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환 맛집]서울서 맛보는 최고일식 '스시 우오'

정말 ‘맛이 살아있는 스시’를 먹고 싶다면 어디로 가야할까. 일본 도쿄 긴자, 특급호텔?
바다 건너 멀리 갈 필요도 없고, 왠지 문턱이 높을 것 같은 호텔 유명 일식당을 찾을 필요도 없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650-9 도산공원 정문을 바라보고 오른쪽 골목으로 내려가 오른쪽 코너에 자리한 ‘스시 우오’(02-518-4224)면 충분하다.
내로라하는 스시집들이 앞다퉈 들어서면서 그야말로 스시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도산공원 근처에 지난 4월5일 오픈한 지 1년도 채 못 돼 미식가들이나 연예인 등 셀러브리티들 사이에 인기를 얻고 있는 집이다. 남녀 톱스타 커플이 즐겨 찾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더욱 주목 받았다.

바깥 쪽으로 나있는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가니 옆으로 잘 꾸며진 작은 정원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언젠가 들른 일본 하코네의 어느 료칸의 아담한 정원이 떠올랐다. 자동문을 여니 일본 전통의상 차림의 여직원이 반갑게 맞이한다.
예약한 자리는 스시 바다. 한국인들은 왠지 바에 앉는 것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 고급 일식집 룸에서 모종의 거래를 해온 어둔 시대의 학습 탓일까, 아니면 섣불리 바에 앉았다가 셰프 앞에서 실수할까봐 몸을 사리기 때문일까. 하지만 진짜 신선하고 맛있는 스시를 먹으려면 바가 좋다. 아무리 코스 요리를 시킨다고 하더라도 셰프가 손님이 음식을 먹는 속도를 눈치껏 가늠해 음식이 나올 타이밍을 정해주므로 가장 적절한 시기에 제일 신선한 상태의 요리를 맛볼 수 있다. 물론 상대가 동성이든, 이성이든 건전하고 건강한 만남 때에나 가능한 일이긴 하다.

이런 실력과 열정을 갖춘 스시 명인이 만들어내는 코스이기에 ‘셰프 추천 메뉴’라 할 수 있는 ‘오마카세’(8만원, 부가세 10% 별도)를 믿고 부탁했다. ‘오마카세’는 우리 말로 ‘맡긴다’는 뜻이다. 그날 그날 가장 좋은 생선을 엄선해 만드는 만큼 바로 그 순간 최고의 맛을 기대해도 좋다.
바로 눈 앞에서 정성껏 와사비를 갈고, 생선살을 여미고, 촛물에 밥을 뭉치고, 생선살과 밥을 합쳐 스시를 쥐는 환상적인 손놀림 앞에서 눈이 황홀경에 빠져들 때 다카하시 셰프가 앞접시에 올려준 스시는 어느새 입 안으로 순간이동해 혀까지 황홀하게 만든다. 스시 뿐 아니다. 사시미, 덴푸라(튀김), 디저트로 이어지는 코스 내내 행복감에 온 몸이 짜릿해올 정도다. 특히 와사비를 분명히 넣어 만들었을텐데 전혀 와사비를 먹고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로 부담 없이 술술 넘어간 것은 엔화가 만만했던 2007년 말 긴자의 어느 유명 스시집에서 처음 느껴본 이후 오랜만의 만족감이었다.

여직원들은 옷만 일본 전통의상을 입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까지 그대로 재현하므로 현지에 와 있는 듯한 즐거운 착각을 하게 된다.
1, 2층 복층형으로 2층 스시 바의 14석을 비롯해 ‘집 속의 집’ 개념을 도입한 프라이빗룸 7개(다다미식 4개, 테이블식 3개), 1층 단체 룸 등 70석 규모다. 야외에도 테이블을 갖춰 봄부터 가을까지 자연을 벗 삼아 스시를 즐길 수 있게 했다. 연중무휴이고, 런치는 매일 정오부터 오후 3시, 디너는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다. 주차는 발렛파킹(2000원)을 이용하면 된다.
문화부 차장 ac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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