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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1' 단축 공감하지만…금투업계 "충분한 준비기간 필요"

등록 2026.09.02 17:52:23수정 2026.09.02 20:30:23

금투협 '증권시장 결제주기 단축 심층 토론회'

업계 "시장 달리는 중에 주춧돌 갈아끼우는 것"

투자자 "결제 늦어 9% 이자 부담…개선 필요해"

'T+1' 단축 공감하지만…금투업계 "충분한 준비기간 필요"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국내 증권시장의 결제주기를 현행 'T+2'에서 'T+1'으로 단축하는 방안을 두고 금융투자업계와 유관기관, 개인투자자들이 머리를 맞댔다.

업계는 결제주기 단축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시스템과 제도 전반을 바꿔야 하는 만큼 구체적인 로드맵이 공유되고, 충분한 준비 기간이 부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인투자자들은 결제주기 단축으로 자금 활용성이 높아지는 만큼 합리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황성엽 금융투자협회장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불스홀에서 열린 '증권시장 결제주기 단축 심층 토론회'에서 개회사를 통해 "결제주기 단축은  단순히 결제일을 앞당기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매매 청산, 결제 프로세스는 물론 전산 시스템 전반에 걸친 광범위한 변화를 수반하는 대규모 과제"라고 강조했다. 특히 결제 처리 시간이 줄어들면서 증권사 운영 과정에서 결제 실패나 오류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시장 전반의 치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용진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은 축사에서 "결제주기 단축은 어렵고 힘들어도 가야하는 길"이라며 "세계 자본시장이 향하고 있는 글로벌 스탠다드이고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불필요하게 묶이는 시간을 줄여 기회 비용을 더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요한 것은 안정성을 지키면서 얼마나 속도감 있게 바꿀 것이냐 하는 점"이라며 "시장의 안정성과 투자자 보호를 충분히 확보한다는 전제 아래 제도 변경 시기를 최대한 앞당길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움직여달라"고 당부했다.

현재 한국거래소와 예탁결제원, 금융투자협회 등은 결제주기 단축 워킹그룹을 가동하고, 내년 10월 T+1 결제 도입을 목표로 제도 설계를 진행 중이다. T+1로 전환되면 주식을 판 뒤 매도대금을 출금할 수 있는 시점이 현행 거래 이틀 후에서 하루로 단축된다.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박사는 결제주기가 하루 줄어들면 배당과 권리관계, 주주 인정 기준일, 미수금과 반대매매 시행일, 결제일과 연동된 상환일 등 투자자가 체감할 수 있는 일정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 박사는 특히 결제주기 단축으로 한국 시장에 대한 비용 부담이 커질 경우 외국인 투자자금이 이탈할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이 지나치게 선제적으로 전환할 경우 외국인 투자자들이 일본이나 홍콩 등 다른 시장을 선택할 가능성도 있는 만큼 아시아 주요 시장과 보조를 맞출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결제 실패에 대한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강 박사는 미국시장에서는 T+1 전환 후 2~3%의 결제 실패가 발생하고 있다며 결제 실패를 무조건 '제로'로 만드는 것보다 실패가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해소하고 비용을 관리하는 방향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빠르고 구체적인 로드맵 공유와 안정적 시스템 구축을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상현 NH투자증권 차장은 현재의 결제주기를 시장의 '주춧돌'에 비유하며 "시장이 달리는 중에 주춧돌을 갈아끼워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일부 증권사만 시스템을 갖추는 방식으로는 결제 시스템 전체의 안정성을 확보할 수 없어 모든 증권사가 따라올 수 있도록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미강 SC은행 이사 역시 외국인 투자자의 주식 매매 과정에서 잔고 확인과 배분, 환전, 예탁결제원 결제 승인 등의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며 T+1으로 단축될 경우 이 과정에 필요한 시간이 크게 줄어든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한국시장은 최근 외국인 투자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제도 변화가 진행되고 있는데 T+1까지 진행되면 안정적인 시스템 운영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백대만 금투협 팀장은 "글로벌 투자자들이 원하는 것은 예측 가능한 제도 변화"라며 "제도 시행 과정에서 충분한 사전 소통과 준비기간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인투자자들은 결제주기 단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시동 유튜버는 "개인투자자들은 결제 대금이 이틀 후에 들어오는 것 때문에 급하게 자금이 필요하면 9%대 매도대금 담보대출 금리를 부담하고 있다"며 "T+1으로 전환하더라도 개인투자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형평성 문제가 남을 수 있는 만큼 이를 합리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년 투자자 이동원씨는 주식을 매도한 뒤 해당 자금으로 다른 주식을 매수할 수는 있지만 바로 출금할 수 없는 이유에 의문을 제기했다. 김민찬씨 역시 "결제일이 하루 앞당겨지면 다른 투자나 자금 활용이 가능해지는 만큼 장점이 크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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