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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택 '문제적 인간 연산', 12년 만에 재공연…이자람 협업

등록 2015.06.15 18:35:18수정 2016.12.28 15: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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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문제적 인간 연산' 포스터(사진=국립극단)

연극 '문제적 인간 연산' 포스터(사진=국립극단)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이윤택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의 대표작인 연극 '문제적 인간 연산'이 12년 만에 현대적인 감각으로 돌아온다.

 15일 국립극단(예술감독 김윤철)에 따르면 '문제적 인간의 연산'은 7월 1~26일 이 극단의 품으로 돌아온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한다.

 이윤택 예술감독이 작·연출한 작품으로 조선왕조에서 가장 흥미로운 왕으로 통하는 연산군을 새 시각으로 재해석했다.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배우 이혜영이 연산과 녹수로 열연했던 1995년 초연 당시 그 해 대산문학상 희곡상, 동아연극상 작품상·희곡상·여자연기상(이혜영)·무대미술상, 백상예술상 대상·작품상·남자최우수연기상(유인촌), 한국연극평론가협회 창작극 부문 작품상 등 각종 연극상을 휩쓸었다.

 당시 이윤택 연출은 작품의 의미에 대해 "혼탁한 정치현실을 지켜보는 국민들에게 역사의 교훈이 현대 정치사에 던지는 의미를 곱씹어 보게 하는 계기"라 말한 바 있다.  

 2003년 재공연에서는 이상직의 연산, 신구의 성종 연기로 눈길을 끌었다.

 '문제적 인간 연산'은 비명 횡사한 생모를 그리는 연산군의 인간적 면모에 새로운 해석을 가했다. 어미를 잃은 아들에 방점을 찍는다.

 연산은 스스로 왕권을 세운 후 어머니의 제의를 시작하고 녹수는 폐비 윤씨의 혼을 입는다. 폐비의 혼을 받은 녹수는 자신과 연산에게 해를 가하려 했던 인물들을 차례로 살해하며 궁궐에 피바람이 몰아친다.

 작품은 연산군의 고통과 좌절을 집중 조명하면서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자신을 인정하지 않는 신하들, 성왕의 그늘에 가려 아무런 영향력도 발휘하지 못했던 내적 갈등 등 연산의 인간적인 고뇌를 그려낸다.

 이번 공연에는 판소리 브레히트인 '사천가' '억척가'로 유명한 소리꾼 이자람이 연산의 연인 녹수와 어머니 폐비 윤씨를 1인 2역으로 연기한다. 녹수에 대한 연산의 이중적인 감정을 상징하는 장치다. 이자람은 음악감독과 작창도 맡아 1인 다역을 소화한다. 연극계의 거장 이윤택 연출과 첫 작업이다.

 연산은 지난해 '혜경궁 홍씨'에서 광기 어린 사도세자를 열연해 호평을 받은 백석광이 맡았다. 무용수 출신의 배우인 그는 이번 공연에서는 김남진 안무가와 협업을 통해 현대무용을 연상케 하는 격정적인 안무를 선보인다. 연산의 광기와 분노, 임금의 위엄 결핍을 동시에 표현한다.

 이와 함께 1995년 초연과 2003년 공연에 참여했던 오영수, 이문수, 김학철을 비롯한 노장배우들도 함께한다.

 이 작품은 또 산 자와 죽은 자의 생사를 넘나드는 대화의 장을 통해 삶과 죽음을 이야기하는 '진혼극'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특히 작품에 녹아있는 '굿' 형식은 한국적 정서와 공연양식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악사의 연주, 애절한 노래에 이어 연산과 녹수의 사랑이 한바탕 춤이 되는 순간에서는 고대 그리스 비극의 코러스와 전통연희, 문학이 혼재한다.

 '문제적 인간 연산'은 이윤택 연출의 역사극 시리즈의 시발점이다. 이후 '조선선비 조남명' '궁리' '혜경궁 홍씨'로 이어지는 인물 사극을 선보였다. 그는 "'문제적 인간 연산'은 제대로 된 정통 상업극으로 제작한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이태섭 무대디자이너는 폐허가 된 궁중에 대들보를 쓰러뜨리고, 투명 아크릴 바닥을 깔아 인물들의 위태로운 모습을 부각한다. 국립극단의 첫 공식 해외진출작인 '귀족놀이'(2004)에서 한국적인 부드러운 선과 질감을 살린 의상으로 프랑스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았던 송은주 디자이너가 이번 공연의 의상 을 담당한다.러닝타임 160분. 2만~5만원. 국립극단. 1644-2003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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