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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비명계 만나 통합 행보…갈등 진화는 '물음표'

등록 2025.02.14 05:00:00수정 2025.02.14 06:3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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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김경수 이어 김부겸·임종석 등 비명 친문계 연쇄 회동

이 "헌정수호 세력과 모두 힘 합쳐 더 크고 넓은 길 가겠다"

김 "팬덤정치 극복해야…노선 바꾸는 정책은 토론·숙의 필요"

친명·비명 갈등 단기간내 해소되기는 어려울 듯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경수 전 경남지사와 회동하며 악수하고 있다.(공동취재) 2025.02.1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경수 전 경남지사와 회동하며 악수하고 있다.(공동취재) 2025.02.1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친문(친문재인)계 적자로 불리는 김경수 전 경남지사와 만나 '당내 통합'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내는 등 비명(비이재명)계 끌어안기에 나서면서 계파 갈등이 봉합될지 주목된다.

통합과 확장이 중요하다는 문재인 전 대통령 제언에 이 대표도 화답한 모양새지만 3년 전 패배한 대선 책임과 지난해 총선 공천 갈등으로 양측의 앙금이 깊어 단기간 해소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14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 대표는 전날 김 전 지사를 시작으로 비명 친문계 인사들과의 연쇄 회동에 나선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과도 일정을 조율 중으로 이르면 다음주께 만날 예정이다.

최근 비명계를 중심으로 '이재명 일극 체제'에 대한 비판이 나오자 이 대표가 조기 대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통합 의지를 보여주는 행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 만남은 이 대표가 먼저 제안해 성사됐다.

이 대표는 전날 김 전 지사와 만나 "헌정수호 세력, 그리고 내란 극복을 위해 동의하는 모든 세력이 힘을 합칠 필요가 있다"며 "많은 분의 지적처럼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데 민주당이 더 크고 넓은 길을 가야 할 것 같다. 지사님 지적이 완벽히 옳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힘을 모을 수 있는 모든 범위 내에서 최대한 모으자"며 "대한민국이 다시 우뚝 서는 길에 김 지사님과 함께 손잡고 가길 기대한다"고 했다.

김 전 지사도 "김대중 전 대통령은 자신을 죽이려 했던 세력과도 손을 잡고 첫 번째 정권교체를 이뤄낸 바 있다"며 "오늘 이 자리가 정권교체와 민주주의 승리를 만들어 내는 통 큰 통합의 첫걸음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반겼다.

다만 그는 "민주당이 더 다양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극단과 배제 문화는 배격하고 팬덤 정치 폐해도 극복해야 한다"며 "우리 당 정체성이나 노선을 바꿀 수 있는 정책은 민주적인 토론과 숙의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뼈 있는 말을 했다.

이 대표 체제의 당내 다양성 부족과 기존 정책 노선과 다른 이 대표의 친기업 우클릭 행보 등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친명계는 이번 회동이 이 대표가 연일 강조하는 통합과 포용을 위한 행보의 연장선이라며 계파 갈등이 잦아들 것이라 기대하는 분위기다.

이 대표가 김 전 지사의 복당을 받아들인 데 이어 당대표 특보단 외교안보보좌관으로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인 김현종 전 국가안보실 2차장을 임명하고, 비명계 경제 전문가인 홍성국 전 의원을 최고위원으로 앉히는 등 당내 통합을 도모하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비명계는 지난 4·10 총선 과정에서 이른바 '비명횡사'로 당을 떠난 분들에 대해서도 사과 및 포용 조치로 사태를 수습하고, 야권 잠룡들에 적극적인 역할을 부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원외 인사는 "김 전 지사도 대선 이후 치러진 지방선거와 총선 과정에서 당에서 멀어지거나 떠나신 분들에 대한 사과와 포용을 요구하기도 했다"며 "이 대표가 비명계에 대한 공격을 삼가고 다양한 의견을 포용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수 차례 언급하는 것으로는 갈등 해결이 힘들다"고 했다.

야권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전날 이 대표와 김 전 지사의 회동을 두고 "(이 대표가) 그동안 지은 죄가 많다. 업보가 많이 쌓였는데 지난 총선 과정에서 얼마나 모질었나"라며 "그러니까 김경수 전 경남지사도 사과하라고 한 것이다. 하여튼 워낙 신뢰를 잃지 않았느냐"고 했다.

유 전 총장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이 대표가) 지금 누구 만나고 하는 것 자체가, 그리고 정책을 뭘 얘기해도 결국은 무신불립(無信不立·믿음이 없으면 설 수 없다)"이라며 "단시간에 그 신뢰가 회복될지는 모르겠다"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1심에서 피선거권 박탈형을 선고받은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2심 판결을 계기로  또다시 계파 갈등이 촉발될 가능성도 남아있다.

이 대표 항소심을 심리하는 서울고법 형사6-2부는 26일 오후에 최종 변론 절차를 진행하고 결심하겠다고 밝혔다. 통상 결심부터 선고까지 한 달 정도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다음 달 중으로 2심 선고가 내려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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