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암울현실, 그래도 연애는 청춘특권…영화 '극적인하룻밤'

어떤 이유로 '극적인 하룻밤'(감독 하기호)을 선택하든 아마도 씁쓸한 웃음을 지을 것이다. 단순한 연애 이야기가 아니라 우울한 청년층의 자화상을 담았기 때문이다.
물론 영화 제목처럼 두 남녀는 '원나잇'을 한다. 정훈(윤계상)과 시후(한예리)는 각각의 옛 애인 준석(박병은), 주연(박효주)의 결혼식장에 갔다가 뜻하지 않게 하룻밤을 보낸다. 서로의 애인에게 차였던 두 사람은 술잔을 기울이며 우울한 마음을 함께 나누다 그만 실수를 저지르게 된다.
여기서 끝난다면 영화가 아니다. 전 남자친구를 잊지 못한 시후는 자살 소동을 벌이고, 정훈에게 당돌한 제안까지 한다. "몸친, 딱 거기까지만. 열 개 다 채우고 빠이빠이, 어때?"라며 커피 쿠폰 10개 채울 때까지, 딱 아홉 번만 더 자자고 제안한다.

특히 영화 종반부에 들어서는 현실적이다 못해 비극적이다. 어느 한 인물도 굴레를 비켜가지 못한다. 임용고시에 실패한 기간제 체육교사 정훈과 푸드 스타일리스트 보조인 시후가 냉혹한 현실을 마주하고 비참한 일들을 겪는다.
주인공을 제외한 나머지 캐릭터들도 절절한 사연이 있다. 각 인물을 떼어내서도 영화 한 편을 만들 수 있을 정도다. 그만큼 이 영화는 연극과는 제법 큰 차이가 있다. 연극이 다소 자극적인 소재를 유쾌하고 거침없는 대사로 풀어냈다면, 영화는 '삼포(연애, 결혼, 출산 포기) 세대'로 불리는 청년층의 고뇌를 담아 애잔함을 더한다.

'돈 없으면 연애도 할 수 없다'는 자조섞인 탄식이 나오는 시대에 이 영화가 주는 메시지는 묵직하다. 사회 전반적으로 암울한 전망이 잇따르고 있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것은 현재이기에 현재에 충실하면 된다. 영화는 과거와 미래를 걱정하는 시간에 현재를 어떻게 하면 잘 보낼 수 있는지 생각하는 게 훨씬 낫다는 것을 강조한다.
또 이 시대의 청춘들에게 과연 자기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있는지 자문해 볼 것을 권한다. 청춘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은 사랑이다. 청춘은 실패해도 용서받을 특권이 있다. 107분, 청소년관람불가, 3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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