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재갑 교육칼럼]장학사가 뭐길래…교육전문직 개혁 서둘러라

경찰의 수사가 진행되자 출제위원이었던 장학사가 자살했고, 관련 장학사들이 구속됐다. 교사들과 교육감까지 줄소환을 당해 조사를 받고 있다.
교육자 집단은 사표(師表)가 되어야 한다. 그런데도 교육계에 매관매직과 관련한 적폐(積弊)가 끊이질 않고 있다.
지난 2000년 취임한 강복환 전 충남교육감은 승진 후보자들로부터 뇌물을 받아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교육감에서 낙마했다.
2008년 교육감에 선출된 오제직 전 충남교육감도 불법 선거운동과 인사 청탁 혐의로 수사를 받자 사퇴하고, 벌금 1000만 원을 선고받았다.
2010년 공정택 전 서울교육감 역시 재산신고 누락, 인사비리 등으로 징역 4년형을 받아 수감 중이다.
최근에는 감사원이 인천과 경남교육청의 감사결과 승진 관련 비리 혐의를 파악하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나근형 인천교육감과 고영진 경남교육감도 조만간 수사를 받을 처지에 놓여 있다.
교육계 인사비리의 대부분은 교장 승진과 교육전문직(교육연구사, 교육연구관, 장학사, 장학관) 임용과 관련돼 있다. 교사들이 교장으로 승진하고, 교육전문직에 진출하기 위해 목메는 것은 윤리의식 부재 탓도 있지만 잘못된 교직구조가 가장 큰 원인이다.
현행 교원인사제도는 가르치는 교사가 우대받는 게 아니라 관리직인 교감, 교장이 우대받는 구조로 돼 있다. 또한 교사와 학교 지원에 충실해야 할 교육전문직은 교사와 학교의 상전 노릇을 하고, 교장 진출을 위한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
교육계는 교사를 하다가 교육전문직으로 전직 임용되면 승진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교사가 교육전문직이 되려는 가장 큰 이유는 교장으로 승진할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이기 때문이다.
교사가 교육전문직이 되지 않고 교장이 되려면 최소한 25년 걸린다. 수십 년간 연수와 연구실적은 물론 소수점 두 자리까지 다투는 근무평정 점수를 성공적으로 관리해야 교장이 될 수 있다. 그렇지만 교사 대부분은 교감, 교장을 하지 못한 채 교직을 마친다.
이에 비해 공채를 통해 교사가 연구사나 장학사가 되면 승진을 위한 점수관리가 절대적으로 유리하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언제든 교감이나 교장으로 전직할 수도 있다. 이러다 보니 교육전문직 제도가 교장 승진의 도구로 전락해 악용되고 있다.
이처럼 잘못된 교직구조와 인사제도는 묵묵히 교단에 헌신하고 있는 교사들의 사기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등 폐단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제 교육 당국이 교육전문직 제도를 근본적으로 수술하는 데 적극 나서야 한다.
가장 먼저 할 일은 교육전문직 제도가 과연 필요한지부터 따져보는 일이다. 지금처럼 교장 승진을 위한 도구로 계속 악용된다면 교육전문직을 둘 필요가 없다.
필기 고사로 시행되는 교육전문직 선발고사도 폐지하기 바란다. 시험 준비를 위해 학생을 가르치는 데 정성을 쏟아야 할 교사들이 이리저리 유명 강사들의 특강을 찾아다니고 온라인 강좌는 물론 학원 수강에 빠져 있는 실태를 바로 잡아야 한다.
또한 교사가 승진을 위해 교육전문직으로 전직하고 다시 교감, 교장으로 전직하는 것을 원천 차단하거나 일정 기간 제한하는 조치를 통해 교육전문직이 전문성과 정체성을 찾아 제 역할을 다하도록 해야 한다.
가르치는 교단교사가 우대받을 수 있도록 수석교사제를 확대하고 지원을 강화하는 일도 중요하다. 특히 직선 교육감들의 인사 전횡과 비리 차단을 위해 견제 장치와 인사의 투명성 제고를 위한 제도적 보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인사 비리 사건이 반복되는 것은 근본적이고 과감하게 개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어물쩍 넘겨서는 안 된다. 충남교육청의 인사비리 사건을 끝으로 교육계의 고질적인 병폐가 사라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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