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신진아 기자 = ‘배우들과 함께 펑펑 울거나, 펑펑 우는 그들을 그저 덤덤히 보거나’ 둘 중 하나다.
16일 개봉한 영화 ‘히말라야’는 2005년 등반 중 생을 마감한 동료의 시신을 찾기 위해 히말라야로 떠난 엄홍길 대장과 그가 이끄는 휴먼원정대의 실화를 스크린으로 옮긴 것이다.
황정민이 엄홍길 대장을 연기했고, 정우가 설산에 묻힌 산사람 박무택 대원을 연기했다. 1000만명이 본 영화 ‘국제시장’(2014)의 윤제균 감독이 제작하고 800만 명을 모은 ‘해적: 바다로 간 산적’(2014)의 이석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제작 초기부터 올 12월 기대작으로 손꼽혔다.
기대작치고는 만듦새가 평이하다. JK필름이 제작한 대다수 영화처럼 쉽고 친근하다. 웃음을 주는 방식이나 인간다움을 표현하는 방식도 너무 익숙해 딱히 새로울 게 없다. 모든 게 그렇게 무난하게 흘러간다. 배우들이나 스태프들이 눈 속에서 얼마나 힘들게 촬영했을지, 그 사투의 흔적은 느껴지나 그게 벅찬 감동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희한하리만큼 웃음도 감동도 크지 않다.
애초 영화가 내세운 ‘기록도, 명예도, 보상도 없는’ 그 뜨거운 여정은 극 후반에서야 시작된다. ‘해운대’와 비슷한 플롯이다. 쓰나미가 몰려오기 직전까지 사람들 사는 모습을 보여주다가 남은 30분 동안 재난을 보여줬듯, 이 영화도 그렇다.
엄홍길 대장과 후배 산악인 박무택은 2000년 칸첸중가와 K2, 2001년 시샤팡마, 2002년 에베레스트까지 히말라야 4좌를 등반하며 생사고락을 함께한 동료이자 선후배였다. 영화는 두 사람이 대장과 원정대의 막내로 처음 만나서 함께 울고 웃으며 등반하고 이후 엄대장이 건강상 이유로 은퇴하고 박무택이 어느덧 원정대를 이끄는 대장으로 성장하게 되는 과정을 시간 순으로 쭉 보여준다.
그러다가 박무택이 에베레스트 등정 후 하산하다 조난 당해 숨지고, 엄 대장이 그의 시신을 거두기 위해 해발 8750m 에베레스트 데스존으로 산악 역사상 시도된 적 없는 등반에 나서게 된다. 동료를 위해 원정에 나선다는 이야기는 실화 자체로 감동적이다. 이 영화가 만들어진 이유일 것이다.
실제로 후반부 그 등반에서는 마음이 다소 뭉클해진다. 특히 박무택 아내 역의 정유미가 “남편이 산을 내려오고 싶지 않은 것 같다”고 말하는 장면에서는 덤덤했던 마음도 뜨거워진다. 하지만 그 감동의 순간은 그리 길지 않다. 배우들의 연기도 영화처럼 무난하다. 특별출연한 정유미가 가장 눈에 띈다. 125분, 12세 관람가