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 재정 책임은?…李 "지방사무" 속 "79% 국가사무"
등록 2026.10.25 06:02:00
추미애 '소방 재정 빨대' 이후 재정 분담 논쟁 계속
소방업무, 현행법상 '지방사무'…재원, 지자체 부담
여당, 소방 인건비 국가 지원 확대 법안 잇단 발의
李 "소방은 지방 사무…국가 사무 전환 논쟁 여지"
지방행정硏 "소방 업무 79% 국가 사무 해당" 분석
"대규모 재난 등 국가대응 늘어…재정 책임성 강화"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열린 소방공무원 명예회복 및 소방조직 재정 책임 정상화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10.21. bjk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10/21/NISI20261021_0021498371_web.jpg?rnd=20261021114404)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열린 소방공무원 명예회복 및 소방조직 재정 책임 정상화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10.21. [email protected]
추미애 경기도지사의 이른바 '소방 재정 빨대' 발언 논란 이후 국가직 신분인 소방 공무원의 인건비 등 소방 재정 분담 주체를 둘러싼 논쟁이 계속 확산하고 있다.
특히 소방 인건비에 대한 국가 지원 확대 법안을 잇따라 발의한 여당과 달리 이재명 대통령은 "소방은 지방 사무"라고 밝혀 입장차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소방 업무의 79%가 국가 사무에 해당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와 눈길을 끈다.
25일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이 지난해 발간한 '중앙 및 지방 간 소방재원 분담의 개선방안 연구 : 소방 공무원 인건비 확보를 중심으로' 보고서를 보면 소방 업무의 성격을 상당 부분 '국가 사무'로 판단한 내용이 담겨 있다.
현재 화재 진압과 구조 등 소방 업무는 지방자치법상 '지방 사무'로 규정돼 있다.
2020년 4월 소방 공무원의 국가직 전환 당시 정부가 지역의 특성을 고려해 소방 업무를 시·도의 업무로 남겨두면서다. 소방 공무원에 대한 인사권 일부와 지휘·감독 권한도 시·도 지사에 위임했다.
문제는 소방 업무의 성격이 국가와 지방 간 재원 부담 주체를 결정하는 핵심 기준이 된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재정 당국도 "소방 사무가 지방 사무이고, 지방정부(시·도 소방본부)가 맡고 있어 지방정부가 재정을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이는 인건비 등 소방 재정의 대부분을 지자체가 부담하는 '기형적' 재정 구조를 초래했다.
실제 소방청에 따르면 올해 전국 소방예산 8조5967억원 가운데 국비는 9238억원(10.7%)에 불과했다. 반면 지방비는 7조6728억원(89.3%)에 달했다. 국가직 전환 이후에도 매년 국비 비중은 10% 내외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소방 공무원 인건비 6조5129억원 중 소방안전교부세로 지원되는 국비는 5496억원(8.4%), 지방비는 5조9633억원(91.6%)이었다. 국가직으로 전환됐음에도 인건비의 90% 이상은 지자체가 떠안고 있는 셈이다.
이에 여당을 중심으로는 소방 공무원 인건비에 대한 국가 지원을 확대하는 법안이 잇따라 발의되고 있다.
지난 21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소방 공무원 인건비 계정의 세입 부족분 전액을 국가가 부담하도록 하는 내용의 '소방재정지원 및 시·도 소방특별회계 설치법(소방재정지원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정 의원은 "현행법상 소방 업무가 지자체 사무로 돼 있고, 관련 예산도 재정이 열악한 지자체가 부담하게 돼 있는 실정"이라며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소방 공무원에 대해 국가가 인건비 전액을 책임져야 한다"고 취지를 밝혔다.
이언주 의원도 이튿날 소방 공무원 인건비의 80% 이상을 국가가 의무적으로 부담하도록 하는 내용의 소방재정지원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 의원은 "국가직 전환 취지에 맞게 국가 책임을 강화해 지방 재정의 부담을 덜겠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9일 청와대 춘추관을 방문해 기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6.10.19. suncho21@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10/19/NISI20261019_0021495217_web.jpg?rnd=20261019144322)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9일 청와대 춘추관을 방문해 기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6.10.19. [email protected]
이 대통령은 지난 19일 청와대 기자단 간담회에서 "원래 소방은 지방 사무가 맞다"며 "(소방 공무원을) 국가직화했으니까 다 국가 사무로 전환해야 하느냐는 논쟁으로 볼 여지가 꽤 있다"고 말했다.
소방 공무원의 국가직 전환과 소방 업무의 국가 사무 전환은 별개로 봐야 한다는 취지다.
이 대통령은 "지역 특성에 맞게 하는 것이 바람직한 사무가 있고, 국가적 차원에서 일률적으로 하는 게 바람직한 사무가 있다"면서도 "처우 개선이나 장비 보완, 이런 것들은 국가적 차원에서 대책을 세우긴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소방 업무의 79%가 국가 사무에 해당한다는 분석도 나와 주목된다.
지방행정연구원이 소방청 소관 21개 법률의 1957개 조항별 사무 성격을 분석한 결과, 사무 구분이 가능한 758개 조항 가운데 국가 사무는 599개(78.9%), 자치 사무는 160개(21.1%)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법률별 국가 사무 비율은 국립소방병원법(100%), 의무소방대설치법(100%), 다중이용업소법(97.6%), 119법(94.0%), 화재조사법(92.6%), 재난안전법(89.5%), 화재예방법(87.3%), 소방시설법(87.1%) 등의 순이었다.
지방행정연구원은 분석 결과에 대해 "소방 사무에 있어 국가 사무가 상당수를 차지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소방 업무에서 국가 사무가 상당 부분 차지한다는 분석은 다른 연구에서도 확인된다. 한국정책학회가 지난해 3월 분석한 소방 사무 비율을 보면 국가 사무 43%, 국가·지방 공동사무 23%, 지방사무 34%로, 국가 및 공동 사무가 66%에 해당했다.
특히 최근 들어 대규모 재해나 재난 발생 등으로 개별 지자체의 경계를 넘어 여러 지자체나 국가 차원의 대응이 필요한 경우가 늘고 있다는 점도 소방 업무의 국가 사무 성격이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연구원은 강조했다.
실제 최근 10년간 대형 복합재난 발생 시 대응하는 중앙119구조본부 출동 실적을 보면 2014년 689건에 불과했던 출동 건수는 2022년 2070건으로 약 3배 급증했다.
연구원은 "소방 업무의 외부성과 공동 사무 성격을 고려할 때 중앙정부의 재정 책임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소방 업무 특성을 분석해 중앙과 지방 간 합리적인 재원 분담 비율을 설정하고, 관련 법률도 정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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