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왕비와 후궁은 어떻게 살았나

영친왕비 홍원삼, 20세기 초, 중요민속문화재 제265호(사진=국립고궁박물관)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이 오는 7일부터 8월30일까지 국립고궁박물관 2층과 지하1층 기획전시실에서 ‘오백년 역사를 지켜온 조선의 왕비와 후궁’ 특별전을 개최한다.
왕실의 존엄성과 위계를 보여주는 원삼 등 왕실 여성의 복식과 황후와 왕비, 세손빈이 사용했던 인장(印章) 등 왕비와 후궁과 관련된 유물 총 300여 점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왕비를 정점으로 하는 궁중 여성이 어떤 과정을 거쳐 왕비로 책봉되거나 후궁으로 봉작(封爵)된 후 별궁(別宮)에서 예비 신부 교육을 받고 왕과 가례를 올림으로써 영광의 자리에 오르는지 그 과정을 소개한다.
또 왕실 여성으로서 받아야 할 독서를 통한 교육과정, 왕자를 낳아 대통을 잇는 출산, 왕비가 주관해 친히 뽕을 따서 누에를 치는 의식인 친잠례(親蠶禮)등 왕비의 역할과 권한을 살펴본다. 왕비와 후궁의 죽음을 추모하는 상장례(喪葬禮)와 사당에 대해서도 안내한다.

친잠의궤, 조선 1767년,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사진=국립고궁박물관)
‘칠궁(七宮)’도 후궁이었던 생모를 각별히 챙긴 왕의 마음이 엿보인다. 칠궁은 왕을 낳은 후궁들의 사당으로 인빈 김씨(원종 생모), 희빈 장씨(경종 생모), 숙빈 최씨(영조 생모), 정빈 이씨(진종 생모), 영빈 이씨(장조 생모), 수빈 박씨(순조 생모), 순헌황귀비 엄씨(영친왕 생모)의 신주가 모셔져 있다.
조선시대 후궁은 종묘에 부묘될 수 없었고 공식적인 그 어떤 공간에서도 신주가 봉안될 수 없었다. 그러다 영조 때 조성한 육상궁(毓祥宮, 숙빈 최씨의 사당)을 첫 사례로 국왕의 생모를 모신 사당들이 점차 생겨났다. 칠궁은 1908년 저경· 대빈· 연호· 선희· 경우궁이 육상궁에 합사되고 1929년에 덕안궁까지 합사되면서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이번 전시에서는 칠궁에 대한 3차원 입체영상(3D)과 칠궁 내에 자리한 육상궁의 감실(龕室)을 재현해 평소 일반인들의 접근이 어려웠던 칠궁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다. 감실이란 신주나 불상 등을 모셔둔 곳을 일컫는다.

오백나한도(五百羅漢圖), 조선, 1562년, LA County Museum of Art(사진=국립고궁박물관
지하 1층으로 내려가면 왕실 여성들이 평상시 입었던 의복과 화장품, 장신구 등 다양한 유물을 볼 수 있다. 또 그들의 문예활동, 불교를 통한 신앙생활 그리고 왕실 여성의 사유재산과 경제생활을 엿볼 수 있다.
이중 미국 LA카운티미술관이 소장한 신정왕후(헌종의 어머니) 탄신 60주년 기념잔치를 그린 ‘무진진찬도병(戊辰進饌圖屛)>(1868년), 문정왕후(명종의 어머니)가 발원(發願)한 '오백나한도(五百羅漢圖)'(1562년)가 특별 공개된다.
명성왕후가 직접 쓴 한글편지와 파란만장한 삶을 살다간 인목왕후가 쓴 한시 등도 눈길을 끈다.

혜경궁 홍씨가 짓고 쓴 한시(惠慶宮 洪氏 御製 御筆 漢詩), 조선, 개인소장(사진=국립고궁박물관)
사도세자의 부인이자 정조의 생모였던 헤경궁 홍씨가 직접 쓴 '한중록'(1735-1815)과 숙종의 계비 인현왕후 민씨(1667-1701)의 폐비사건을 다룬 작자미상의 '인현왕후전'등 궁중 문학작품도 흥미롭다.
한편 전시 기간 중에는 조선의 왕비와 후궁에 대한 관람객의 이해를 돕기 위한 특별 강연회가 오는 23일과 8월 13일 두 차례에 걸쳐 국립고궁박물관 별관 강당에서 개최된다. 강연에 관심 있는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으며 문의는 국립고궁박물관 전시홍보과(02-3701-7633, 7634)로 하면 된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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