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덕여대 '공학 전환' 공식화…다시 불 붙은 '여대 존폐' 논쟁
동덕여대, 2029년 남녀공학 전환 공식화
계획대로 진행 시 21세기 첫 전환 사례
전국 여대 14곳…이화·숙명 등 4년제 7곳
2010년대 덕성·성신 등 전환 시도하기도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동덕여자대학교 공학 전환 타당성에 대한 외부 용역 결과 발표와 '공학 전환에 대한 8000 동덕인 의견 조사' 학생 총투표가 실시되는 3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에서 학생들이 총투표 관련 현수막 앞을 지나가고 있다. 2025.12.03. yes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12/03/NISI20251203_0021083889_web.jpg?rnd=20251203122112)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동덕여자대학교 공학 전환 타당성에 대한 외부 용역 결과 발표와 '공학 전환에 대한 8000 동덕인 의견 조사' 학생 총투표가 실시되는 3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에서 학생들이 총투표 관련 현수막 앞을 지나가고 있다. 2025.12.0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정예빈 박정영 수습 기자 = 동덕여대가 2029년 남녀공학 전환을 공식화하면서 여대 존폐 논쟁에 다시 불이 붙었다. 구조적 성차별이 만연한 한국 사회에서 여대 폐지를 논하기는 시기상조라는 목소리와, 학령인구 감소 및 여학생의 공학 선호 현상 등으로 전환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9일 교육계에 따르면 동덕여대는 지난 3일 김명애 총장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공학전환공론화위원회(공론화위) 최종 권고안을 존중해 수용하고자 한다"며 2029년부터 남녀공학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지난 2일 공론화위는 학생·교원·교직원 등 48명이 참여한 숙의기구에서 75.8%가 공학 전환에 찬성했다며 남녀공학 전환을 추진하라고 권고했다.
재학생과 동문의 거센 저항에 김 총장의 교비 횡령 의혹까지 더해지며 동덕여대의 남녀공학 전환 실현 가능성은 아직 불투명하지만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동덕여대는 21세기 첫 공학 전환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동덕여대가 공학으로 바뀌면 전국에 남은 4년제 여대는 6곳으로 줄어든다. 현재 전국 여대는 총 14곳으로, 4년제 여대는 동덕여대를 제외하면 광주여대·덕성여대·성신여대·서울여대·숙명여대·이화여대 등이다.
경쟁력 제고를 위한 여대의 남녀공학 전환 논의는 사실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실제로 1990년대 중후반에는 여대가 타 대학과 통합되면서 남녀공학으로의 전환이 활발히 이뤄졌다.
1994년 효성여대는 대구가톨릭대로 통합됐고, 이듬해 성심여대는 가톨릭대와 통합됐다. 1996년 상명여대는 상명대로, 1997년 부산여대는 신라대로 교명을 바꿔 남녀공학으로 전환했다.
2000년대 들어서도 전환 시도가 수차례가 있었으나 추진 과정에서 무산됐다.
덕성여대는 2015년 이원복 당시 총장이 임기 내 남녀공학 전환을 추진했지만 학생들의 거센 반발에 철회했다. 같은 해 숙명여대도 일반대학원에 남학생 입학을 허용하려 했으나 총동문회와 재학생의 강한 반대에 무산됐다.
성신여대는 2018년 남녀공학 전환을 목표로 교명 변경을 검토했으나 중앙운영위원회가 재학생과 휴학생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96%가 반대하며 논의가 중단됐다.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동덕여자대학교 공학 전환 타당성에 대한 외부 용역 결과 발표와 '공학 전환에 대한 8000 동덕인 의견 조사' 학생 총투표가 실시되는 3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에 공학 전환 반대 래커칠이 보이고 있다. 2025.12.03. yes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12/03/NISI20251203_0021083898_web.jpg?rnd=20251203122112)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동덕여자대학교 공학 전환 타당성에 대한 외부 용역 결과 발표와 '공학 전환에 대한 8000 동덕인 의견 조사' 학생 총투표가 실시되는 3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에 공학 전환 반대 래커칠이 보이고 있다. 2025.12.03. [email protected]
이처럼 여대의 남녀공학 전환은 학내 구성원들의 강한 저항에 현실화가 어렵지만,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경쟁력 제고를 위해 추진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동덕여대 공학 전환에 대한 연구용역을 진행한 한국생산성본부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여대를 유지하는 것보다 공학으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분석한 바 있다.
여학생들의 높아지는 공학 선호 현상도 영향을 미쳤다. 서울의 한 고등학교 교사는 "학생들에게 인서울 여대를 많이 권하는데 안 가겠다고 극렬히 반대하는 학생들이 의외로 많다"며 "학부모들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은데 학생들이 여대를 선호하지 않는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여대에 다니다 반수를 통해 남녀공학 대학으로 진학한 윤모씨는 "더 공부하고 싶은 분야가 있어 학교를 옮긴 것도 있지만, 추후에 취업 등에서 불이익을 받을까봐 걱정하는 마음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여대의 남녀공학 전환이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장담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왔다.
현장 경험이 풍부한 교수 출신 전문가는 "여대였다가 남녀공학으로 변한 곳의 사례들을 살펴보면 성공했다, 못했다로 말하기는 애매하다"며 "갑자기 남녀공학으로 바뀌면 학생들 입장에서는 황당할 수 있다"고 전했다.
아직 여대의 소명이 다하지 않았으며, 무엇보다 학내 구성원들의 의견이 존중 받아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서울 소재 대학교에 재학 중인 남학생 황모씨는 "여대가 성차별적 고정관념에 반하는 여성주의 운동의 목적으로 설립된 것으로 알고 있고, 이러한 목적성에 있어 존재해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서울 소재 여대를 졸업한 김모씨는 "동덕여대 학생들의 반대에도 학교 측이 독단적으로 공학 전환을 결정해 버린 것이 매우 유감스럽다. 우리 학교가 그랬다면 큰 배신감을 느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남성이 주류인 사회에서 성역할을 잊고 온전히 나 자신으로 살 수 있는 환경에서 공부한 것은 매우 좋은 경험이었다"며 "여대는 분명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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