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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심은경, 물건일세…영화 '수상한 그녀'

등록 2014.01.14 07:01:00수정 2016.12.28 12: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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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영주 기자 = "나보다 자식 잘 키운 사람 있으면 나와보랑께."  참으로 꼬장꼬장하고 고리타분하다. 국립대학교 교수이자 노인전문가 아들이 세상에서 최고로 잘났다. 하나밖에 없는 손자에게는 용돈이 척척 떨어지는 저금통 같은 할머니다. 하지만 심장병까지 앓는 며느리에게는 잔소리가 마르지 않을 정도로 박한 시어머니 행세를 한다. 결국, 며느리가 스트레스로 쓰러지자 '오말순' 할머니는 요양원으로 가야 할 처지에 놓인다.  gogogirl@newsis.com

【서울=뉴시스】박영주 기자 = "나보다 자식 잘 키운 사람 있으면 나와보랑께."

 참으로 꼬장꼬장하고 고리타분하다. 국립대학교 교수이자 노인전문가 아들이 세상에서 최고로 잘났다. 하나밖에 없는 손자에게는 용돈이 척척 떨어지는 저금통 같은 할머니다. 하지만 심장병까지 앓는 며느리에게는 잔소리가 마르지 않을 정도로 박한 시어머니 행세를 한다. 결국, 며느리가 스트레스로 쓰러지자 '오말순' 할머니는 요양원으로 가야 할 처지에 놓인다.

 착잡한 심정으로 손자와의 저녁 약속장소로 향하다가 정류소 앞의 '청춘사진관'을 발견한다. 카메라 앞에 앉은 순간 '찰칵', 70대 노인 오말순은 '오두리'(심은경)로 다시 태어났다. "젊을 적엔 오드리 헵번 뺨쳤지. 노래, 얼굴, 몸매 삼박자를 다 갖췄다나 뭐라나"라고 사진관에서 읊조리던 넋두리가 현실이 된 것이다. 뽀송뽀송한 피부, 죽지 않은 노래솜씨, 가슴 설레는 사랑이 어색하지 않은 나이, 스무 살이다.

 젊어진 20대 육체를 가진 오말순은 두려울 게 없다. 다 떨어진 신발에도 돈 몇 푼이 아까워 시장을 몇 바퀴씩 돌며 고민했던 꽃신을 단숨에 구입할 정도의 용기도 있다. 꼬깃꼬깃 모아뒀던 돈으로 그동안 꿈꿔온 '로마의 휴일'의 '오두리 헵번'으로 스타일을 변화시켰다. 잊고 지냈던 '가수'의 꿈도 다시 꾼다.

【서울=뉴시스】박영주 기자 = "나보다 자식 잘 키운 사람 있으면 나와보랑께."  참으로 꼬장꼬장하고 고리타분하다. 국립대학교 교수이자 노인전문가 아들이 세상에서 최고로 잘났다. 하나밖에 없는 손자에게는 용돈이 척척 떨어지는 저금통 같은 할머니다. 하지만 심장병까지 앓는 며느리에게는 잔소리가 마르지 않을 정도로 박한 시어머니 행세를 한다. 결국, 며느리가 스트레스로 쓰러지자 '오말순' 할머니는 요양원으로 가야 할 처지에 놓인다.  gogogirl@newsis.com

 영화 '수상한 그녀'는 주변에서 빤히 볼 수 있는 보수적인 할머니 '오말순'(나문희)이 녹록지 않은 삶을 살아온 이 시대의 어머니들에게 보내는 위로의 메시지다. '도가니'로 사회적인 문제를 건드린 황동혁 감독이 그리는 판타지 코미디이기도 하다.

 오말순은 심은경(20)과 나문희(73)가 맡았다. 특히, 심은경을 캐스팅한 것은 황 감독의 '신의 한 수'다. '써니' '광해, 왕이 된 남자'에서 안정된 연기력을 보여준 그녀가 이 영화에서 내뿜는 아우라는 놀라움을 넘어 감탄을 자아낸다. 뒷짐 지고 걸어 다니는 70대 할머니의 걸음걸이와 거침없는 사투리 욕설, 호탕한 웃음소리가 전혀 어색하지 않다. 단독주연으로 짧지 않은 러닝타임을 제법 잘 요리했다.

 74세의 감정선도 잘 살렸다. 젊은 시절 오말순의 집에서 종살이를 하며 '말순 아씨'를 향한 오랜 연정을 키워온 '박씨'(박인환)와의 호흡도 척척 맞는다. 심은경은 49세 나이차가 나는 대선배에게도 밀리지 않는 내공을 드러낸다. 반말을 써가며 가벼운 애정신을 주고받는 모습이 맛깔스럽다.

【서울=뉴시스】박영주 기자 = "나보다 자식 잘 키운 사람 있으면 나와보랑께."  참으로 꼬장꼬장하고 고리타분하다. 국립대학교 교수이자 노인전문가 아들이 세상에서 최고로 잘났다. 하나밖에 없는 손자에게는 용돈이 척척 떨어지는 저금통 같은 할머니다. 하지만 심장병까지 앓는 며느리에게는 잔소리가 마르지 않을 정도로 박한 시어머니 행세를 한다. 결국, 며느리가 스트레스로 쓰러지자 '오말순' 할머니는 요양원으로 가야 할 처지에 놓인다.  gogogirl@newsis.com

 노래 실력도 놀랍다. 극중 손자 '반지하'(진영·B1A4)가 리더인 '반지하밴드' 보컬을 완벽히 소화하기 위해 촬영 한 달 전부터 꾸준한 보컬과 안무 트레이닝을 받으며 옛 명곡 '나성에 가면' '하얀 나비' 등 4곡을 모두 직접 불렀다. 청아한 목소리에 어딘가 촌스러운 듯한 춤이 20대 오두리와 70대 오말순 사이를 적절히 오고가게 만든다.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터지는 웃음이 많다. 그렇게 끌고 온 감정으로 후반부 '반현철'(성동일)과 주고받는 감정 신은 눈물을 짓게 만든다. 이 또한 심은경의 공이 크다. 하지만 심은경이 등장하기 전까지의 이야기가 너무 늘어져 124분이라는 상영시간이 버거울 수도 있다. 또 불의의 사고로 갑작스럽게 마무리되는 결말은 아쉽다.

 몇몇 장면을 빼고는 설연휴 가족영화로 사랑받기에 충분하다. 기분 좋은 웃음과 가족에 대한 사랑, 예상하지 못한 '젊음'을 선물받은 기분이다. 15세 이상 관람가. 22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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