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지원사격에도 환율 리스크 여전…정부, 거시건전성 카드 만지작
외환당국, 환율 안정 위해 가용 정책 수단 총동원
내달부터 세제지원·국민연금 뉴프레임워크 본격화
"정부 정책 효과 없는 경우 '거시건전성 조치' 고민"
증권사 외환거래 과정서 위험 낮추는 방향 가능성
전문가 "금융기관 달러 수요를 일정 지표·평가기준
반영해 스스로 조정하도록 유도하는 방식도 가능"
"달러 과도하게 쌓아두거나 특정 방향으로 쏠린
외환 포지션 크게 가져가지 못하도록 유도 형태도"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사진은 지난 1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돼 있는 모습. 2026.01.15. 20hwan@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1/15/NISI20260115_0021128257_web.jpg?rnd=20260115155842)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사진은 지난 1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돼 있는 모습. 2026.01.15. [email protected]
시장 안정 조치와 세제 지원 등 가용한 정책 수단을 총동원하되, 이 같은 조치로도 쏠림 현상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자본 흐름을 직접 관리하는 '거시건전성' 카드까지 검토할 수 있다는 복안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거시건전성 조치가 개인을 직접 규제하기보다는, 금융기관의 외화 수요와 거래 행태를 조정해 시장 흐름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설계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16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재정경제부는 전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최지영 국제경제관리관 주재로 '외환시장 관련 백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최지영 관리관은 브리핑에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한국의 원화 약세 상황에 대한 구두개입성 발언을 내놓은 것과 관련해 "우리 경제 상황에 비춰봤을 때 환율 상황이 부합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베선트 장관은 지난 14일(현지 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최근 원화 약세는 한국의 견고한 경제 펀더멘털과는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한 바 있다.
미국 재무장관이 개인 SNS를 통해 다른 나라의 환율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유례없는 일이다. 그만큼 현재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과 환율 흐름 사이에 괴리가 크다는 것이 한미간 공통된 인식이라고 최 관리관은 설명했다.
성장률 상승 흐름과 경상수지 흑자 등 견고한 경제 상황에 비해 원화가 지나치게 약세를 보이고 있다는 의미다.
![[세종=뉴시스] 사진은 지난 12일(현지 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재무장관 양자 면담에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왼쪽)과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재정경제부 제공) 2026.01.1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1/15/NISI20260115_0002041672_web.jpg?rnd=20260115153524)
[세종=뉴시스] 사진은 지난 12일(현지 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재무장관 양자 면담에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왼쪽)과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재정경제부 제공) 2026.01.1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외환당국은 경제 상황과 엇박자를 보이는 환율 흐름을 해소하기 위해 시장 안정 조치부터 세제 혜택, 중장기 제도 보완까지 이어지는 대응 수단을 순차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다음달부터는 해외주식 매각 시 양도세 감면, 개인 환헤지 세제지원, 해외자회사 배당금 환류 세제혜택 등 세제 지원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외화 수요를 완화하고 외화자금의 국내 환류 촉진을 뒷받침한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환위험 관리 체계를 고도화하는 방향의 국민연금 '뉴프레임워크'를 통해 외환시장 변동성까지 완화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날 외환당국은 최악의 경우 금융기관을 상대로 외화 거래와 자본 이동을 보다 강하게 옥죄는 카드까지 꺼내 들 수 있다는 뜻도 내비쳤다.
최 관리관은 "정부가 준비한 정책들이 나중에라도 효과가 없는 경우가 생긴다고 했을 때는 거시경제의 안정성을 회복하고 유지시키기 위해 거시건전성 차원의 조치들을 고민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거시건전성 조치란 금융시스템 전반의 불안정성을 막기 위해 자본 이동이나 금융기관의 외화 거래를 관리·조정하는 정책 수단이다.
금융기관의 외화 조달·운용과 외환거래 전반을 규율해 급격한 자본 유입·유출이나 외화 거래 쏠림을 방지하는 데에 목적이 있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사진은 지난 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고 있는 모습. 2026.01.06. jhope@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1/06/NISI20260106_0021117053_web.jpg?rnd=20260106105927)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사진은 지난 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고 있는 모습. 2026.01.06. [email protected]
최 관리관은 "외환은 자본 흐름의 영역이고 자본 흐름 관리 성격의 조치는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사회에서도 논의돼 왔다"며 "정당성은 이론·정책 측면에서 인정되는 영역"이라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2010년 급격한 자본유출입에 따른 불안을 줄이기 위해 해당 조치를 취한 바 있다. ▲선물환 포지션 한도 설정 ▲외국인 채권투자 과세 ▲외화부채 부담금 부과 등 이른바 '거시건전성 3종 세트' 도입이다.
