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실파’ 백영수 화백 4남매, 부모 기억 담은 오마주전
떼아트갤러리에서 6월1~29일 개최

【서울=뉴시스】사진=박현주 미술전문기자= 백영수 화백이 1988년에 그린 창가의 모자 앞에서 귀를 쫑긋한채 질문을 받고 있다. 2016.09.2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故 백영수 화백을 기억하는 또 하나의 시간이 모습을 드러냈다.
서울 종로구 평동 떼아트갤러리에서 백영수·김가수 부부를 기리는 가족 오마주전 ‘Hommage à nos parents’가 6월 1일부터 29일까지 열린다.
2018년 향년 96세로 별세한 백영수 화백은 김환기·이중섭과 교유한 한국 현대미술 1세대 화가다. 1947년 한국 최초 추상미술 그룹인 신사실파 창립 동인으로 활동했다. 국민 필독서로 불리는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표지화로도 알려진 작가다. 2016년 서울 아트사이드갤러리 개인전은 ‘신사실파 마지막 현역 작가’의 전시로 주목받았다. 프랑스에서 오랜 기간 활동한 그는 2011년 귀국해 경기 의정부에 머물며 작업을 이어갔고, 2016년 대한민국 문화예술 은관훈장을 받았다.
![[서울=뉴시스] 백영수, 가족, 1984, 캔버스에 유채, 89 x 116cm. 사진=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제공. 2020.5.11.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0/05/11/NISI20200511_0000524970_web.jpg?rnd=20200511103424)
[서울=뉴시스] 백영수, 가족, 1984, 캔버스에 유채, 89 x 116cm. 사진=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제공. 2020.5.11. [email protected]
이번 전시는 백영수의 자녀들인 백진·백은하·백영·백철 남매가 함께 기획했다. 백영수가 김환기, 유영국, 이중섭, 장욱진 등과 함께 한국 현대미술사의 흐름을 만들었다면, 이번 전시는 그 역사 뒤편에 남겨진 가족의 시간을 다시 불러낸다.
2018년 아버지를, 2021년 어머니 김가수를 떠나보낸 형제들은 이번 전시를 통해 부모를 기억하는 각자의 방식을 펼쳐낸다. 회화와 콜라주, 설치작업이 함께 놓인다.

백진_원효, 원효로 훠어이훠이_47x39cm, 캔버스에 아크릴릭, 2021 *재판매 및 DB 금지
장남 백진의 화면은 가늘게 흐르는 선과 은은한 파스텔톤 색채가 특징이다. 설명보다 감각이 먼저 도착하는 회화다. 그는 작가노트에서 “표현이 곧 도달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조용한 침묵의 동행이 더 진실에 가까워진다”고 적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한국전쟁 당시 백영수가 피난길에 오르며 아내 김가수에게 맡겼던 트렁크 속 유품들도 공개된다. 백진은 이를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아버지의 누락된 아카이브”라고 표현했다. 가족의 기억이자 한국 현대미술사의 사적인 파편들이다.

백영_Alhambra_20.5x14.5cm, acrylic on canvas, 2026 *재판매 및 DB 금지
전시는 단순한 추모전이라기보다, 예술가 가족이 시간을 통과하며 남긴 감각의 계보에 가깝다. 이름 붙이지 못한 감정, 설명되지 않은 침묵, 그리고 끝내 그림으로 남은 기억들.
백진과 백철은 프랑스 국립고등미술학교(ENSBA) 회화과를 졸업했고, 백영은 프랑스 베르사유 미술학교에서 회화와 판화를 전공했다. 백은하는 애니메이션 회사를 운영한 뒤 미국에서 사진작가로 활동했다. 네 남매 모두 예술 안에서 각자의 언어를 이어왔다.
전시는 무료 관람이며, 6월 6일 오프닝 행사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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