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훈, 실존·현실 위한 극사실주의 ‘있음에의 경의’

【서울=뉴시스】서양화가 고영훈
극사실주의라는 의미가 맞는지, 정말 잘 그리고 닮은 게 무엇인지, 또렷하고 흐린 것 가운데 어느 게 진짜인지…. 그래도 자신은 하이퍼리얼리즘의 대표작가라는 타이틀보다 ‘극사실주의’를 원한다. 물론 그에게 극사실화는 여전히 재고해볼 문제다.
“추상과 구상은 분리해서 이야기할 성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꿈의 세계를 사실로 받아들여야 하는가’란 문제도 있다. 허상인가 사실인가, 나는 허상도 사실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하는 편”이라고 밝혔다.
고영훈은 지난 40여년 간 우리나라 극사실주의 회화를 대표해온 작가다. 1974년 제2회 앙데팡당전에 ‘이것이 돌입니다’를 출품해 주목받은 그는 회화로서 구현할 수 있는 극한의 지점까지 밀어붙인 자신만의 극사실주의 세계를 구축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환영의 극한을 구현하고자 한다. 환영이 실재가 되고 실재가 환영이 되는 그림이다. 얼마나 사실적으로 그리느냐는 이제 중요치 않다. “한 사물을 재현하기보다는 그 사물을 모델로 또 다른 사물을 만들어내는데 몰두한다”며 “그게 실존이 되고 현실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고영훈 '사발'(90.5×221㎝, 석고, 캔버스에 아크릴릭, 2013)
고영훈이 오랜만에 신작을 들고 나왔다. 2일부터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있음에의 경의’라는 제목으로 도자기와 책과 꽃 시리즈 등 신작 40여점을 소개한다. 개인전은 2006년 이후 8년 만이다.
“8년이라는 세월, 금방 지나갔다”며 웃었다. “워낙 작업 속도가 느리고 정리해야 할 것도 많았다. 이제는 전시를 위한 전시보다는 발표를 위한 전시를 해야 하지 않나 싶다.”
작품 가운데 도자기 시리즈는 직접 옆에 두고 그린다. “국보 등 정말 좋은데 가져올 수 없는 도자기는 어쩔 수 없이 사진을 보고 그리지만, 대부분 직접 가져와 한 달 이상을 같이 하며 그림을 완성한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고영훈 '6번째 나비'(101×198㎝, 종이에 아크릴릭, 2013)
눈이 나빠진 탓 혹은 덕도 있겠다. 작업실에는 다양한 도수의 안경 8~9개가 비치돼 있다. “잘 안 보이는 것은 그런 조건이기 때문이다. 안 보이면 안 보이는대로 그린다. 사실이라는 것이 중요하다”는 태도다.
동서양의 고서가 깔린 바탕에 꽃과 나비를 올린 작품도 주목된다. 식물도감에 어울리는 고서를 붙이고 그 위에 그림을 그린 작업이다. 꽃은 그의 마당에서 자란 꽃들이 자라는 모습을 보면서 작업한다.
자신과 아들의 모습을 담은 작품도 눈길을 끈다. 시간과 공간이 변해가는 모습을 추적한 작품이다. 전시는 6월4일까지다. 02-720-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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