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이 세상과 저를 다시 연결했어요"…장애의 벽 허무는 카카오게임즈
카카오게임즈 '함께하는 플레이버디 우수사례 발표회'
씨케이 "8년의 은둔, 게임이 세상 밖으로 이끌어"
주디 "우울감 10점에서 0점으로…삶을 움직인 기술"
샐리 어머니 "중증 장애인도 'e스포츠 선수' 꿈꿉니다"

[서울=뉴시스]오동현 기자 = "추락 사고 후 8년 동안 은둔했습니다. 하지만 게임 보조기기를 만나고 11년 만에 인생의 신호등이 빨간불에서 초록불로 바뀌었습니다."
지난 8일 장애인 게임 보조기기 지원을 받은 게이머 '씨케이(iick)'의 사연이 '함께하는 플레이버디 우수사례 발표회' 참석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줬다.
카카오게임즈가 주최한 이 행사는 장애인 게임 접근성 향상을 위한 보조기기 지원사업의 성과를 공유하는 자리였지만, 이날의 진짜 주인공은 기술을 통해 다시 세상과 연결된 참가자들의 인생 이야기였다.

"8년의 은둔, 게임이 세상 밖으로 이끌어"
그는 "모든 것이 날아갔다. 배우의 꿈이 사라지고 인생이 멈췄다는 좌절감에 8년이라는 긴 시간을 방 안에서만 보냈다"고 회상했다.
그를 다시 세상으로 끌어낸 건 가족이었다. 형이 선물한 노트북으로 조금씩 사회와 소통하기 시작했지만, 그토록 좋아하던 리듬게임은 손가락 기능 제한으로 할 수 없었다.
전환점은 2023년 찾아왔다. 카카오게임즈의 장애인 게임 보조기기 지원 사업에 선정된 것이다. 이동식 테이블과 거치대, 게이밍 키보드, 엑스박스 컨트롤러 등 최대 230만원 상당의 보조기기를 지원받았다.
씨케이는 "보조공학 전문가들의 세심한 도움과 보조기기를 통해 좋아하던 리듬게임을 11년 만에 다시 만났다. 연주하듯 키를 누르는 그 순간 울컥했다"며 "게임은 단순한 오락이 아니라 나도 무언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 매개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후 장애인 게임 대회 참가, 게임 유튜버 방송 시작,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상담심리학과 진학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그건 이미 변화가 시작됐다는 뜻"이라며 "보조기기 지원사업이 저의 '할 수 없다'를 '할 수 있다'로 바꿔줬다"고 전했다.

"우울감 10점에서 0점으로…삶을 움직인 기술"
그는 "그래픽 작업은 물론 제가 사랑하던 게임도 완전히 불가능해졌다. 하루하루가 감옥에 갇힌 것 같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하지만 지원사업을 통해 왼손 전용 마우스와 최적화된 컨트롤러를 지원받으면서 그의 일상은 180도 달라졌다.
주디는 오전 재활 운동, 오후 게임 플레이라는 건강한 루틴을 만들었고, 게임 속 친구들과 교류하며 고립감에서 벗어났다. 그는 "보조기기 덕분에 오전에는 재활, 오후에는 게임을 하는 건강한 루틴이 생겼다"며 "10점 만점에 9점에 달하던 우울감이 지금은 거의 0점에 가깝다"고 밝게 웃었다.
그는 현재 강아지 이모티콘 작가로서 재기를 꿈꾸고 있다. 주디 씨는 "게임 보조기기는 단순히 손을 움직이게 한 기술이 아니라, 멈춰 있던 내 삶을 다시 움직이게 한 기술"이라며 감사를 표했다.

"중증 장애인도 'e스포츠 선수' 꿈꿉니다"
어머니는 "처음 테스트용 버튼을 누르고 게임이 작동하자 아이가 환하게 웃던 모습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샐리는 현재 정식 e스포츠 선수로 등록돼 활동 중이다. 2024년 '하나은행배 장애인 이스포츠 대회'에 출전한 켈리가 비록 예선에서 탈락했지만 어머니는 "우리 딸이 다시 세상과 만나고 있구나 싶었다"고 기뻐했다.
어머니는 "아직 배워가는 단계지만 게이머라는 목표가 생겼다는 것만으로도 우리 가족에게는 큰 변화"라며 "중증 장애인에게 직업의 선택지는 매우 제한적이지만, 게임을 통해 미래를 상상해 볼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카카오게임즈 "누구에게나 즐거움은 평등해야"
한상우 카카오게임즈 대표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즐기는 게임이 누군가에게는 쉽게 접근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의식에서 출발했다"며 "게임이 가진 즐거움은 장애 여부와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열려 있어야 한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게임을 비롯한 콘텐츠 전반에서 접근성 향상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약속했다.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함께하는 플레이버디'는 장애인 게임 접근성 개선을 위해 기술, 정책, 현장이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구조를 만든 사업"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전문 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장애인의 게임 경험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활동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