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뭐래도 당당한 현대미술 ‘만화에 빠지다’

롯데갤러리 안양점이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만화에 빠지다’ 전을 8월 13일까지 연다. 전시장은 만화의 형식을 빌리거나 만화 속 캐릭터들을 주제로 제작한 평면, 입체, 애니메이션 등으로 꾸몄다. 고근호, 김성재, 마리캣, 최윤정 등 작가 10명의 작품 40여 점이 나왔다.
이들은 만화를 있는 그대로 모사하는데 그치지 않고 창의적인 방식으로 대상을 재해석했다. 덧없는 인간의 욕망을 풍자하거나 그늘진 우리 사회의 단면을 보다 직설적으로 드러내기도 한다. 풍성하고 화려한 시각적 즐거움도 선사한다.
조각가 고근호의 ‘동화적 상상력’을 동원한 작품을 깔아놨다. 스틸로 만들어진 작품은 로봇을 상상하고 구성하고 조립하는 작가의 개인적인 즐거움은 물론 누구나 한 번쯤 꿈꿨을 환상의 세계가 담겨있다. 그가 만들어 내는 세상은 어린아이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공감할 수 있는 세상이다. 이미지들은 대중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 스타이거나 그에 버금가는 유명인일 수도 있다. 그는 이러한 대중적 아이콘으로 우리의 마음속에 잠입하고 차고 딱딱한 스틸로 된 로봇들 위에 색을 입혀 따뜻한 동심의 세계를 펼쳐낸다.
스페인 산 컬러 점토인 조비클레이로 만든 김성재의 ‘코 파는 동물’ 시리즈는 동물들의 모습에 희화적인 요소를 가미해 코믹하고 유머러스한 모습을 보여준다. 개와 고양이뿐 아니라 고릴라와 호랑이 등이 코를 파고 있는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통해 현대인들의 가식적인 사회상을 풍자적으로 표현한다.
‘마리캣’이라는 이름의 고양이 작가로 잘 알려진 박은경은 아름답고 생동감 있는 고양이의 모습을 정성스럽게 그려냈다. 미지의 숲을 헤매거나 동물 친구들을 만나고, 때로는 무서운 괴물을 만나도 겁먹지 않는 ‘모험 소년’의 이미지가 어린 고양이 캐릭터에 투영된 작품을 전시했다.
배정진은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인물들의 이미지를 빌려와 작품을 제작한다. 작품에 달콤한 배경을 혼합해 색다르고 유쾌한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비운의 화가 고흐에게 소녀 옷을 입히고 온통 과자로 뒤덮인 동산에 세워두거나, 지폐에 등장하는 인물들에 우스꽝스러운 옷을 입히고 리본을 달아 한 꾸러미의 선물로 포장하기도 한다.

이주형의 원자 보이는 1분짜리 단편 애니메이션이다. 원자력과 같은 위력의 에너지를 소유하고 악에 맞서 싸우며 선한 세상을 이루고자 하는 상상 속 캐릭터다. 세상을 이롭게 하는 밝은 에너지의 흐름을 경쾌하고 신 나는 음악과 함께 풀어냈다.
홍가람은 아이들이 위에 올라가 뜀뛰면서 타고 노는 팡팡 이라는 놀이기구에서 모티브를 얻어 제작한 단편 애니메이션 ‘팡팡’, 강민희는 1분 10초의 짤막한 애니메이션으로 아름다운 정원의 모습을 묘사한 회화적인 표현이 돋보이는 ‘정원’으로 관람객을 맞는다.
갤러리 측은 “IT의 혁신, 소비패턴의 변화 등과 더불어 끊임없이 창조와 진화를 거듭하는 산업사회와 예술 안에서의 만화의 의미를 살펴보고자 기획했다”며 “전시 작품을 통해 현대미술에서 만화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도 의미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031-463-2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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