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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음담과 성인유머의 조합 '방자전'

등록 2010.05.26 11:29:52수정 2017.01.11 11:5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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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진현철 기자 = 단오날 춘향이가 그네를 타다가 이몽룡 도령을 만나 한눈에 사랑에 빠진다. 몽룡은 과거 시험을 치르러 한양으로 떠나고 성춘향은 정인을 기다리며 정절을 지킨다. 과거에 급제한 몽룡은 자신을 기다린 춘향과 해로한다. 이것이 ‘춘향전’이다.  몽룡(류승범·30)이 춘향(조여정·29)을 보고 첫눈에 반할 때 몽룡의 몸종 방자(김주혁·38) 역시 그랬다.장소는 춘향의 어머니가 운영하는 기생집 청풍각이다. 이것이 ‘방자전’이다  ‘야한 영화감독’ 김대우(48)씨의 신작이다. ‘춘향전’을 비틀어 ‘방자전’으로 바꿔버렸다. ‘정사’(1998)와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2003) 등의 각본, ‘음란서생’(2006) 연출 등으로 에로틱한 이미지를 굳힌 김 감독이 작심하고 만들었다. 현대적 감각과 위트 넘치는 대사로 ‘한복 입은 성애물’을 탄생시켰다.  먼저, 춘향부터 범했다. 방자와 춘향의 이부자리 신이 질펀하다. 조여정의 가슴과 엉덩이 라인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섹스 연기도 매우 사실적이다. 신분제 사회의 제약을 사랑으로 타파한다는 이런저런 설정과 당위성 설명은 어찌보면 포장이요, 군더더기일 수도 있다.  일종의 고전풍 포르노그래피가 아니니 정사신으로만 도배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웃음코드를 곳곳에 심었다. 양반 몽룡이 하인 방자를 질투한다. 자기보다 힘이 세고 남성미도 우월한 존재다. 춘향의 몸종 향단은 몽룡과 잠자리를 한 뒤 “원래는 방자가 나를 먼저 좋아했다”며 몽룡을 허탈하게 만든다. 류승범은 변종 몽룡의 캐릭터를 제대로 구현해냈다.  류현경(27)의 신체노출과 성애연기는 적나라하다. ‘마 노인’(오달수·42)의 연애·성 기술 강의는 성인들을 웃긴다. 여자 2만명을 상대했다는 조선의 카사노바 장판봉 선생을 인용해 ‘툭’ 기술, ‘차게 굴기’, ‘은꼴편(은근히 꼴리는 편지)’, ‘뒤에서 보기’를 설파한다.  후반에서는 ‘변학도’(송새벽·31)가 웃음을 안긴다. 혼자서 따로 노는 듯한 느낌도 없잖지만, 일부러 어눌하고 어색해졌다고 보겠다. 극중 변학도를 살피면 춘향전과 방자전의 관계를 깨달을 수 있다.  춘향전이 사실은 ‘춘향을 사랑한 방자가 꾸며낸 거짓이야기’라는 상상에서 출발한 영화다. 방자의 충성, 몽룡의 정의, 춘향의 정절이라는 춘향전의 기본 틀을 무너뜨혔다.6월3일 개봉./agacul@newsis.com

【서울=뉴시스】진현철 기자 = 단오날 춘향이가 그네를 타다가 이몽룡 도령을 만나 한눈에 사랑에 빠진다. 몽룡은 과거 시험을 치르러 한양으로 떠나고 성춘향은 정인을 기다리며 정절을 지킨다. 과거에 급제한 몽룡은 자신을 기다린 춘향과 해로한다. 이것이 ‘춘향전’이다.

 몽룡(류승범·30)이 춘향(조여정·29)을 보고 첫눈에 반할 때 몽룡의 몸종 방자(김주혁·38) 역시 그랬다.장소는 춘향의 어머니가 운영하는 기생집 청풍각이다. 이것이 ‘방자전’이다

 ‘야한 영화감독’ 김대우(48)씨의 신작이다. ‘춘향전’을 비틀어 ‘방자전’으로 바꿔버렸다. ‘정사’(1998)와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2003) 등의 각본, ‘음란서생’(2006) 연출 등으로 에로틱한 이미지를 굳힌 김 감독이 작심하고 만들었다. 현대적 감각과 위트 넘치는 대사로 ‘한복 입은 성애물’을 탄생시켰다.

 먼저, 춘향부터 범했다. 방자와 춘향의 이부자리 신이 질펀하다. 조여정의 가슴과 엉덩이 라인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섹스 연기도 매우 사실적이다. 신분제 사회의 제약을 사랑으로 타파한다는 이런저런 설정과 당위성 설명은 어찌보면 포장이요, 군더더기일 수도 있다.

 일종의 고전풍 포르노그래피가 아니니 정사신으로만 도배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웃음코드를 곳곳에 심었다. 양반 몽룡이 하인 방자를 질투한다. 자기보다 힘이 세고 남성미도 우월한 존재다. 춘향의 몸종 향단은 몽룡과 잠자리를 한 뒤 “원래는 방자가 나를 먼저 좋아했다”며 몽룡을 허탈하게 만든다. 류승범은 변종 몽룡의 캐릭터를 제대로 구현해냈다.

 류현경(27)의 신체노출과 성애연기는 적나라하다. ‘마 노인’(오달수·42)의 연애·성 기술 강의는 성인들을 웃긴다. 여자 2만명을 상대했다는 조선의 카사노바 장판봉 선생을 인용해 ‘툭’ 기술, ‘차게 굴기’, ‘은꼴편(은근히 꼴리는 편지)’, ‘뒤에서 보기’를 설파한다.

 후반에서는 ‘변학도’(송새벽·31)가 웃음을 안긴다. 혼자서 따로 노는 듯한 느낌도 없잖지만, 일부러 어눌하고 어색해졌다고 보겠다. 극중 변학도를 살피면 춘향전과 방자전의 관계를 깨달을 수 있다.

 춘향전이 사실은 ‘춘향을 사랑한 방자가 꾸며낸 거짓이야기’라는 상상에서 출발한 영화다. 방자의 충성, 몽룡의 정의, 춘향의 정절이라는 춘향전의 기본 틀을 무너뜨혔다.6월3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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