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5대책’ 이후 15억 이하 아파트 '키맞추기' 본격화
LTV 40% 축소에도 10억~15억 구간 대출 감소폭은 ‘미미’
고가 규제 피해 실수요·투자수요, 비강남권 소형 아파트로 몰려
호가 15억원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키맞추기’ 현상이 심화 우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3일 서울 남산타워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단지 모습. 2025.11.03. kch0523@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11/03/NISI20251103_0021042307_web.jpg?rnd=20251103125202)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3일 서울 남산타워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단지 모습. 2025.11.0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정진형 기자 = 정부의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 시행 이후, 수도권 아파트 시장에서 ‘15억원 키맞추기’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고가 아파트 규제 강화로 15억원 초과 주택의 대출 한도가 크게 줄어든 반면, 10억~15억원 이하 아파트는 감소 폭이 상대적으로 작아 매수 수요가 이 구간에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남혁우 우리은행 WM영업부 부동산연구위원의 분석에 따르면, 10·15대책 시행 이후 25억원 초과 고가 아파트를 제외하면 11억~15억원 이하 아파트의 주택담보대출 평균 감소액은 약 8000만원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을 적용하지 않고 LTV(담보인정비율) 40%를 일괄 적용해 산출한 결과로, 고가 아파트 대비 대출 축소 폭이 상대적으로 작다는 점이 확인됐다.
남 연구원은 “10억원 이상 아파트는 기존에도 6·27대책으로 주담대 한도가 최대 6억원으로 묶여 있었기 때문에, LTV 70%에서 40%로 낮아져도 실질적인 감소폭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13억원 아파트의 경우 LTV 40% 적용 시 대출 한도는 5억2000만원으로, 기존보다 8000만원 줄어드는 데 그친다. 14억원대 아파트는 5억6000만원으로 4000만원만 감소했다. 반면 15억원을 초과하면 구간별로 주담대 한도가 2억원씩 줄어드는 고가 아파트 규제가 적용된다.
이 같은 대출 구조 변화는 시장 거래에도 즉각 반영되고 있다. 서울에서는 ‘15억원 이하 맞추기’ 매매가 잇따르고 있다. 광진구 자양동 자양현대6차 전용 59㎡는 직전 최고가(11억7000만원)보다 2억3000만원 오른 14억원에 거래됐고, 영등포구 당산현대3차 전용 73㎡도 한 달 새 1억6500만원 상승한 13억9500만원에 손바뀜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현상이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9년 12·16대책 당시의 ‘9억원 키맞추기’와 유사하다고 분석한다. 당시에도 15억원 초과 아파트의 대출을 금지하고 LTV를 차등 적용하면서, 상대적으로 중저가 아파트가 몰려 있던 비강남권 중심으로 가격이 뛰었다.
한편 10억원 이하 아파트는 대출 한도 감소폭이 커 실수요 이동이 예상된다. 남 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5억~10억원대 아파트의 주담대 평균 감소액은 2억300만원으로, 25억원 초과 아파트(4억원 감소)에 이어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예를 들어 8억원 아파트는 기존 LTV 70% 적용 시 5억60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했지만, LTV 40% 적용 시 3억2000만원으로 2억4000만원이 줄어든다.
KB부동산 월간 통계에 따르면 10월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4억6132만원, 강북 14개구는 10억4079만원이다. 수도권 평균은 8억1002만원으로, 현금 여력이 낮은 실수요자들은 대출이 가능한 수도권 비규제지역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남혁우 연구원은 “규제지역 내에서도 11억~15억원 구간은 대출 감소폭이 미미해 실수요 유입이 이어질 것”이라며 “이에 따라 호가를 15억원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키맞추기’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또 “반면 10억원 이하 아파트는 대출 감소 영향이 커, 강북권 등 외곽지역의 수요가 비규제지역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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