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상, 연기란 곧 고문이었다…'남영동 1985'

【서울=뉴시스】박문호 기자 = 배우 박원상이 5일 오후 서울 을지로 메가박스 동대문점에서 열린 영화 '남영동 1985(감독 정지영)'시사회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배우 박원상(42)이 영화 '남영동 1985'(감독 정지영)에서 1985년 남영동 대공분실로 끌려가 모진 고문을 당한 정치인 김근태(1947~2011)를 실감나게 재현했다.
박원상은 5일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영화 '부러진 화살'을 마치고 정지영 감독님이 다음에는 고문 이야기를 할 거라고 말해줬다. 같이 하자는 말이 나로서는 감사한 일이었다. 하지만 작업하기 전에 이 역할을 감당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컸다. 감독님, 선배님, 스태프들 모두 '부러진 화살'에서부터 이어져 온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한 작업이었다"고 밝혔다.
박원상은 민주화운동청년연합 전 의장으로 박정희, 전두환 군부독재에 저항한 민주투사 '김종태'를 연기했다. 1985년 9월4일 남영동 대공분실에 불법 감금당한 채 '이두한'(이경영)을 비롯한 수사관들에게 22일간에 끔찍한 고문을 당한다. 2004년 7월~2005년 12월 노무현 정권의 보건복지부 장관을 맡은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김근태 의원을 모티브로 했다.
"'부러진 화살'에서도 '박준'을 연기했다. 지금도 창원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는 박훈 변호사가 모델이다. 이번 작품은 김근태 의원이 모델이지만 작품에는 '김종태'로 등장한다. '김종태'로 스크린에 나와 있다고 해서 '김종태'로 보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알고 있다. 그래서 '남영동'이라는 수기도 찾아봤고 여러 자료 영상을 찾아보려고 했다."

【서울=뉴시스】박문호 기자 = 배우 박원상이 5일 오후 서울 을지로 메가박스 동대문점에서 열린 영화 '남영동 1985(감독 정지영)'시사회 기자회견에서 영화의 감정을 풀어내지 못해 한숨을 쉬며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 [email protected]
박원상은 '남영동 1985'에 가장 먼저 합류 의사를 밝히고 바로 다이어트에 돌입, 한 달 만에 10㎏ 이상 감량해 고문 피해자의 모습을 만들었다. 얼굴을 천으로 가린 후 2분 이상 코와 입으로 사정없이 내뿜는 물줄기를 견뎌야하는 물고문,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나체로 견디는 전기고문을 입에 거품까지 물며 표현했다.
"감독님에게 이 작품 제의를 받고나서 다른 작품과는 달리 '체력만 가지고 현장에 가겠다'고 말했다. 버텨야하는 체력적인 한계, 몸이 버틸 수 있는 한계가 필요했다. 내가 작업했던 곳은 영화 현장이기 때문에 실제처럼 보이는 고통이 영화를 보는 관객에게도 최대한 전해지도록 최선의 표현방법을 찾아야했다. 그 방법이 바로 최선을 다해 버티는 것이다. 이런 체력을 준 부모님에게 감사드린다"며 웃었다.
또 "현장에서 고문을 했던 이경영, 명계남 선배님에게 미운 감정이 들었던 때도 있다. 하지만 신뢰가 있었기에 끝까지 마칠 수 있었다. 한 달 반을 버틸 수 있도록 많은 힘을 줬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서울=뉴시스】박문호 기자 = 배우 이경영(왼쪽)과 박원상이 5일 오후 서울 을지로 메가박스 동대문점에서 열린 영화 '남영동 1985(감독 정지영)'시사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남영동 1985'는 영문도 모른 채 남영동 대공분실에 끌려간 '김종태'가 간첩 활동에 관한 거짓 진술을 토해낼 수밖에 없었던 22일간의 고문 과정을 전한다. 22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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