싶어 하는 배경도 이 때문이다.

지난 2002년부터 파주시가 실시한 안보·평화관광이 22년 만에 누적 관광객 1000만 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시는 지역 내 관광문화자원 등을 활용하고 이곳에 4차 산업혁명 대학교 유치 등을 통해 파주 북부지역을 발전시키겠다는 전략이다. 

김경일 파주시장은 "경기도가 소유하고 있는 옛 경기영어마을 파주캠프를 파주시가 가져오면 다양한 활로를 마련할 수 있다"며 "경기도와 협의가 이뤄질 경우 자신한다"고 말했다.
 
경기도의회에서도 경기도에 경기미래교육 캠퍼스에 대한 활성화 요구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안명규 도의원은 김 지사를 상대로 지난해 9월과 올해 2월 경기미래교육 파주캠퍼스 예산과 운영 문제 등을 지적하며 활성화 대책을 촉구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지난해 경기미래교육 파주캠퍼스의 교육목표 인원을 초과 달성하는 등 계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글로벌 창의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기관에 맞는 효과적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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