선물환 포지션 한도 설정은 은행이나 금융기관이 보유할 수 있는 외환 파생거래 규모에 상한을 두는 것을 뜻하고, 외국인 채권투자 과세는 외국인이 국내 채권에 투자해 얻는 이자나 양도차익에 세금을 부과하는 제도를 말한다. 외화부채 부담금 부과는 은행이 단기 외화를 과도하게 빌리지 않도록 외화부채에 비용을 매기는 조치다.
당시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자본이 빠르게 유입됐다가 대외 충격이 발생하면 급격히 빠져나가는 패턴이 반복되면서 환율 변동성이 커지자, 자본 이동의 속도와 규모를 조절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 것이었다.
실제 정부가 이 같은 제도들을 가동한 이후 하루에도 수십 원씩 널뛰기하던 환율은 1100원대에서 박스권을 형성하는 등 안정된 모습으로 돌아섰다.
다만 당시는 1500원대 후반에서 1000원대까지 환율이 급격히 하락하는 국면에서 자본 유입을 억제하는 데 초점을 맞췄던 만큼, 지금은 원화 약세에 대응하는 성격으로 제도를 설계할 필요가 있다는 게 외환당국의 인식이다.
최 관리관은 "예전에 외환 건전성 조치를 도입했을 당시에는 원화 가치가 강세였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지금 상황(원화 약세)에 맞춰서 새로운 걸 디자인해야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세종=뉴시스] 사진은 2000년 이후 원·달러 환율 추이. (사진=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제공 자료 캡처) 2026.01.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1/13/NISI20260113_0002039244_web.jpg?rnd=20260113092847)
[세종=뉴시스] 사진은 2000년 이후 원·달러 환율 추이. (사진=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제공 자료 캡처) 2026.01.1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최 관리관은 '개인투자자 규제를 검토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개인에는 직접적으로 검토하지 않고 있고, 거시건전성 조치는 금융기관을 타깃으로 한다"며 "금융기관 건전성 조치가 결과적으로 개인의 거래 행태를 변화시키고 유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거시건전성 조치가 개인을 직접 규제하기보다는, 금융기관의 외화 수요와 거래 행태를 조정해 간접적으로 시장을 유도하는 방식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미 정부가 쓸 수 있는 단기 정책들은 대부분 동원한 상황이기 때문에, 거시건전성 조치가 나오더라도 은행이나 금융기관의 달러 수요를 일정 지표나 평가 기준에 반영해 스스로 조정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도 "개인을 직접 규제하기보다는, 금융기관의 외화 보유나 파생거래, 외환 포지션 운용 방식 등을 조정하는 방식이 현실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며 "예를 들어 은행이나 증권사가 달러를 과도하게 쌓아두거나 특정 방향으로 쏠린 외환 포지션을 크게 가져가지 못하도록 유도하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최 관리관이 "개인을 직접적으로 (규제)하는 건 강한 옵션으로 생각하지 않고 있지만 모든 가능성을 배제하는 건 아니다"고 말한 점을 감안하면, 개인의 외환거래 행태에 대한 직접적인 규제까지도 논의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가령 개인의 외화 매수·매도 방식이나 규모, 시기 등에 일정한 제한을 두는 방식이 검토될 수 있다는 의미다.
오정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자본 흐름을 관리하는 조치는 시장에 주는 신호가 큰 만큼, 정부가 쉽게 꺼내기 어려운 카드"라며 "금융기관 중심의 조치로도 환율 불안이 잡히지 않는다면, 그 다음 단계로는 개인 거래까지 논의 테이블에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사진은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6년 경제성장전략 당정협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모습. 2026.01.07. kkssmm99@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1/07/NISI20260107_0021118123_web.jpg?rnd=20260107082304)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사진은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6년 경제성장전략 당정협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모습. 2026.01.07.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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