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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시위·가자 전쟁…바이든 재선가도 악재 되나

등록 2024.05.08 17:28:29수정 2024.05.08 20: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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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시위 민주당 분열 초래…친팔-친이스라엘 세력 갈등

바이든 '레드라인' 설정에도 이스라엘군 가자 라파 이동

[워싱턴=AP/뉴시스] 조 바이든 대통령이 7일(현지시각) 미 워싱턴DC 홀로코스트 박물관에서 열린 연례 추모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4.05.08

[워싱턴=AP/뉴시스] 조 바이든 대통령이 7일(현지시각) 미 워싱턴DC 홀로코스트 박물관에서 열린 연례 추모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4.05.08

[서울=뉴시스] 권성근 기자 = 미국 대학가 가자 사태 반전 시위 확산과 라파 지상전 관련 이스라엘 강경 모드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대선 캠페인이 위협을 받고 있다.

7일(현지시각)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 홀로코스트 박물관에서 열린 연례 추모식 연설에서 "사람들은 이미 하마스가 이 테러를 감행했다는 사실을 잊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은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 대원들이 이스라엘 남부를 습격해 민간인 등을 납치·살해하고 이스라엘이 즉각 보복에 나서면서 발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인들을 잔인하게 만든 것은 하마스다. 인질을 잡고 계속 억류하고 있는 것도 하마스다. 나도 당신도 이를 잊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앞으로도 잊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설은 그의 외교 정책과 정치적 선택이 기로에 놓인 가운데 이뤄졌다.

이스라엘 지상군은 바이든 대통령이 '레드 라인'이라고 불렀던 가자 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로 이동했다. 카이로 휴전 회담은 하마스가 합의안을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이스라엘 측이 자신들의 요구 사항에 미치지 못한다면서 수용 불가 입장을 밝히면서 교착 상태에 빠졌다. 반이스라엘 시위는 미 전역 수십 개 캠퍼스에서 이어지고 있다. 경찰은 시위를 진압했고, 일부 대학은 예정됐던 대규모 졸업식을 취소했다.

전쟁과 대학가 시위는 민주당 내 친팔레스타인 진보주의자들과 친이스라엘 기득권 간 분열을 초래했고, 대통령의 모호한 태도는 양측 모두를 화나게 했다. 증오와 무질서는 통합과 가치에 기반한 지도자가 되겠다는 바이든의 뜻을 약화했다. 민주당 일부는 대학가 갈등이 인기 없는 현직 대통령의 재선 희망을 물거품으로 만들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익명의 친이스라엘 의원은 "내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공화당이 법과 질서, 국경, 도시, 법 집행 그리고 이제 시위에 관한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는 점"이라며 이런 메시지가 무당파, 온건파 그리고 안전과 치안에 민감한 교외 지역 유권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특히 그(바이든)의 나이를 고려할 때 결단력과 힘을 보여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일단 얼버무리기 시작하면 당신은 나약해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소셜미디어에서의 악의적인 선전으로 유대인들은 모자를 눌러쓰는 등 자신들의 모습을 감추는 데 급급하다. 대학 캠퍼스에서 유대인 학생들은 수업을 받기 위해 이동할 때 괴롭힘을 당하고 공격당했다. 세계 유일 유대인 국가인 이스라엘 전멸을 촉구하는 구호도 있었다"며 "너무 많은 사람이 홀로코스트와 10월 7일의 공포를 부인하고, 합리화하고 무시하고 있다. 이를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AP/뉴시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4일(현지시각) 이집트 카이로에서 진행한 가자지구 전쟁 휴전 첫 날 협상이 합의 없이 종료됐다. '종전' 문제가 새 쟁점으로 부상하면서 협상이 난항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3일 미국 워싱턴 조지워싱턴대 캠퍼스 내 친팔레스타인 시위 모습. 2024.05.05.

[워싱턴=AP/뉴시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4일(현지시각) 이집트 카이로에서 진행한 가자지구 전쟁 휴전 첫 날 협상이 합의 없이 종료됐다. '종전' 문제가 새 쟁점으로 부상하면서 협상이 난항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3일 미국 워싱턴 조지워싱턴대 캠퍼스 내 친팔레스타인 시위 모습. 2024.05.05.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동부에서 서부 해안까지 40개가 넘는 대학에서 반전 시위가 벌어졌고 2000명 이상이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다만 미 대학가 반전 시위는 전반적으로 미국인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지가 지난주 여론조사 기관 유고브에 의뢰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시위를 지지한다는 응답은 28%에 불과했다. 반면 시위에 반대한다는 응답은 47%였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이 속한 민주당 지지자의 약 절반(46%)과 45세 이하 응답자의 40%는 시위를 지지한다고 답했다.

모닝콜 여론조사에서도 응답자의 76%는 경찰이 시위대로부터 캠퍼스를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전략가인 사이먼 로젠버그는 "현대 공화당의 특징은 혼돈, 도시 폭동, 시위 및 범죄를 기반으로 권력을 얻는다는 것"이라면서도 "2024년은 1968년이 아니며 사람들은 현실이 공화당이 그리고자 하는 끔찍한 그림과 다르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민주당 사람들은 시위가 길어질 경우 바이든 대통령이 이를 막을 힘이 없거나 통제할 수 없는 것처럼 유권자들에게 비칠 수 있다며 힘과 지배를 강조해 온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득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 등 공화당에선 바이든 행정부의 대응이 미흡하다며 강경 대응을 촉구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일 위스콘신 유세에서 캠퍼스 시위대를 "성난 미치광이이자 하마스 동조자"라고 비판하며 시위대를 강제 해산한 경찰에 대해선 "정말 아름답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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