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을, 떡볶이 노포 따라 걷는 서울 ④코끼리분식
등록 2026.10.20 07:03:00

서울 마포구 ‘코끼리분식’의 즉석떡볶이와 튀김. (사진=서울관광재단) *재판매 및 DB 금지
오래된 떡볶이집에는 연륜만큼이나 사람들의 추억이 켜켜이 쌓여 있다.
학교가 끝나기 무섭게 달려와 수다를 떨며 떡볶이와 어묵을 먹던 중고생들, 점심시간이면 이만한 가성비가 어디에 있냐며 정장이나 유니폼 차림으로 김밥은 물론 떡볶이까지 거리낌 없이 먹던 회사원들, 야심한 시각 하루의 고된 일과를 마치고 찾아와 떡볶이로 스트레스를 날리고 순대로 영양을 보충하던 공사장 인부들….
흔하다면 흔한 떡볶이 한 그릇이지만, 서울의 생활문화와 역사를 들여다보는 여행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서울관광재단(대표이사 김병민)은 가을을 맞아 서울시가 선정한 ‘오래가게’ 떡볶이 노포 7것 중 4곳을 골라 이들을 중심으로 주변 명소 까지 함께 둘러보는 '미식 여행'을 제안한다.
서울관광재단은 서울을 여행하며 돌아보기 좋은 곳을 임의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오래가게는 ‘오래된 가게가 오래 가기를 바란다’는 뜻이다.
서울시가 2017년부터 지역의 역사와 생활문화를 간직한 상점을 발굴해 온 사업이다. 2024년 선정 범위를 음식점까지 확대했다.
[서울=뉴시스]김정환 관광전문 기자 = 서울 마포구 도화2길 ‘코끼리분식’은 지하철 5·6호선·경의중앙선·공항철도 공덕역과 5호선 마포역 사이 도화동 골목에서 30년 넘게 자리를 지켜온 즉석떡볶이 전문점이다.
오랜 세월 인근 학생과 직장인의 입맛을 책임져 왔다. 3대째 가업을 이어오고 있다.
정겨운 분위기, 푸짐한 양, 부담 없는 가격, 무엇보다 오랜 세월 사랑받아 온 맛이 이 집의 매력이다.
2017년, 2018년에는 국내 레스토랑 가이드북 ‘블루리본 서베이’에 2년 연속 소개되기도 했다.
이 집 떡볶이는 자극적인 매운맛 대신 달큼함과 짭조름함이 어우러진 국물에 은은한 매콤함이 감도는 것이 특징이다.
떡볶이와 함께 먹는 튀김이 별미다.
튀김만두, 김말이튀김, 못난이튀김 등 세 가지가 대표적이다. 이 중 요즘 분식집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못난이튀김이 눈길을 끈다.
바삭한 튀김을 자작한 떡볶이 국물에 넣고 잘게 으깨 먹어 보자. 고소한 맛이 양념에 더해진다. 국물을 충분히 머금은 튀김은 부드러운 식감을 낸다.
떡볶이를 다 먹었다면 볶음밥을 먹을 차례다.
직원이 떡볶이 양념이 남은 냄비에 밥을 넣은 다음 달걀 하나를 톡 깨 넣어 볶아 준다. 매콤달콤한 양념이 밥알에 골고루 배어들고, 달걀의 고소함이 보태져 또 다른 별미가 완성된다.

서울 마포구 ‘공덕시장’ 내 족발집의 진열대. (사진=서울관광재단) *재판매 및 DB 금지
식사를 마쳤다면 도보로 약 15분 거리인 마포구 만리재로 ‘공덕시장’으로 향해 보자. 이 전통시장은 ‘족발골목’과 ‘전골목’으로 유명하다.
족발골목은 약 30년 전 시장 한쪽의 2평 남짓한 식당에서 태동했다.
족발과 순댓국을 팔던 가게가 인기를 얻으면서 비슷한 음식점들이 하나둘 들어섰다.
이제는 오랜 세월 영업하거나 대를 이어 운영하는 족발집들이 골목을 채우고 있다.
커다란 솥에서 삶아 낸 윤기 흐르는 족발을 주문하면 순대와 순댓국을 곁들여 주는 넉넉한 인심도 경험할 수 있다. 다만 제공 방식은 점포마다 다르다.
바로 옆 전골목에서는 녹두빈대떡, 동태전, 새우전, 호박전 등 다양한 전과 튀김을 판다.
진열된 음식을 바구니에 골라 담아 무게에 따라 계산하는 방식도 이곳의 특징이다.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 내 ‘삼의사 묘역’. 안중근 의사의 가묘도 자리한다. (사진=서울관광재단) *재판매 및 DB 금지
시장 구경을 마쳤다면 용산구 효창원로 ‘효창공원’에서 가을 산책을 즐겨 보자. 공덕시장에서 도보로 약 15분 거리다.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 울창한 소나무 숲 사이로 난 산책로를 따라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걷기 좋은 이 도심 속 공원은 독립운동가들의 묘역을 품은 역사적 공간이기도 하다.
이곳은 원래 조선 제22대 왕 정조(1752~1800)의 맏아들 문효세자(1782~1786), 그의 어머니 의빈 성씨 등이 잠든 ‘효창원’이었다.
일제는 1940년 이곳을 공원으로 지정한 뒤, 1944년 10월 왕실 묘소를 경기 고양시 서삼릉으로 이전했다.
광복 이후 백범 김구(1876~1949)의 주도로 1946년 5월 이봉창(1900~1932), 윤봉길(1908~1932), 백정기(1896~1934) 의사의 유해가 봉환돼 지금의 ‘삼의사 묘역’에 안장됐다. 효창공원은 이를 계기로 새로운 역사적 의미를 갖게 됐다.
이들 곁에는 안중근(1879~1910) 의사의 가묘도 자리한다. 아직 찾지 못한 안 의사의 유해를 언젠가는 국내로 봉환해 모시기 위해 마련된 빈 무덤이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요인들의 묘역도 조성돼 있다.
김구 역시 1949년 6월 숨진 뒤 이곳에서 영면하고 있다.
1989년 6월 독립운동사에서 갖는 가치를 인정받아 사적으로 지정됐다.
공원 안에는 김구, 이동녕(1869~1940), 조성환(1875~1948), 차리석(1881~1945), 이봉창, 윤봉길, 백정기 등 독립운동가 7인과 안중근 의사의 영정을 모신 사당 ‘의열사’도 있다.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 내 전시실. (사진=서울관광재단) *재판매 및 DB 금지
공원과 인접한 용산구 임정로 ‘백범김구기념관’도 둘러볼 만하다.
2002년 10월 개관한 이곳에서는 김구의 생애와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 펼친 독립운동, 광복 이후의 활동 등을 관련 자료와 전시물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그의 자서전 ‘백범일지’ 관련 자료도 전시돼 있다.
관람료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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